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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노모의 짐

작성자우리꽃사랑(춘천)|작성시간26.06.13|조회수18 목록 댓글 2

​​매일 아침, 마을버스에 몸을 싣고 시장으로 향하는 우리 동네 두 노모가 있다.

​길가에 좌판을 깔고 앉아 텃밭에서 갓 가꾼 채소들을 팔아보지만, 온종일 손에 쥐는 돈은 고작 2만 원 남짓이다. 대부분의 행인은 그저 눈길만 흘낏 던지며 지나칠 뿐이다.

​아침 9시에 집을 나와 저녁 6시가 되어야 돌아오니, 무려 9시간을 밖에서 보내는 셈이다. 노인들이 점심을 제대로 챙겨 왔을 리 만무하니 아마 끼니도 건너뛰셨을 터다. 종일 딱딱한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계셨으니 허리며 다리며 온몸 마디마디가 비명을 지를 법도 하다. 굽은 등과 거친 손, 전형적인 우리네 시골 할머니의 모습이다.

​마침 서울에 다녀오던 길에 버스에서 두 분을 마주쳤다. 다 팔지 못한 채소들이 고스란히 짐이 되어 노모들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다 팔렸으면 마음이라도 가벼웠을 텐데, 주인을 찾지 못한 짐 때문인지 두 분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버스에서 내리는 걸음걸이가 무척이나 무거워 보였다.

​한사코 괜찮다며 손사래 치는 두 분의 짐을 반강제로 빼앗다시피 양손에 나눠 들었다. 그리고 집 앞마당에 하나씩 내려놓아 드렸다.

​만약 나의 어머니가 살아계셨다면 딱 저 모습이었을 것이다. 연세도 얼추 비슷하시다. 자식들이 한사코 말려보지만, 자꾸 움직여야 건강하다는 노인의 고집 앞에는 딱히 어쩔 도리가 없다. 사실 시골에서는 몸만 움직일 수 있으면 소일거리로 푼돈 정도는 손에 쥐실 수 있으니, 무작정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 이면에는 자식들에게 조금이라도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부모의 애틋한 마음도 녹아있으리라.

​긴 세월의 무게를 버텨온 노모들의 몸은 이미 성한 곳이 없다. 내가 세 걸음을 걸을 때, 겨우 한 걸음을 내딛는 느린 걸음.

​짐을 내려놓고 돌아오는 길,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그 더딘 걸음으로 마당을 향해 걸어 들어가는 두 노모의 뒷모습을 바라보니, 마음 한구석이 아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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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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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며느리밥풀(화천) | 작성시간 26.06.14 에휴, 차라리 노인일자리 하시면 편안하게 생활비는 버실텐데요.
  • 작성자스텔라강릉 | 작성시간 26.06.14 그래도 몇푼이나마 행복하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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