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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같은 길을 가네 : 숨쉬는행복 김선희 오늘의 시

작성자stella|작성시간26.06.13|조회수14 목록 댓글 0

같은 길을 가네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길

같은 길을 가네

내가 달리면

달려 가고

내가 멈추면

그도 멈추네

도둑이 사는 곳보다

가까운

쫓는자와 쫓기는 자

세상은 이렇게

혼자 갈 순 없나브다

시 속의 ‘쫓는 자와 쫓기는 자’는 단순히 경찰과 도둑의 관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삶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늘 무언가를 쫓는다. 성공을 쫓고, 행복을 쫓고, 꿈을 쫓는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동시에 시간에 쫓기고, 현실에 쫓기고, 책임에 쫓긴다. 결국 쫓는 자와 쫓기는 자는 서로 다른 존재가 아니라 한 사람 안에 함께 살아가는 두 모습일지도 모른다.

시인은 "내가 달리면 달려 가고, 내가 멈추면 그도 멈추네"라고 말한다. 이는 쫓고 쫓기는 관계가 서로를 통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세상에는 경쟁도, 갈등도, 목표도 혼자서는 만들어질 수 없다. 상대가 있기에 나의 움직임이 생기고, 나의 존재 또한 의미를 갖게 된다.

특히 "도둑이 사는 곳보다 가까운 쫓는 자와 쫓기는 자"라는 구절은 인상적이다. 우리는 흔히 적과 아군, 선과 악을 멀리 떨어진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사람의 마음속에도 욕망과 양심, 이기심과 배려가 늘 함께 존재한다. 그래서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거리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 안에 있다.

마지막 구절인 "세상은 이렇게 혼자 갈 순 없나브다"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인간은 홀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도, 경쟁자도, 때로는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조차도 내 삶의 한 부분이 된다. 함께 걷기에 길이 만들어지고, 서로를 바라보기에 삶은 이야기가 된다.

결국 이 시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쫓고 있는가. 그리고 무엇에 쫓기고 있는가. 어쩌면 그 둘은 전혀 다른 존재가 아니라 같은 길 위를 걷는 동행자일지 모른다. 삶이라는 긴 여정 속에서 우리는 쫓는 자이면서 동시에 쫓기는 자로 살아간다. 그리고 그 관계 속에서 비로소 혼자가 아닌 세상을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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