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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화중(명중) 누님 영결사

작성자원산 나환정|작성시간26.06.10|조회수6 목록 댓글 2

화중(명중) 누님 영결사
 
누님! 누님의 연세가 올해 91세의

고령이심에도 아직도 기력이 좋으시고

식사도 잘하셨으며 여전히 기억력과

판단력이 출중하시어 앞으로
몇 년동안은 저희들과 함께 하실

것이라고 믿고 있었는데 7년전에

부군(夫君)이신 매형께서 떠나신

6월을 택하시어 저희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가운데 평소에 염원하셨던

모습으로 고통없이 평안히 모두를

다 내려 놓으시고 미련 없이 훌훌히

멋지게 선종과 열반길을
떠나셨습니다.


누님의 선종과 열반을 맞이하여

오늘 안장식에서 저는 누님의 생애를

회상하고 누님과의 얽힌 사연과

정곡(情曲)을 그리며 마지막

영결(永訣)의 인사 말씀을

영전(靈前)에 올리고자 합니다.
 
돌이켜보면, 누님은 나보다 6년

연상으로 7남매 중 둘째로

충청감사와 경상감사 예조판서 등을
역임하신 반호(盤湖)공 님의

6대손으로 반호공께서
직접 이루어 놓으신 금강변의 경관이

뛰어난 부여 반호정사(盤湖精舍)에서

1936년에 태어나시어 명문가(名門家)의

가도(家道)속에서 학업을 마치고
부도(婦道)를 닦으신후 24세에

수성최씨 가문의 며느님으로 출가하신 후,

4년 연상의 부군(夫君)을 잘 받드시고

2녀 1남의 자녀들을 훌륭하게 생육
양육하시고 모두 대학교육을 마치게

하셨지요.
 
이 자녀들이 좋은 배필을 만나고

사회생활을 성공적으로 행하면서

자랑스런 여러 친손 외손들을
거느리어 일가(一家)를 이루셨습니다.
 
누님께서는 행실이 바르고

정의(正義)로우셨으며,
법도(法度)를 중히 여기시고

합리를 추구하셨으며,
사리판단이 명료(明瞭)하시고 지혜가

밝으시어 초등학교 시절 반에서

우등생으로 반장으로 명성을
떨치셨지요.
 
누님의 어린 시절 가세가 기울고

대가족 이었으며 6.25전쟁과 맞물려

이런 재능과 자질을 가지셨건만,
더 이상의 상급학교 진학을 접어야만

하셨지요.


그러나 배우고자 하는 향학열이

탁월하신 누님은
역사 문학 보학(譜學) 상식 등 갖가지

서적을 가까이하시며 줄기차게 독서를

계속하시어 이것이 습관화되어 늙어

말년까지 독서와 배움의 공부를 놓지

안 하셨지요.


더구나 기억력과 암기력이 탁월하시어

정치, 시사 문제까지 일가견을 가지셨으며

익힌 것들을 그대로 주위 인연들에게

전파하는 능력까지 갖추시어 누님의

학력을 주위 사림들이 헤아릴 길이

없었습니다.
 
할머님과 어머님의 가도(家道)의 지도를

풍성하게 받으시어 음식, 바느질

침선(針線), 예법, 상봉하솔(上峯下率)의

도까지 널리 익히신 누님은 남에게 지기를

싫어하고 정의롭지 못하고 불합리한

것에는 원근친소와 상하를 막론하고

양보함이 없으셨고, 아울러 풍부한 인성에

지도자의 풍모(風貌)까지 갖추시어

누님의 앞에서는 허튼 언행을 함부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성품과 역량을 지니신 누님이셨기에
시댁의 얽히고설킨 복잡한 가정 상황을

바르게 자리 잡아주셨고,

주위 모두를 계도(啓導)하시며
일생을 살아오셨습니다.


그런 성품의 소유자이셨건만,

부군(父君)이신 매형께서 성품이 다른

사람에게는 부드럽고 원만하셨으나
유독 마나님에게만 독특한 성격을

표출하셨음에도 가정 평화를 위하여

항상 이를 감내하시며
굴기하심(屈己下心)의 부도(婦道)를

모범적으로 행하셨지요.
 
생활력이 강하신 누님은 결혼 당시에

이리시청의 공무원으로 근무하신 매형과

함께 결혼 2년 뒤 1961년에 상경하시어

통인동 시장에서 식료품 상점을 시작으로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 수십 번의 이사 등

온갖 고난을 겪어내시며 자녀들의 교육과
결혼 및 가정을 이루게 하시고, 스스로

경제의 자립력을 성공적으로 형성하시어

장년기와 노년기에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성남시 분당의 아파트에서 안주하시며

행복하게 사셨습니다.
 
더구나 외동의 효자 효부와 함께

동거하시며 이들의 효성스런 봉양에

만족하시며 안락한 노후를 보내셨습니다.
 
나는 이런 누님과 생각과 말이 상통하여

수시로 누님댁을 찾아 많은 대화시간을

나누고 깊은 우애를 교류하며 지냈지요.
그럴 때마다 매형과 누님이 언제나

반기시며 동기간의 따뜻한 정을 흠뻑

주셨습니다.

 

항상 자녀들과 며느리, 사위 그리고

친손 외손들을 자랑스러워하시며

고마워하신 누님의 폭넓은 품이 더욱

누님을 공경스럽게 했습니다.
 
누님은 부군(夫君)이신 매형을 도와

선대어른의 국가 독립운동 공적을

드러내시어 정부 보훈처에서
지정한 독립유공자로 받들게 하셨으며,
경기도 광주군 모란 묘원에 가족

봉안당을 설치하여 여러 곳에 산재한

선대어른들의 유해(遺骸)를

이장(移葬)하여 한 자리에 모시게 하는 등
위선사업(爲先事業)을 단행하시어
후대 자손들의 사표(師表)가 되어

주셨습니다.
 
누님은 말년에 거주하신 분당의 아파트

단지 내의 동년배 모임 자리인

양로당에서는 교수 출신, 학사 석사 출신의

주민들이 누님에게서 예법을 위시하여
누님의 인생철학과 지식과 상식에 대한

명료한 말씀을 즐겨 들으려 하면서 항상

앞자리에 모셨다 하셨다지요.
 
그러면서 사람은 학력도 중요하지만

인격이 더욱 사람대접을 받게 하는 것이라

하셨습니다.
 
누님은 7년 전에 먼저 매형을 보내드리고
해탈과 자유의 길을 걸으시며

낙도(樂道)생활을 해오셨지요.

그리하며 정신, 육신, 경제의 자립생활이
가능하게 할 때 생을 마쳐야 하겠다며

염원하셨지요.
그러면서 자녀들과 손주들에게 정신적인

지도와 경제적 도움을 틈틈이 주셨습니다.
 
최근에는 아들 훈이 하남 위례시에 신축

아파트 분양을 받아 분당의 거주하시던

아파트를 적기에 합당한 금액으로

매각하였고 2022년 3월에 더욱 쾌적하고
전망이 트인 남한산성 밑 자락에 위치한

명품 아파트로 이사하시어 자적(自適)의

생활을 하셨지요.
 
그러나 노년의 말기에는 건강이 여의치

못하여 자주 병원 신세를 지으셨고,

급기야 거동이 불편하여
사회 생활하는 아들과 며느리의 보살핌을

받으시기가 어려워 인근의 요양원에

입원하시어 불편함을 감내하시며

만족스럽게 지내셨지요.
 
누님! 누님은 일생을 다른 사람에게

빚이 되고 짐이 되는 삶을 거부하시고

오로지 자립과 자활 자력으로

생활철학을 삼고 합리를 지향하는
정도(正道)의 길을 걸으며 사셨습니다.
 
이 동생은 평소에 누님의 명석한 두뇌와

재능과 자질, 그리고 확고한 인생 철학을

실천하신 누님이 더욱 상급학교에

진학하시어 높은 학력의 소유자가
되셨더라면 사회와 국가를 위한 기여를

크게 하셨을 것이라고 아쉬워했었지요.
 
그러나 누님은 성공적인 일생을

살아오셨습니다.
누님은 특히 저와는 어려서부터 7남매

동기간 중에 가장 친밀한 사이였으며,

항상 만나면 반기시고 많은 대화를

나누며 살아오셨지요.
 
제가 70세에 저의 자전적 글 모음집을

발간했을 때와 80세에 다시 엮은 나의

인생 80년 자서전 책을 보시며 너무나

기뻐하시고 자랑스럽다면서 진정어린

찬사를 해주신 정겨운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고 공경하는 누님이시여!
이제 누님의 인생을 마무리하는 선종과

열반의 길에는 그동안 쌓아온 모든

애착심과 탐착심 그리고 여러 미진함의

아쉬움을 모두 내려놓으시고 뜬구름 같은
인생을 허공 같은 빈 마음으로 정리하시며

가볍게 훌훌히 떠나시기 당부드립니다.
 
아울러 잡다한 망념을 천진의 일심에

안주하시며 구속과 속박에서 벗어나

마음의 자유와 해탈을 얻어
낙원을 수용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야만 변함없는 행복과 영원한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이것이 죽음의 도(道)가 됩니다.
 
끝으로 그동안 열심히 살아오신 삶을

통하여 쌓인 피로한 정신을 잠시 쉬셨다가

새로운 선연(善緣)을 만나 새로운

모습으로 건강한 새 몸을 받아 더욱 복과

지혜가 충만한 새 삶을 맞이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이제 누님 부부가 앞장서서 마련한
경기도 광주군 모란 묘원의 가족

봉안당에서 평안히 영면(永眠)하시옵소서.
우리 또다시 만납시다.
 
2026년 6월 7일
아우 을중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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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원산 나환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0 순산 윤광준 고문님의 누님에 대한 영결사가
    심금을 울립니다. 혈연과 법연으로 이어지는
    양생의 인연이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 작성자성원기 | 작성시간 26.06.11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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