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 지역아동센터 원장님께서 초등학생들 농장 체험 학습을 하고 싶단다. 마침 옥수수 씨앗이 있어 이게 무난할 것 같았다.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흔쾌히 승낙하고, 아이들용 장갑과 모종삽도 준비했다.
마침 올해 농사가 힘들어 남겨둔 게 두어 고랑 있다.
혹시나 아이들을 불러놓고 벌레에 물렸다고 학부모님들께 원성을 들을까 봐, 한 이틀 동안 열심히 풀 작업을 했다. 그동안 손 놓고 방치한 양이 어마어마하다. 아이들은 고사하고 내가 벌레에 수십 방 물렸다. 벌레들도 잘 있다가 유탄을 맞았으니 나한테 보복한 모양이다.
아이들 21명에 인솔자까지 포함해 30여 명이 방문했다. 아이들이 간만에 맑은 자연 공기를 마셨는지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닌다. 모여야 교육이 되는데 악을 써도 통하지 않는다. 아이들 다루기가 참 힘들어서 인내심을 시험당하는 것 같다.
옥수수 알을 나눠주고 심기 시작했다. 저학년 아이들은 하는 시늉이라도 하는데, 고학년 남자아이들은 옥수수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흙장난에만 몰두한다. 고랑을 따라 심으라고 일러주었는데도 아무렇게나 대나깨나 심어놓아 완전 개판 오 분 전이다. 이번 옥수수 농사는 물 건너간 듯싶다.
그래도 여러 아이가 나중에 옥수수를 따러 또 오고 싶다고 한다. 아이들과 약속을 했으니, 조만간 고랑을 다시 정리하고 정식으로 파종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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