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해지려 속을 가득 채우는
일은 얼마나 무거운 욕심인가
가장 깊은곳을 비워서
겉을 단단하게 만드는 너
세상 밖으로 수많은 가지를 치고 많은 꽃무리를 피우면서도
결코 부러지지 않지
중심을 비웠기에
아낌없이 뻗어갈 힘을 얻었고
스스로 낮추어 유연해졌기에
세찬 바람에도
그저 가볍게 휘날릴뿐
하늘을 향해 꼿꼿히 고개를 들고
벼랑처럼 서 있는 것들은
쉽게 다치는데
너는 네속을 비워내고서
낮은 곳을 향해
고개를 숙이는구나
박수를 보낸다
비움으로 가득 채우는 빈도리
움켜쥐는 것보다
기꺼이 버리는 것도
세상의 수레바퀴에
어긋나지도 않는다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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