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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이 이런저런 이야기 써봅니다. 글이 좀 기네요

작성자나스네오|작성시간16.06.21|조회수11,955 목록 댓글 40

다른 국가직은 경험한적 없고 지방직 경험했습니다. 지금은 교정직으로 있고요.


1. 공무원 같지 않다?

우선 9급 행정직에 환상을 가지고 있으신 분이 가끔 있는데(예를 들면, 공무원 같다, 머리쓰는 직종이다, 사회적 인식이 좋다 등등)

ㅎㅎ9급은 9급일뿐입니다. 9급 지방직 가서 엄청난 능력을 발휘해서 머리써가며 획기적인 기획서 제출하고

상관에게 인정받고 그럴것 같죠? 그런거 없습니다. 예전에 했던거 날짜 금액만 바꿔서 문서만들고

사무실 잡일 심부름하고 주말에 축제장 주차정리하러가고 산불감시하러 나가고 태풍오면 비상대기하고 등등...

잘나가는 부서에 간다고 해도 처음하는일은 자기 부서에 온 공문 사람들한테 배부하고, 자치단체장님 말씀 요약해서 배부하고

오늘할일, 이주의 할일, 이달의 할일 받아서 취합하는것 정도?

제가 제일 머리썼던거는 오늘 점심, 저녁 어디에 예약할까, 사무실 간식 뭘 살까 였습니다. ㅎㅎ

나중에 자소 고충처리팀 어떻게 일하나 보세요. 판례, 조문, 이론찾아가며 인권위 진정 답변서 제출하는게 더 머리쓰는것 같습니다.

환상을 가지고 있으신 분들은 교정직이든, 지방직이든 7급이나 5급 준비하세요. 그게 현명합니다.




2. 군대 문화가 있다?

어느정도 동의하고 특히 심한 소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교도가 많은 소가 좀더 그런것 같고

지역소는 오히려 형동생하면서 편한분위기입니다.

지방직과의 차이라면 지방직은 7급이나 9급이나 상하관계가 없다는 거지만

여긴 어느정도 계급대우를 해줍니다.

근데 이것도 신규 직원 입장일 뿐이지 6개월에서 1년 정도 지나면 그냥 직장동료일뿐입니다.

형동생하고 친구 먹고 편해집니다. 웃긴건 군대문화는 보통 교도 교사들이 주도하죠. ㅎㅎ

주임들이나 계장들은 오히려 시대가 어느시대인데 그런거 하냐고 그럴 필요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방직이든 교정직이든 처음보는 직원들한테 반말하거나 그런 사람 없습니다.

어느정도 친해지고 상대방이 나보다 어리면 양해를 구해서 반말쓰죠.

후배라도 나이많고 하면 좀지내다가 선배한테 말 놓고 형동생 하며 지냅니다.

만일 그런 직원이 있다? 그건 그 사람 인성이 그런거지 교정직 전체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계장님이나 오래일하신 주임님 같은경우 바로 반말 쓰는 분도 있습니다. 근데 이건 지방직도 마찬가지예요.


그 분들 입장에서 신규직원은 아들딸, 늦둥이 동생 정도니 그럴 수 있다 봅니다.



3. 머리는 안쓰고 몸으로 때운다?

머리 안쓰는건...지방직이나 교정직이나 마찬가집니다. 9급일뿐이라니까요. 고등학교 졸업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런데 어려운일 시키겠습니까? 머리쓸일 시키겠습니까? 그러면 5급 7급 뽑을 필요가 없지요 ㅎㅎ


뭐 컴퓨터로 문서 만드는게 머리쓰는 일이라고 하신다면...할 말 없습니다.


어차피 그 컴퓨터 업무도 자판 누를줄 알고 오늘 날짜 며칠인지 알 정도면 할 수 있는 업무라...


신규로 가면 취장, 접견, 의료동행 등등 주로 몸쓰는 일합니다. 해보면 알겠지만 와 힘들다. 못해먹겠다라는 생각은 안듭니다.

그리고 신규만 벗어나면 머리도 안쓰고 몸도 안쓰는 일 하게됩니다. ㅎㅎㅎ



4. 수용자들 때문에 걱정되나요?

아무리 무서운 사자도 철장안에 가둬놓으면 얌전한 고양이일 뿐입니다.

오히려 밖에서 도둑놈들 잡으러 다니는 경찰분들이 더 힘드시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몇몇 문제 수용자들 있지만 신규가 그런 사람들을 다룰일 없습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9급은 9급일뿐이에요.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신규한테 문제 수용자들 맡기겠습니까?


그리고 신규가 접하는 대부분 수용자들은 어느정도 말잘듣는 관용구 수용자들이라 다루기도 어렵지 않습니다.

수용자들이 먼저 숙이고 들어옵니다.

신체적으로 위협당하는일 거의 없다고 봐도 무관하지만...말빨이 좀 되면 아무래도 일하기 편합니다.

갈구거나 대꾸해줄때 제일 필요한 스킬입니다.



5. 사회생활 하기 힘들다?

우선 핸드폰 중문안으로 못 들고 가니 불편합니다.

사용할때 올라 오면 되지만...귀찮고 정작 필요한건 중문안에서 심심할때인데 그때 사용못하니....


특히 모바일 주식하시는 분들 단타매매...포기하세요. (비번때 야근 출근전에는 오히려 하루종일 주식가능합니다.)


4부제 근무라서 주말쌍피는 2달에 3번정도 밖에 없습니다. 이게...와이프나 애인 있는 사람은 상관없는데

연애시작하려고 하거나 이제 사귀기 시작한 사람들한테는 쥐약입니다.ㅎㅎㅎ

와이프나 애인있으면 주중에 밤늦게 만나도 부담없는데 연애 시작하는 사람들은 밤늦게 까지 상대방 붙잡고 있을 수 없으니...

특히 원거리 연애는 시간 맞추기 힘듦니다. 이제 만나기 시작하는 상대방에게 여기와서 자고 가라고 하기도 그렇고...

특별히 주말에 쉬어야 할 일이 있으면 연가쓰면 되긴한데 솔직히 아깝죠. 다른 사람들 노는 공휴일에 난 연가써야 쉴수있고...



6. 야간 근무가 힘든가?

야간에는 주간보다 더 할일이 없습니다. 4시간 수면이라고 하는데 3시간 30분 정도 실질적으로 자는시간이라 보면 되고

움직일 일도 크게 없고 일 자체는 편합니다. 근데 이게 윤번이 지켜지지 않으면 피곤이 쌓입니다.

그리고 야간다음 비번이 쉬는날이라 착각하시는 분들 있는데...쉬는날 아닙니다. 그날 할 일을 새벽 일찍끝내고 퇴근했다 보면 됩니다.


조삼모사 아닐까요? 일찍 출근해서 일찍 퇴근하나 늦게 출근해서 늦게 퇴근하나


일한건 마찬가지인데 낮에 쉰다고 좋아하는건....그나마 윤번 지켜지면 이게 더 좋을 수 있는데 윤번 안지켜진다?


최악의 경우 한달 28일 직장에 있는 경우 생깁니다. 윤번 한번 안지켜진다? 8일 내도록 일하러 가는 겁니다.


담날 아침 9시퇴근하니 그때부터 쉬는날이라 생각하시는분들...뭐 긍정적, 낙천적 마인드 존경합니다만...

우린 국민의 일꾼이지 노예는 아니라는점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ㅎㅎ





7.직장 인간관계

지방직이든 교정직이든 인사잘하고 붙임성 있으면 인정받습니다. 좋은 대학? 좋은 성적?


좋은대학나오면 지방직의 경우 좋은 부서갈 확률이 높긴한데...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9급은 9급일뿐입니다.


9급의 업무능력은 일 잘하는것 보다 얼마나 붙임성 있게 행동하고 인사잘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얼굴표정 좋고 인사잘하고 예의있게 행동하면 일은 빵꾸내지 않는 이상 하면 됩니다. 그럼 그게 일잘하는 사람입니다.


어느 직렬이든 뒷담화를 많이 하는데 지방직은 메신저+전화를 통해서 하고 교정직은 만나서 입으로 합니다.ㅎㅎㅎ


둘다 소문은 엄청 빠릅니다. 상상이상을 경험하실겁니다.


회식은 지방직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음...정식 과회식이라면 분기별 한두번 더 있는 수준이지만


그게 아니라 같이 일하는 직원들끼리 저녁에 밥 같이 먹는거 까지 포함하면(밥먹고 와서 일합니다.) 거의 매일이라해도 무방합니다.


물론 동사무소 일하거나 한가한 부서 일하면 그럴일 별로 없을 거예요.


교정직은 일단 일 자체도 다른사람이 간섭안하고 직접적으로 윗사람과 마찰 일어날일 거의 없으며 다른 부서와 협력이


필요한 경우도 없으니 속편합니다. 회식 거의 없고 술자리도 동기들끼리 먹으러 가는거 아니면 거의 없습니다.


인간관계는 특히 인맥이 없는 경우 지방직이든 교정직이든 중요합니다. 좀더 좋은 보직, 좀더 빠른 진급을 노린다면.....


그러나 어느 직렬이든 내가 인맥이 있다? 그럼 평균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인맥을 활용하세요.




8. 추천여부
우선 개인 성향차이가 있지만 막연히 다른일 안해보고 사회생활도 안해보고 교정직 와서

'아 힘드네 행정직 갈걸...'이라고 후회하는 사람들은 솔직히 전 속으로

'가봐라 여기가 얼마나 편한지 알게 될거다.'라고 혼자 말합니다.

그게 아니라 성격상 수용자 대면이 어렵거나 아니면 생활패턴이 마음에 안들거나 근무지가 마음에 안들어서


혹은 같이 일하는 직원이 싫어서, 하고 싶은 일이 따로 있어서 그것도 아닌 그냥 이 일이 하기 싫어서


이직 생각하시는 분들은 충분히 이해하고 저도 몇번 고민했고 지금도 고민 하는 부분입니다.


제 만족도는 입사초기 90% 현재 60% 정도입니다. 단순히 지9급과 업무적인 면만 비교하면


교정직이 훨씬 편하고 만족스럽습니다. 특히 생활패턴은 달라지지만 칼퇴근 보장은 정말 맘에 듭니다.


다시 선택권이 부여된다면? 글세요 전 어디든 상괍없지만 굳이 교정직 버리고 갈 마음은 없습니다.


그러나 지7급이나 국가직 7급이라면 고민없이 7급 갑니다. 지7 vs 교7 이라면? 그래도 전자 선택하겠습니다.


어차피 7급으로 들어오면 어느 직렬이든 과장은 할거고 4급도 가능할텐데 전자는 그래도 4급정도되면 지역유지소리 들으며


지역모임이나 지역사회에서 대우 받는데 교정직은 우리들만의 세상 입니다. 교도소에서는 인정받겠지만 외부 사람들입장에서는


그냥 교도관일 뿐입니다. ㅎㅎ


그리고 가끔 30대초반 교정7급합격 vs 20대초반9급 합격후 30대 초반 7급 진급 어느게 더 좋냐 물어보시는 분들 있는데


돈 생각하면 후자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전자가 더 좋아 보입니다. 아무래도 좋은보직은 공채7급이 가져갑니다.


당연히 좋은 보직이니 근평도 더 높고 청이나 본부 갈 확률도 그만큼 더 높겠죠.


월급은 많다고 착각하시는데 물론 명세서에 찍히는 금액은 행정직보다 훨씬 많지만 실질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명세서에 찍히지 않는)돈까지 합치면 조금 더 많은 수준입니다. 게다가 7급까지 진급하는 속도가 행정직보다

느리니 전 생애 기준으로 하면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명세서상 비교하면 교정9급이 지방7급 같은호봉과


비슷하거나 좀더 나올겁니다.


지방직은 만일 자기 연고지고 그 지방에 어느정도 인맥이 있으면 무조건 추천 드립니다. 그지역 고등학교 나왔고 지역 유지나 지자체에


잘나가는 계장급이상 직원 알고 있다, 시도의원, 구의원 등등 말 붙여볼 껀덕지가 있다 그러면 고민할 필요없이 가세요.




9. 기타

글이 너무 길어 졌네요. 사회생활 하다온 특채분들은 대부분 만족하시더군요. 직장생활하다 온 분들도 그렇고...


시험공부하다 다른직렬 안되어서 들어오신분은 반반 입니다.


'아 내가 왜 이일하고있나, 내가 이런일 하러 온건 아닌데' 생각하시는 분들 있고


'와. 이런일 하고도 이렇게 돈 많이 주네. 정말 편하다'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런데 정작 이직 하시는 분들 별로 없습니다. 연 2.7%정도....그 중엔 교정 7급 이직도 포함 되어 있습니다.


신규중에 이직 준비하시는 분들은 종종 보이네요. 성공은 별개 문제이지만...ㅎㅎ


이 글 읽고 계신분들 거의 대부분 합격하신 분들이시겠죠. 이중 몇몇 분들은 지방직도 합격하실거고...


만일 교정직 오시더라고 지방직 안간거 후회 할 필요 없습니다. 거기서 거깁니다.


공무원은 직업일뿐이고 여기에 몰두하기 싫다 생각하시는분 교정직이 좋습니다. 책볼시간 많고


자기계발할 시간 많고 취미생활할 시간 많고...단지 그걸 하냐 안하냐는 자신의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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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니나노니나노캬캬 | 작성시간 16.06.28 죄송한데ㅠㅠ 지방직, 9급 차이가 뭔가요? 제가 일행9급 준비하다가 이번에 안 될 것 같아서 내년에 교정7급 준비하려고 했는데 제가 알기로는 국가직9급, 국가직7급에 교정직이 있는 줄 알았는데 지방직에도 교정이 있는건가요?
  • 작성자교정바라기즈 | 작성시간 16.07.12 좋은 글이네요 재밌게 잘봤습니다
  • 작성자토모코 | 작성시간 17.01.07 정말 좋은글입니다.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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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마운틴듀2 | 작성시간 19.03.05 감사합니다 가끔 연락드리고 싶네요, 다른직렬 일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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