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고맙습니다.
중마가 끝난지 하루가 지났지만 아직도 얼떨떨하네요.
준비하는 기간에 비하면 대회를 치루는 한나절은 찰라에 불과했다고나 할까요?
저의 마지막 풀코스.
항상 그렇듯 정말 처절했습니다.
마라톤을 시작하면서 내 평생 딱 10번만 풀을 뛰겠노라 다짐하고
1년에 한번 씩 연례행사처럼 풀을 뛰곤 했는데....
슬개골 연화증이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되어 2년간 스톱하다가
2년 만에 풀코스 주로에 섰습니다.
연골이 닳아 있어서 항상 조심해야 하는 다리 상태라
혹시 뛰다 퍼져서 자봉 힘들게 할까봐 조바심에
장거리 연습도 이번에 젤 많이 했고 나름대로 좋다는 것은 다 흉내라도 내 봤습니다.
3주간 금주도 했고, 마지막 3주 정도는 교과서대로 훈련도 했고,
또 마지막 일주일은 식사도 신경 쓰고 수분섭취도 신경 쓰고....
썹포썹포 모두들 외쳤지만 저는 저의 실력을 알기에 사실 꿈도 꾸지 않았습니다.
가장 잘 나가던 시절 최고 기록이 4시간 16분이라
10분벽을 깬다는 것도 벅차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욕심을 조금 부려서 4시간 5분을 목표하기로 하고
일주일 전쯤부터 4시간 5분에 맞게 페이스챠트를 조그맣게 만들어 시계에 차고
다니면서 내 스스로의 채면을 걸었지요.
왠지 모를 긴장감에 금요일부터는 잠도 제대로 안 오고 드뎌 중앙 무대 출발~~
올해 큰딸이 고3수험생이라 늘 무거운 마음으로 운동을 했고
이번엔 고3딸과 함께 한다는 생각으로 등에 수능대박이라는
문구를 달고 뛰기로 했습니다.
덕분에 뛰는 중에 응원을 많이 받아서 힘이 나기도 했고
가장 힘들고 지칠 때는 수험생생활에 지친 딸을 생각하며 달렸습니다.
너무나 고맙게도 감독님이 저랑 처음부터 같이 뛰어주겠노라고 하고 같이 동반주.
20킬로 까지는 아마도 계획한 시간보다 약 1분빠르게 달렸습니다.
반환점이 다 와가니 다리에서 신호가 오기 시작.
생전 아프지 않던 대퇴부가 근육이 뭉치기 시작.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잠깐 멈춰서 스트레칭하고 다시 천천히 뛰니
풀리기 시작..안도의 숨을 내쉬며 다시 고고 했지만
여기서 부터는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
30킬로를 넘어서니 다리가 천근만근
그동안 그렇게 많이 연습했건만 역시 풀은 만만한게 아니었습니다.
35킬로 지점을 가니 우리 식구들이 보이고
반갑고 고마운 마음에 눈물이 울컥.
남은 7킬로는 제가 뛴게 아니라 자봉하신 땡칠엄마, 태풍님, 날라리아, 복실이, 사무장님,
클릭님이 뛴 것입니다.
가장 힘들고 아픈 순간을 저는 가장 행복하게 보냈다고나 할까요?
주변 달림이들에게 미안할 정도였습니다.
비몽사몽의 순간을 그렇게 행복하게 해주시니 대한민국에 이런 클럽이 또 있을까요?
비록 1차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2차 목표 4시간 10분 49초 달성.
저의 최고기록을 6분 당겨서 최고기록을 갈아치워 대 만족입니다.
감독님과 여러분이 아니었다면 불가능!
이 기쁨과 영광을 여러분 모두에게 바치고 싶습니다.
뛰고 나서 칩 반납 후 두 다리가 마비가 될 정도로 쥐가 나서
죽다 살아났지만 최선을 다 했기에 미련도 후회도 없습니다.
마지막 풀을 멋지게 장식할 수 있게 해 주신 에이스 식구 여러분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어제 제가 받은 은혜 다음기회에 다 갚겠습니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바람 작성시간 07.11.05 부회장님 최선을다한 완주 축하드리고 빠른회복 바람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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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황초보 작성시간 07.11.05 뚝뜌뚝!!!!!!!!! 눈물이 떨어집니다.....수능대박 !!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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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별바라기 작성시간 07.11.06 이렇게 감동스럽게 읽은적은 오늘 처음이네요..늘웃으며 읽었었는데 수능대박 "이민지" 파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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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날라리아 작성시간 07.11.06 컨디션은 찾으셨나요..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아름다웠어요..아마도 마지막 힘은 어머니의 힘이겠지요..민지의 수능대박을 기원하고 빠른 회복을 바래요..윤셈화이팅!!이민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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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윤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07.11.06 모두들 감사드려요..저 요즘 학교에서나 집에서 많이 힘든 상황입니다. 여러분들의 응원에 진짜 힘이나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