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년이 만든 '기적'
유타의 개선문
델리케이트 아치
아치스 국립공원
https://youtu.be/9-ALuWWd_Tk?si=_Lz9cphcRt58s7uq
3억년이 만든 '기적' 유타의 개선문 델리케이트 아치
약 3억 년 전 이곳은 바다였다. 그러나 지각이 융기하고 해수가 증발하면서 염분이 섞인 무른 지대만 남게 됐다.
오랜 세월 동안 내린 빗물은 소금을 씻어내고,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며 바위의 틈새를 점차 벌리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아치의 초기 형태인 핀(fin)을 형성하게 된다.
또 다시 긴 세월 동안 침식, 풍화 작용을 거치면서 핀의 연한 부분이 깎이고 부서지면 비로소 현재의 아치 형태가 완성된다. 물과 바람 그리고 시간이 빚어낸 천연 바위 조각인 셈이다.
산들투어는 아치스국립공원의 상징이자 유타주의 자동차 번호판에도 그려진 델리케이트 아치Delicate Arch를 찾아 가는것이다.
1,474m 산정까지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되었다.
트레일의 난이도가 점점 높아지며 오르막길이 나오는데 '길'이 아니라 '돌'이다.
직접 아치까지 걸어가 가까이서 감상해야 할 이유가 있다.
아치까지 왕복 트레일은 5km 정도지만 가파른 바위등산을 해야 한다.
아치스 돌산 트레일 끝으로 나왔다.
흡사 사람이 인위적으로 만든 도로처럼 반질거리는 돌길이 정상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산정을 오르는 동안에도 제법 규모가 있는 아치가 더러 보인다.
하지만 많은 아치를 만나서 그런지 별 감흥이 없다.
오히려 수만 년 풍화로 조각된 돌산과 솟은 돌기둥이 보기 좋았다.
그건 이곳 아니면 만날 수 없는 풍경이었다.
자연석이 풍화되어 돌다리가 되기까지 최소 연도가 수천 년이라니까...
길어도 100년 사는 인생이 이해하기엔 너무 긴 시간 아닌가 생각된다.
막막한 생각 속 돌길이 끝나는 돌 커브를 돌아서자 숨어 있던 델리케이트 아치가 훅-하고 갑자기 나타났다.
2년만에 다시찾은걸 반기듯이 내가 오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신기루처럼, 개선문처럼 돌산 산정에 델리케이트 아치가 솟아 있었다.
7층 건물과 맞먹는다는 20m 높이. 정말 이건 극적인 반전이었다.
도대체 어떻게 산 정상에 저런 자연의 거대한 구조물이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이게 말이 되는 거야?
놀라움은 서서히 묵직한 감동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정말 놀라운 풍경이다. 아치를 중심으로 흡사 로마의 원형극장처럼 움푹 들어가 있는 바위광장.
아치 아래에서 증명사진을 찍는 사람 때문에 아치의 크기가 가늠된다.
내 눈에 위태롭게 보인 이유는 바로 랜드스케이프 아치의 소멸을 알기 때문이다.
아치 구멍을 통해 보이는 풍경이 정말 압권이다. 거대한 구멍 뒤편으로 배경처럼 라셀산맥이 보인다.
아치 속으로 보름달을 볼 수 있는 날엔 사진작가 수백 명이 찾는다는 이유를 알겠다.
나도 보름달에 촬영하고자 하였으나 동행인과 함께 하여야겠다는 결정을하고 일몰순간을 지켜보는걸로 만족해야했다.
이 아치가 생성된 세월을 대략 6,000만 년이라고 추정한다.
그 오랜 세월이 걸려 파리의 개선문을 닮은 아치를 만든 자연은 언젠가 다시 이것을 자연으로 돌려보낼 것이다.
랜드스케이프 아치처럼 언젠가는 붕괴될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델리케이트 아치 일몰광경을 바라보고 하산길에 접어든다.
내일은 "캐년 랜드" 메사 아치, 아일랜드 인 더스카이 여행을 준비한다.
산들투어 그랜드캐년 등 7대캐년 투어단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