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속처럼 비워라
대나무는 속이 비어
시원할까
꽉꽉 찬 속이
소화제가 필요하단다
너무 먹으면
탈이 나듯
인간 탈이 자꾸만 난다
대나무 속 빈 모양새처럼
비워 버려야
시원할텐데
대나무 속처럼 비워라
산과 들에서 곧게 자라는 대나무를 바라보면 신기한 점이 있다. 그렇게 높이 자라고도 속은 텅 비어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대나무가 바람에 잘 흔들리면서도 꺾이지 않는 이유는 그 비어 있음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채우려 한다. 돈도 채우고, 지식도 채우고, 욕심도 채우고, 걱정과 근심까지 가슴속에 차곡차곡 쌓아 둔다. 그러나 채우기만 한 삶은 어느 순간 무거워진다. 너무 많이 먹으면 탈이 나듯이, 마음도 지나치게 많은 생각과 욕심으로 가득 차면 병이 난다. 작은 일에도 화가 나고, 남과 비교하며 괴로워하고, 이미 가진 행복마저 보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이 채우는 일이 아니라 비우는 일이다. 마음속 미움 하나를 비우고, 지나간 후회 하나를 비우고, 이루지 못한 욕심 하나를 내려놓을 때 비로소 숨통이 트인다. 비움은 잃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담을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대나무는 속이 비어 있기에 시원해 보인다. 바람도 자유롭게 지나가고, 햇살도 스며든다. 사람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꽉 막힌 마음에는 여유가 들어설 자리가 없지만, 비워진 마음에는 평화와 행복이 찾아온다.
가끔은 대나무를 바라보며 생각해 본다. 내가 꼭 붙잡고 있는 것들 중에서 내려놓아도 될 것은 없는지. 마음속 짐을 조금씩 비워낼 수 있다면, 우리 삶도 대나무 속처럼 시원하고 가벼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