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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글 나눔

7월 아가페 기도의 밤 -소망

작성자본당신부|작성시간22.07.09|조회수56 목록 댓글 1

주송자의 기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저희의 참 소망이신 주님,

오늘 저희가 소망이라는 주제로 함께 기도하고자 합니다.

때론 기도도 하지 않으면서, 청하지도 않으면서,

들어주시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들을 보곤 합니다.

또 추상적이고 두리뭉실 얼렁뚱땅 기도하기 때문에

무엇을 기도했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오늘 저희는 당신께서 들려주시는 말씀을 통해,

구체적으로 청하고 바라고 찾아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함께 깨닫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소망이라는 덕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저희의 바람을 들어주시고 살펴주시는 주님께,

저희도 주님께서 바라시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주님께서 나에게 소망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찾게 해 주소서.

나의 소망과 주님의 소망이 만나는 자리가

오늘 이 자리가 되게 해 주소서.

오늘 이 시간, 진심으로 당신을 찾고,

날 찾으시는 주님과 만나는 은총과 기쁨의 자리가 되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복음 : 루카 18, 35-43 

예수님께서 예리코에 가까이 이르셨을 때의 일이다.

어떤 눈먼 이가 길가에 앉아 구걸하고 있다가,

군중이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사람들이 그에게

나자렛 사람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 하고 알려 주자,

그가 예수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부르짖었다.

앞서 가던 이들이 그에게 잠자코 있으라고 꾸짖었지만,

그는 더욱 큰 소리로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예수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데려오라고 분부하셨다.

그가 가까이 다가오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물으셨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그가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였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다시 보아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고 이르시니,

그가 즉시 다시 보게 되었다.

그는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을 따랐다.

군중도 모두 그것을 보고 하느님께 찬미를 드렸다.

 

 

 

묵상

 

우리가 반복해서 듣고 본 복음 말씀은

예리코의 소경이 치유된 이야기입니다.

예리코의 소경은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는 소리를 듣자

온몸으로 그분께 나아갑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눈을 뜰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지나가시는 예수님을 놓치면 나는 영영 끝이다 라는

이런 절박한 믿음이 간절한 소망을 낳습니다.

예리코의 소경은 애절하게 주님을 찾습니다.

 

모든 소경이 그렇듯이

예리코의 소경은 눈이 안 보이게 되었지만

귀는 예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눈이 안보이게 되고 빌어먹게 되는 자신의 처지 때문에

어려운 이들을 찾고 도와주시는 예수님의 이야기가 더 잘 들려옵니다.

나병도 낫게 하시고 죽은 사람도 살리시고

반신불수도 일으키시는 예수님 이야기를 듣게 되었지만

소경이 되어 예리코를 떠날 수 없게 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여느 때처럼 길가에 앉아 구걸하는 중에

군중이 지나가는 소리가 심상치 않게 들립니다.

웅성거리는 소리에 평소같지 않음을 느낀 소경은

지나가는 이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어봅니다.

사람들은 나자렛 사람 예수님께서 지나가신다고 알려주었지만

예리코의 소경은 나자렛 사람 예수님을 찾지 않고

다윗의 자손 예수님을 찾습니다.

인간 예수님을 찾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야말로 이스라엘이 기다려온 메시아,

아니, 내가 기다려온 구세주로 예수님을 목놓아 부릅니다.

예수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도 소리치니까 곁에 있던 이들이 그를 꾸짖습니다.

하지만 소경은 체면 차릴 처지가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을 놓치면 끝장이라는 생각에 더 큰 소리로 예수님을 찾습니다.

 

예수님은 무조건 치유하지 않으십니다.

어떤 조건이 있는 듯 합니다.

다른 이들의 치유를 보면 믿음을 요구하시거나 필요로 하시는 것처럼

믿음이란 것이 크게 작용하는 듯 합니다.

야이로 회당장의 딸을 치유하실 때에도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하고 말씀하시고

혈루증을 앓는 여인이

예수님의 옷자락 술을 잡아 치유받게 되었을 때에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백인대장의 종을 치유하실 때에도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시면 종을 나을 것입니다.”라는 말에

믿음을 칭찬하시며 치유하십니다.

그밖에도 많은 치유에 믿음이 큰 작용을 합니다.

하지만 오늘 들은 예리코의 소경에게는 믿음을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소망을 요구하십니다.

 

예수님 측면에서 믿음은 확인되었습니다.

눈이 안보이니 고래고래 소리치며 당신을 찾는 소경을 보면서

그리고 인성을 강조하는 나자렛 예수를 찾는 것이 아니라

신성을 강조하는 다윗의 자손이라는 호칭으로

당신을 메시아, 구원자로 고백하는 믿음은 볼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더 접근하십니다.

그리고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하시며 소망을 묻습니다.

우리가 믿는 주님은

알아서 다 해 주시는 분이 아닙니다.

바라지도 않는데 해 주시는 분이 아닙니다.

물론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말하기도 전에 다 아시지만

청하지도 않는데 주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우리는 주님께 소망하는 바를 제대로 청해야 합니다.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는 대체적으로 그렇게 하지 못합니다.

때로는 내가 무엇을 바라는 것인지도 모르고 기도를 합니다.

애매하고... 모호하고... 막연하고.... 추상적이게...

그렇게 기도하곤 합니다.

나의 소망이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한데 반하여

예수님의 소망은 분명합니다.

내가 소망하는 것을 바라십니다...

구체적이고, 분명하고, 선명하고, 또렷하게

내가 원하는 것을 말해주길 바라십니다.

 

2000년전 예리코의 소경에게

예수님께서는 소망으로 다가가십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소경은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자신의 청을 소망합니다.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어떤 병이나 사고로 못보게 되었는지 모르지만

이 소경은 예전에 보았던 사람이기에 다시 보게 해달라

구체적으로 청합니다.

그리고 빛을 담아 보게 되고

빛을 주신 하느님을 찬양하고

참 빛이신 예수님을 따라갑니다.

오늘 우리도 이 말씀을 듣습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더 이상 애매한 마음으로, 뭉뚱그려 대충 기도하지 않고

알아서 해 주시려니 생각하지 말고...

나의 기도를

구체적으로, 분명하게, 선명하게, 해보도록 합시다.

여러분들 앞에 쪽지가 놓여져 있습니다.

내가 지금 주님께 바라는 소망을

제대로 기도하려고 노력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각자 나름대로의 소망을 써서

참 소망으로 다가오시는 주님께 청하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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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달빛여행 | 작성시간 22.07.11 추상적.두리뭉실.얼렁뚱땅....
    다시 두손을 모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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