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마을버스에 몸을 싣고 시장으로 향하는 우리 동네 두 노모가 있다.
길가에 좌판을 깔고 앉아 텃밭에서 갓 가꾼 채소들을 팔아보지만, 온종일 손에 쥐는 돈은 고작 2만 원 남짓이다. 대부분의 행인은 그저 눈길만 흘낏 던지며 지나칠 뿐이다.
아침 9시에 집을 나와 저녁 6시가 되어야 돌아오니, 무려 9시간을 밖에서 보내는 셈이다. 노인들이 점심을 제대로 챙겨 왔을 리 만무하니 아마 끼니도 건너뛰셨을 터다. 종일 딱딱한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계셨으니 허리며 다리며 온몸 마디마디가 비명을 지를 법도 하다. 굽은 등과 거친 손, 전형적인 우리네 시골 할머니의 모습이다.
마침 서울에 다녀오던 길에 버스에서 두 분을 마주쳤다. 다 팔지 못한 채소들이 고스란히 짐이 되어 노모들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다 팔렸으면 마음이라도 가벼웠을 텐데, 주인을 찾지 못한 짐 때문인지 두 분의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버스에서 내리는 걸음걸이가 무척이나 무거워 보였다.
한사코 괜찮다며 손사래 치는 두 분의 짐을 반강제로 빼앗다시피 양손에 나눠 들었다. 그리고 집 앞마당에 하나씩 내려놓아 드렸다.
만약 나의 어머니가 살아계셨다면 딱 저 모습이었을 것이다. 연세도 얼추 비슷하시다. 자식들이 한사코 말려보지만, 자꾸 움직여야 건강하다는 노인의 고집 앞에는 딱히 어쩔 도리가 없다. 사실 시골에서는 몸만 움직일 수 있으면 소일거리로 푼돈 정도는 손에 쥐실 수 있으니, 무작정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 이면에는 자식들에게 조금이라도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부모의 애틋한 마음도 녹아있으리라.
긴 세월의 무게를 버텨온 노모들의 몸은 이미 성한 곳이 없다. 내가 세 걸음을 걸을 때, 겨우 한 걸음을 내딛는 느린 걸음.
짐을 내려놓고 돌아오는 길, 문득 뒤를 돌아보았다. 그 더딘 걸음으로 마당을 향해 걸어 들어가는 두 노모의 뒷모습을 바라보니, 마음 한구석이 아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