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는 말을 접어 두고서
꽃이 예쁘다느니 하늘이 파랗다느니
그리고 오늘은 가을비가 내린다고
말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접어 두고서
이 가을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고
역에 나가 기차라도 타야 할까 보다고
말을 했지요
사랑한다는 말은 접어 두고서
기차를 타고 무작정 떠나온 길
작은 간이역에 내려 강을 찿았다고
그렇게 짧은 안부를 보내 주었지요
사랑한다는 말은 접어둔 채로
그렇게 떠나온
도시에서 이 강물이 그렇게나 그립더니만
가을이라 쓸쓸한 노을빛 강가에 서고 보니
그리운 것은 어느 것이 아닌
사람이더라고
그렇게 당신의 그리움을
전해 왔습니다
끝내 사랑 한다는 말은 접어두고서
그 강가 갈대숲에 앉아 하염없이
흐르는 강물만 바라보았노라고 말을 했지요
사랑한다는 말은 내색도 없이 접어 두고서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주문처럼 외웠다 했습니다
강물은 흘러 바다로 간다지
저 강물은 흘러흘러 바다로 간다지
그렇게 흘러가는 강물을 보고 있자니
흐른는 것은 강물만이 아니라고
나도 흐르고 너도 흐르고
우리 모두 어디론가 흘러가더라고
사랑한다는 말은 접어 둔 채로
그렇게 흐르는 것은 인생이더라
사랑한다는 말은 끝끝내 접어 두고서
- 나태주 시중에서 -
해늘 임정옥
일시 : 2024. 10. 22
장소 : 여강길 7코스
가을비가 제법 많이 오네요
새벽길에서 부터 가을을 뿌려 놓더니만
하루 웬종일 여강길 동행해 주네요
싫지 않은 그의 방문에 마음은 들뜨고
어루만지는 가을비 손길에
들뜬 마음 사르르 녹아 내립니다
이 비가 그치고 나면 가을은 한걸음 성큼 다가올
거예요
가을비와 함께 여강길 걸어 볼께요
1회때 부터 참여를 하게 되어서
또 남다른 애정이 생기네요
사정상 참석 못한 구간도 있지만요
스템프 채워가는 재미도 있구요
오늘은 여강길 새로운 멤버들이 있어서인지
분위기 느낌이 좋습니다
사람은 늘 만나고 헤어지고 새로운 인연들이 교차합니다
에너지 넘치는 은주님 탑승으로 차안은
활기가 맴돌아요
덩달아 기분 좋아 지잖아요
쏠라티 좌석은 비었어도 꽉 채운 든든함으로 출발 했습니다
가까운 거리라 눈 잠깐 붙였다 뜨니
벌써 도착 했습니다
산들의 묘미 영상 남기며 화이팅~ 한번 외쳐 주구요 비를 피해 버스 정류장에서 영상 남겨요~ㅎ
사무총장님 길 안내에 따라 트레킹 시작 합니다
쏠라티는 어디선가 쨘~하고 나타날 거예요
주변에 감상할 멋진 경관이 없어도 좋습니다
비와 함께 동행하니 너무 좋아요
밑창 다 달은 키높이 운동화가 다 낡아져서 질퍽한 빗길에 물이 새어 들어와도 걷는 이 기분이
정말 좋더라구요
걷는 동안 정자나 비를 피해 쉴 곳이 없었는데
다리밑 아주 좋은 명당이 보이네요
위에서 차가 지나갈 때마다 무너져 내리는 굉음 소리에 놀라기도 했지만 아주 좋은 자립니다
쉬었다 가려구요
어우대장님 두부김치에 막걸리까지~
한잔 하고 갈께요
어제 시장에 나갔는데 꼴뚜기가 반들반들하니
너무예쁘고 싱싱해 보여서 조금 샀거든요
바닷물에 얼음 채워서 가지고 왔더니
신기하게 다들 좋아라 하네요
레몬물에 한번 씻어서 접시에 담아 놨더니
젓가락 바쁘게 오고 갑니다
한철 잠깐 나오는 것이라서 요때 먹어 줘야 해요
초장에 확 찍어서 한입 햐~~아
기가 막히네 곁들여 막걸리 한잔
어우님표 두부 김치는 또 어떻구요
새로운 멤버들이 감탄을 하며 잘 들 드시네요
회장님 함께 드셔야 하는데 운전 땜에 죄송요
요렇게 막간을 이용해 다리밑 성찬을 마치구요
발걸음 가볍게 걸어 봅시다
작은 높이의 야산을 오르니 삼심당이 나옵니다
세 신은 마을과 뱃길 산을 지켜 주며
오랜 세월 묵묵히 자리를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포나루는 수많은 배가 정박 했고
큰 장이 섰으며 온갖 물산이 거래 되었던 곳이라 하는데 지금은 그런 흔적 조차 찿아 볼 수 없지만
옛 모습을 상상해 보며 잠시 들러 봅니다
이포보를 지나며 7구간을 마치고 점심 식사 하러 갈 겁니다
식당에 왔어요
낙지볶음을 시켰는데 매운맛이 색다르고
아주 깔끔한 맛에 달지도 않으면서 맛있더라구요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다른팀에서는 동태탕을 시켰는데 다음에 오게 되면
동태탕도 맛보고 싶네요
식사후
8구간이 시작 되는 곳에 왔어요
지난 7월 달에도 한번 들렀던 곳인데
그때는 보라색 꽃과 노란 꽃들이 참 예뻤던 곳이예요 오늘은
코스모스가 너무나 예쁨니다
만개한 소담스런 꽃송이가 빗물을 머금고 있어서
싱싱 그 자체 입니다
아직까지 뭐 코스모스는 많이 봐 왔지만
오늘처럼 예쁜 코스모스는 처음 봐요
바람에 눕혀져 있는 그 상태로도 너무 보기 좋은 장면입니다
꽃밭에는 물구덩이들이 많아서 꽃속으로 들어 가기가 쉽지 않지만 그냥 지나 칠 수 없어요
대~~~박
옷 한번 더 젖으면 어때요
옷은 젖더라도 사진은 남겨야죠
예쁘네요
비가 와서 꽃이 더 예뻐 보입니다
핑크뮬리
아주 작은 물방울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예술 작품을 만들어 놨어요
사람손으로 요렇게 예쁘게 못 만듭니다
작은 물방울들 너무 귀엽고 예뻤습니다
반대 방향 으로는 노란 꽃밭인데 코스모스에 밀립니다 오늘 코스모스 최고 였어요
스템프 찍으며 오늘 일정을 마무리 합니다
이렇게 또 꽃밭에서
예기지 못했던 행복을 맛 보았네요
아~~!!
인생이 한 그루 꽃 나무라면
무수히 꽃 피고 잎 지는 꽃 나무라면..
가을비 내리는 어느 날에
시간이 흐른 어느 날에
미소 한 모금 웃을 수 있는 행복한 일기를 씁니다
새로운 인연들과
빗속을 걸으며 꽃밭의 추억을 만들며
정녕~
정녕 오늘 행복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