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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메모

속표지의 기원

작성자tomato|작성시간17.09.30|조회수172 목록 댓글 0

 


최초의 속표지

존 보드리






원문 출처 http://ilovetypography.com/2016/02/14/the-first-title-pages/

원문에 따르는 도판과 참고문헌은 옮기지 않는다.(원문을 참고 바랍니다) 



현재의 책이 가진 형태는 진화와 우연한 발견들과 디자인의 산물이다. 그것의 비례와 규격은 팔 길이와 같은 인체의 형태에 조응한다(활자의 크기도 우리들 시각의 예민함에 순응한다). 외관상 책의 형태는 과거 오백년 약간의 변화가 있다. 최초의 인쇄본 혹은 활자본 들은 이전의 필사본을 닮았지만, 인쇄술이 십오세기 유럽의 전역으로 급속히 퍼지며 인쇄 책 특유의 특징들을 취하기 시작했다. 페이지 수, 난외 표제, 간기면, 다색 인쇄―필사 책에 없었던 것들―가 곧 일반화하였다.


초창기의 인쇄본들은 그들의 본이 됐던 필사본들처럼 표제를 쓰지 않았고, 라틴어 모두언(冒頭言)으로 책의 시작을 표시했다. 모두언은 대개 첫 행에 두었고 간혹 그것에는 필사본, 활자본 모두 다른 색상으로 쓰이거나 인쇄되었다. 시기가 늦는 책들일수록 붉은색이 많았다. 장정본들은 표지나 책등에 표제를 두지 않았다. 그것은 훨씬 나중에 이루어낸 혁신이었다.


이들의 특유한 요소들 중 하나가 속표지였다. 속표지는 책의 시작을 표시한다. 출판물의 제목, 저자, 일자, 발행지를 두는 알림 면이다.


세계 최초로 장식 속표지가 창시된 곳은 독일인 라트돌트, 뢰슈라인, 말러 세 사람이 천문가 레기오몬타누스의 사절판 비망록(그들의 인쇄기구로 1476년 인쇄한 최초의 책)을 출판한 십오세기 제책 세계의 중심지 베네치아였다. 속표지의 최초 출현은, 진정한 의미의, 이 책부터였다고 말할 수 있다. 다른 후보들로, 쉐퍼가 출판한 1463년 칙명록과 아널드 데어 호넨의 로레빈크 1470년 쾰른판 설교서는 오늘날 우리들이 알고 있는, 속표지로서의 정보들이 부족하다. 이에 반해 라트돌트 앤드 컴퍼니의 비망록은 현 시대에 속표지에서 기대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정보를 제공한다. 제목, 저자, 발행일자, 발행지와, 아직도 간기면에 들어가는 서지정보. 또 산문이 아닌 운문 책의 속표지는 확실히 오늘날의 표준에 맞지 않지만 아직까지는 인정되는 것이다. 실제, 이 책의 표제가 독립 요소로서 돌출되어 있진 않지만 시문 내에선 쉽게 찾아진다(제2행). 오늘날로 치면 출판사의 추천광고 같은 구절(스미스, 44엔18 쪽).


이 책의 세련된 속표지 장식 테두리선은 목판화 다섯 개의 그림을 윤곽선만 나타나는 (이를테면, 배경 또는 바탕 그림은 제거하고 윤곽선만 살려서) 인쇄로 이뤄진다. 또 이 책에는, 속표지의 테두리선처럼, 윤곽선만 따 인쇄된 라트돌트의 첫 장식 두문자가 들어있다. 


십오세기 판본들의 약 40퍼센트는 표제가 몇몇 방식으로 시작 페이지에 인쇄되었다(스미스, 49쪽). 라트돌트 앤드 컴퍼니의 비망록 출판 직후, 1455년부터 1484년 사이에, 채 1퍼센트도 되지 않던 시작 페이지 표제가 1485년 1500년 사이 엄청나게 급증한 것이 확인된다(스미스, 50쪽).


속표지는 빈칸의 시작 페이지 혹은 지면으로서 기능하는 수단으로 진화한 것이라는 주장은 이해는 가지만, 편리하긴 하지만, 전적으로 수긍해줄 수 있는 건 아니다. 만일 빈칸 시작 페이지가 본문 텍스트 첫 장을 적절히 보호하려고 의도된 것이었으면, 그렇다면 왜(15세기에 책들은 변함없이 제본을 안 한 상태로 판매됐다), 15세기가 끝날 무렵 속표지가 책에 필수적인 요소로 굳어졌을 때, 빈칸의 지면이 재등장하지 않았을까?(스미스 참조, 52–53 쪽) 나는 오히려 속표지의 용채(用採)와 행운은 본 텍스트를 안내하고 확증하는 그것의 전혀 모호하지 않은 방식―시작 페이지에 나타나는 유용한 서지 정보의 통합력―과, 그에 부수적으로 나타난 모두언 사용의 쇠퇴가 입증하는 그것의 기능성에 돌려야한다고 생각한다. 


속표지의 기원을 얼마간 우연했던 일로 볼 수는 있지만, 그것이 이후에도 오백년이나 지속하는 생명력은 그 기능성을 확실하게 입증한다. 그리고 속표지는, 16세기 지나치게 삽화가 많이 사용됐던 디자인에서든, 18세기 배스커빌이나 보도니 같은 사람이 편취(偏取)했던 시원시원하고 미끈하고 깔끔한 타이포 페이지에서든, 타이포그래피적 취향의 유행을 반영하는 것으로서만이 아니라 인류의 발명품 중 가장 멋진 것의, 활자 책의 일부로서 그것에 이바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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