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2005년 6월 17일이 떠올랐습니다.
그 날 제가 평양 백화원 초대소에서 이 시간쯤 아침 조깅을 하고 있었구나.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 2시간 반 단독 면담, 2시간 반 오찬, 총 5시간 여러가지 의제를 갖고 대화를 했지만 한마디로 좁혀서 얘기하자면, “당사자는 남과 북이다!” 였고 “통 크게 합시다!” 였습니다.
결론은 “당사자가 우리다, 주변국은 주변국이지, 우리 운명은 우리가 정하는 거 아니오!”, “통 크게 합시다!” 해서, 결과적으로 제2의 6.15 시대를 여는 계기가 됐고, 석 달 뒤 9.19 베이징 공동성명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현대 외교사에서 아마 최초로 우리의 운명에 관한 국제문서를 우리가, 남과 북이 주도해서 만든 것이 바로 2005년 9.19 베이징 공동성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전에 우리 운명과 관련해서 어떤 국제문서가 있었던가 싶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시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는 남과 북입니다. 상수입니다, 남과 북은. 주변국은 변수일 뿐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변수가 상수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비극입니다.
한반도 평화전략자문단 회의, 다들 같은 고민을 하고 계신 학계의 중진 원로들이십니다. 지혜와 방향을 일러주시는 귀한 기회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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