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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글 나눔

9월 기도모임 -순교 (유진길 아우구스티노와 유대철 베드로)

작성자본당신부|작성시간22.10.03|조회수45 목록 댓글 1

주송자의 기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한국 순교자들의 임금이신 주님!

이 시간, 우리는 함께 모여 한국 순교자들의 후손임을 되새기며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오직 하느님만 바랐고 그분 안에서 영원히 살리라는 희망을 가슴에 품었기에, 날마다 되풀이되는 가난과 죽음의 위협을 기꺼이 받아들였던 순교 성인들을 떠올려 봅니다.

더불어 우리 본당의 주보성인이신 유대철 베드로 성인의 행적을 되새기려고 합니다. 13세의 어린 나이에 그토록 굳건하고 의젓한 말과 행동으로 포졸들을 감동시켰고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하신 순교의 정신을 본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사는 지금은 그 옛날처럼 예수님을 믿고 따른다 해서 당장 죽음을 맞는 그런 위험한 시대는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를 위협하는 것은 십자가 없는 신앙, 십자가 없는 부활을 믿고 기대하는 안일한 믿음일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희생 없이 영광만 누리겠다는 거짓 신앙입니다.

‘푸른 순교’라는 말이 있습니다. 매일 부대끼며 만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해내야 하는 일들 안에서, 정신과 육신의 고통 안에서, 가족 관계 안에서, 자신과의 만남 안에서, 나 자신의 양심 안에서... ‘믿음’이라는 중심에서 올바름을 선택할 때 따라오는 고통은 곧 처절하게 피를 흘리는 고통스러운 ‘푸른 순교’가 아닐까요?

 

우리 본당의 주보성인이신 유대철 베드로 성인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포졸들에게 “저는 천주님을 믿는 사람입니다. 저를 체포하세요.”라고 믿음의 증언으로 순교를 결심합니다. 우리는 이러한 순교 성인의 믿음을 본받아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의 순교성인들게 매일의 삶 안에서 ‘푸른 순교’를 실천할 수 있도록 전구를 청합시다.

 

복음 : 루카 923~26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 자신을 잃거나 해치게 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사람의 아들도 자기의 영광과 아버지와 거룩한 천사들의 영광에 싸여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영상 묵상 : 유진길 아우구스티노

우리 성당의 주보성인인 유대철 베드로는 유진길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아들입니다. 유진길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중인 계급의 부잣집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총명했지만 세상의 영광과 쾌락은 멀리하고 오로지 진리를 탐구하는 데에만 전념하였습니다

10년 이상 불교와 도교를 공부하였지만 진리를 찾지 못하였고, 많은 학자들이 천주교를 믿는다 하여 죽임을 당하지만 즐거운 낯으로 죽는다는 말을 듣고는 천주교야말로 참된 종교라고 여겨 천주교에 관한 책을 구하려고 갖은 애를 다 썼지만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자기 집 장롱에 바른 헌 종이에 영혼, 각혼, 생혼이란 글자가 적혀 있는 것을 보고 크게 놀라 그것을 떼어 앞뒤를 맞추어 보니 그것이 곧 천주실의”(天主實意)라는 책임을 알게 됩니다. 

천주실의는 중국에 처음으로 천주교를 전파한 이태리의 예수회 선교사 마태오리치가 유교적 교양을 바탕으로 천주교의 입장을 이해하도록 서양학자와 중국학자가 토론하는 형식으로 쓴 책입니다.

하느님의 이끄심은 참으로 신비합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암브로시오 성인을 만나서 천주교를 받아들였듯이 유진길 아우구스티노 성인도 홍 암브로시오를 만나서 천주교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계명을 지키며 믿음을 키워나가는 중에 정하상 바오로를 만나게 되어 1824년에 정하상 바오로와 함께 사신단의 일원으로 북경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구베아 주교님으로부터 아우구스티누스라는 본명으로 세례를 받습니다.

 

이듬해인 1825년에 정하상과 함께 교황님께 청원서를 올려 조선교회의 딱한 사정을 알리고 하루 빨리 신부님을 보내달라고 요청합니다. 이 편지가 교황청으로 보내져서 나중에 그레고리오 16세 교황님이 되시는 카펠라리 추기경님께 전달됩니다. 이 편지 덕분에 183199일자로 조선 대목구가 설정되고, 이어서 중국인 유방제 신부님, 모방 신부님, 샤스땅 신부님, 앵베르 주교님 등 선교사들이 입국하게 된 것입니다.

기해박해가 일어나자 유진길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바로 교회의 주요인물로 체포되었고, 이 소식을 들은 형제와 친지들이 찾아와 배교를 강요했지만 성인은

나 때문에 당신들이 고초를 당할 것을 생각하니 대단히 마음이 괴롭지만, 천주를 안 뒤에 그분을 배반할 수 없으며 육신의 사정보다도 내 영혼의 구원을 생각해야 됩니다. 그러니 당신들도 나를 본받아 교우가 되십시오.”라고 말하였습니다

모방 신부님과 샤스탕 신부님의 은신처를 대라고 주리형과 줄톱질형으로 고문을 받았지만 성인은 그런 박해에 이렇게 답했다고 합니다. “서양 선생들이 우리나라에 오신 것은 오직 천주의 영광을 현양하고

사람들에게 십계명을 지키게 해서 영혼을 구제해 주는 데 있습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이 도리를 전하여 죽은 후에 지옥의 영원한 괴로움을 면하고 천당에 올라가 끝없는 진복을 누리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러한 훌륭한 교를 전하려고 생각하면서 어찌 스스로 나쁜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들이 만약 명예와 돈과 쾌락을 구하려면 무엇 때문에 훌륭하고 돈 많은 고국을 버리고 죽음을 무릅쓰면서 9만 리 먼 곳에 있는 이 나라에 왔겠습니까? 그들을 맞아들인 자는 바로 저입니다.”

결국 사형선고를 받고 정하상 바오로와 함께 서소문 밖에서 참수형을 받고 치명하니 1839922, 그의 나이는 49세였습니다.

 

영상묵상2 : 유대철 베드로

유대철 베드로 성인은 어려서부터 천주교에 입교하여 아버지 유진길 아우구스티노의 모범을 본받아 남동생과 함께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천주교를 적대시한 어머니와 누이의 반대 때문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유대철의 어머니는 어째서 너는 나의 말에 순종하지 않고 하지 말라는 일을 고집하느냐?”하며 완강히 만류했지만 유대철 성인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순종하겠으나, 하늘의 임금 만물의 주님 법을 따르는 것이 옳지 않겠습니까?”라고 대답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극한 효성을 다하면서 어머니의 눈이 어두움을 가슴 아파하며 항상 어머니와 누나의 회개를 위해 기도하였습니다.

1839년 기해박해 때에 아버지 유진길 아우구스티노가 체포되고 가혹한 형벌을 받으면서도 주교와 사제들의 은신처를 끝내 발설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감동하여 유대철 베드로도 관헌들에게 자수하기에 이르릅니다. 

포도청에서는 유대철을 배교시키기 위하여 13세의 어린 나이로는 견디기 힘든 가혹한 형벌과 고문을 가했습니다. 하루는 어떤 포졸이 담뱃대로 유대철의 허벅지살을 뜯어내며, “이래도 천주교를 믿겠느냐?”고 소리치자, 이에 그는 믿고 말고요. 그렇게 한다고 제가 하느님을 버릴 줄 아세요라고 대답합니다

화가 난 포졸이 다시 시뻘건 숯덩이를 그의 입에 넣으려 하니, 유대철 베드로는 하고 입을 크게 벌려서 포졸들이 기가 질려 물러나고 맙니다

옥에 갇혀 있던 교우들이 네가 당한 고통은 다른 형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했을 때, 그는 놀라지 않고 , 잘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쌀 한 알을 한 말에 비기는 것과 같은 것이지요라고 말하며 자신이 받은 고초를 쌀 한 톨에 비유하여 아주 작은 고난에 불과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유대철은 모진 고문으로 상처투성이가 된 몸에서 너덜거리는 살점을 떼어 재판관 앞으로 던지기를 여러 번 하여 관원들에게 치를 떨게 하였습니다.

유대철은 총 14차례의 신문과 고문을 당하였고, 태형 600, 치도곤 45대를 맞아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었지만 고통 속에서도 항상 마음의 평온을 잃지 않고 만족스럽고 기쁜 얼굴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포도청에서 유대철은 나약한 신자들을 격려하고 배교자에게 지은 죄를 뉘우치고 회개하라고 권면하였습니다. 어느 날 그는 배교한 어떤 회장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회장이고 신자들 가운데 지도자가 되신 분으로서 저와 같은 어린 사람에게 갖가지 고통을 굳세게 참아 내라고 권면해야 하실 텐데, 주객이 전도되었으니 이것이 웬일입니까? 제발 정신을 차리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위해서 목숨을 바치십시오

유대철은 끝내 18391031, 형리가 옥 안에서 목에 노끈을 잡아매어 교수형으로 순교하였고 아버지 유진길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곁으로 갔습니다. 당시 그의 나이는 겨우 13살이었습니다.

유대철 베드로 성인은 신앙의 크기가 나이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습니다. 숯불로도 막지 못한 유대철 성인의 신앙을 되새기며 우리의 신앙도 키워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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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김상민미카엘 | 작성시간 22.10.05 푸른순교...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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