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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론

사순 제4주일 -호세아서의 돌아가자와 알자

작성자본당신부|작성시간24.03.09|조회수29 목록 댓글 3

더 밝게 더 기쁘게

 

벌써 사순시기 중반에 접어들었습니다. 오늘 장미주일을 맞이해서 우리들 인생여정이 장밋빛처럼 꽃길이 아니라 십자가의 길, 가시밭길일 수 있지만 그래도 우리들의 신앙으로 내어다 보는 하느님 나라는 적어도 희망의 장밋빛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1독서 호세아 예언서의 첫구절은 이렇습니다. “, 주님께 돌아가자.” 히브리어 슈브(וב󰚊)라는 동사는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갈 것임을 나타낼 때 쓰여지는 동사로 되어 있습니다. 호세아서에서 간음을 행한 여인으로 비유되는 이스라엘이 본 남편인 하느님께 돌아가야함을 지적하는 데에 사용되었고(2,7), 이스라엘이 오랫동안 하느님을 떠난 상태로 살아가다가 다시 그분에게로 돌아갈 것을 나타내는 데 사용되었던 단어입니다(3,5).

 

마치 호세아의 부인 고메르는 남편 호세아를 떠나 다른 남자에게 갔던 것처럼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을 떠나 바알이란 신을 비롯한 여러 우상들을 오랫동안 섬겼습니다. 이에 호세아는 자기 삶으로 예언을 합니다.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너는 다시 가서, 다른 남자를 사랑하여 간음을 저지르는 여자를 사랑해 주어라. 주님이 이스라엘 자손들을 사랑하는 것처럼 해 주어라.” 죄를 반복하는 우리들에게 하느님께서는 예언자의 입을 빌려, 삶을 비추어 우리에게 촉구하고 계십니다. 회개하라고...

 

그리고 호세아 예언자는 특이한 말을 합니다. “그러니 주님을 알자. 주님을 알도록 힘쓰자.” 호세아서에서 두가지 특별한 단어가 다 쓰여지고 있습니다. “하느님께 돌아가자하느님을 알자라는 겁니다. 이것이 호세아서 전체의 핵심 주제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을 안다는 것이 의미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알다라는 히브리어 야다(ידע)”라는 단어는 어떤 사물이나 사실을 피상적으로 알거나 상대방의 외적인 신상을 파악하는 정도의 지식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냥 대충 아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과의 직접적인 관계를 통해 그 사람의 본질을 속속들이 다 아는 것을 뜻합니다.

 

마치 부부가 결혼 관계 속에서 서로를 전인격적으로 온전히 알 뿐만 아니라 누구도 낄 수 없을 정도의 긴밀한 일치를 이룸을 뜻할 때 사용됩니다(창세 4,1; 17; 19,8). 또는 생사를 오고가는 전쟁터에서 전투를 벌인 사람이 전쟁이 얼마나 처절한 것인지 생생하게 깨달아 아는 것처럼(판관 3,1), 겪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것을 말할 때 쓰이는 동사입니다. 그러니 이 단어가 관계에서 쓰여지면, 사랑하지 않고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그런 관계성을 드러내기 때문에 안다는 말은 사랑한다는 말처럼 쓰일 수도 있습니다.

 

시편 139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하느님, 당신께서는 나를 환히 아십니다.내가 앉아도 아시고 서 있어도 아십니다. 멀리 있어도 당신은 내 생각을 꿰뚫어 보시고, 걸어갈 때나 누웠을 때나 환히 아시고, 내 모든 행실을 당신은 매양 아십니다. 입을 벌리기도 전에 무슨 소리 할지, 하느님께서는 다 아십니다.”

 

하느님은 이처럼 우리를 다 아시는데 나는 하느님을 얼마나 알까요? 하느님을 창조주, 신판자, 구원자, 역사의 하느님, 성경의 하느님 정도로 하느님을 아는 것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정도에 그친다면 진정으로 그분을 아는 것이 아닙니다. 안다고 하면서 따르지 않는다면, 안다고 하면서 그분의 마음을 모르는 것처럼 아프게만 한다면, 그분을 진정으로 모르는 것이나 다를 바 없습니다.

 

예언자의 절실한 호소가 이 사순시기에 우리들 마음 깊숙이 새겨지길 빕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알고자 하는 마음, 주님께 향하고자 하는 정신, 주님의 말씀을 따르고자 하는 열정이 우리들 마음에서 부풀어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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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김상민미카엘 | 작성시간 24.03.10 하느님은 이처럼 우리를 다 아시는데 나는 하느님을 얼마나 알까요?... 아멘...
  • 작성자신혜원 글라라 | 작성시간 24.03.11 "내가 모르는 나" 까지도
    아시고 사랑해주시는
    내아버지~~사랑합니다♡♡
  • 작성자본당신부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3.11 이야...
    내가 모르는 나까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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