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위지언 우드
하루키 무라카미
제이 루빈 번역
뉴욕, 빈티지
허구의 이야기에서 인물이 꿈을 꾸고, 그 꿈에서 보는 것을 발전시키는 상상의 연속 사태를 내게 각인시켰던 장면―와타나베 군의 아미료 방문 첫날밤이다. 나오코에 대한 군의 불안하고 혼란한 애정 심리가 잘 나타나고 있다 보았다. 소위 무라카미 하루키 스타일이라고 하는 것의 한 가지가 드러난다―그로테스크.
악몽
6장 173·174 쪽
여자들은 차례로 이를 닦고 침실로 물러갔다. 나는 브랜디를 한입 가득 마신 다음, 앉은 소파베드에서 기지개를 켜고, 그날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의 일정을 돌아보았다. 굉장히 긴 하루였다. 방안은 달빛에 계속 하얗게 달아올랐다. 가끔씩 침대가 삐걱대는 얕은 소리 외엔 나오코와 레이코 씨가 누운 침실에서 나는 소리는 없었다. 두 눈을 감으면 아주 작은 도표처럼 생긴 모양새가 어둠속을 표류하는 것 같았고, 레이코 씨의 기타 울림소리가 오래 귓가에 남아 들리는 듯 했지만, 오래가지는 않았다. 잠이 찾아들어 나를 깊고 따스한 잠속으로 데려갔다. 꿈에서 나는 버드나무를 보았다. 버드나무들은 산길의 양편 가로변에 줄지어 서있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버드나무들이 많았다. 상당히 심한 산들바람이 불고 있었지만 버드나무들의 가지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왜 저렀지? 하고 생각했고 바로 그때 나는 모든 나무의 가지들마다 아주 작은 새들이 착 붙어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들의 무게가 가지들의 움직임을 방해했다. 나는 막대기를 들어서, 새들을 쫓아내 나뭇가지가 흔들리길 소망하면서, 그것으로 가까운 가지 하나를 내리쳤다. 그러나 새들은 떠날 것 같지 않았다. 그것들은 날아가는 대신 새 모양의 쇠붙이들로 변해 바닥으로 요란한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