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시 모음> 정연복의 '사랑의 보름달' 외
+ 사랑의 보름달
사랑이 오면
꿈같이 사랑이 찾아오면
삶이 달라진다
얼굴에도 사랑의 빛이 감돈다
사랑을 하면
한 사람을 정말로 사랑하면
마음속에
환한 보름달 뜬다.
사랑의 기쁨은
감출래야 감출 수 없는 것
사랑은 온 삶
환히 밝히는 빛이다.
+ 보름달
여러 모양의 달 중에
으뜸으로 큰
둥근 보름달
휘영청 밝은 밤이면
가슴속
그리움이 부풀어오른다.
멀리 떨어져 있어
하릴없이 그리움만 쌓고 있는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같이 보이는 저 순한 달!
밤하늘에
보름달 두둥실 뜬 날에는
그리움에
커다란 날개가 돋는다.
+ 보름달
어둔 하늘
휘영청 밝은
저 순한 동그라미
바라만 보아도
세상살이 근심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미움과 원망 수그러들고
그냥 마음이 고와진다.
태양같이 뜨겁지도
별빛처럼 차갑지도 않고
엄마의 젖가슴 마냥
푸근한 다정함으로
온 누리 환하게 밝히는
저 동그라미 그리려
누가 한 달에 한번
하늘에서 컴퍼스를 돌리는가.
+ 보름달 이야기
밤하늘
끝없이 펼쳐진 어둠 속에
나는 사실
별것 아닙니다
거대한 어둠의 틈새로
새어나오는 한줄기 빛일 따름
나의 존재는
참 작고 미약합니다
내 온몸으로 불 밝혀도
어둔 하늘은 변함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지상의 밤길을 거니는 누군가
흐릿한 나의 빛으로
길을 잃지 않을 수 있고
죽고 싶을 만큼의
깜깜한 절망 속에서도
나를 보고
살아갈 새 힘을 얻는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더없이 기쁠 것입니다.
+ 보름달의 기도
밤하늘에 휘영청 밝은
둥그런 보름달
이 창조 세계의 걸작품을 바라보면
제 마음도 보름달이 되어요
환한 마음 되어요
순한 마음 되어요
편안한 마음 되어요
평화로운 마음 되어요
마음의 구김살이 펴져요
마음이 점점 더 넓어져요.
오, 주님!
보름달같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하루하루 생활하게 하소서
이해와 용서와 사랑의 마음으로
한세월 살아가게 하소서.
* 정연복(鄭然福): 1957년 서울 출생. pkom545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