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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자유논단

열린우리당 통일외교정책

작성자앙겔로스(경식)|작성시간06.05.22|조회수32 목록 댓글 0
열린우리당 통일외교안보정책의 방향

 

과거 정권과 열린우리당의 통일외교정책 차이

60여년 가까이 흘러온 한국의 지난 역사에서 정부의 통일외교분야의 정책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리고 있다. 한편에서는 과거 한국의 통일외교정책이 외국에 대해 종속적이고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반공주의로 일관되었다는 비판이 있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미국의 힘이 강대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하지만 지난 7-80년대 한국정권이 한미동맹을 중시하고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보는 국가보안법을 체제보위의 수단으로 중시해왔다는 사실은 대체로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철통같아 보이던 당시 정권의 친미노선, 반북 이데올로기도 2000년 6.15 남북공동선언을 전후하여 서서히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미국은 여전히 북한과 높은 긴장상태의 군사적 대립을 지속하는데도 한국정부가 북한과 독자적인 교류협력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6.15 남북공동선언은 자주통일운동의 대중화를 이끌었으며 무엇보다도 국민들이 외세에 나약한 정부보다는 자주적 민주정부를 동경하게 되고 한미공조보다는 민족공조에 기반한 민족화해가 국민정서의 대세로 되게 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통일외교안보정책은 이러한 역사의 흐름 속에 존재하고 있다.

민주개혁세력이라 자부하는 열린우리당은 남북한 사이의 실질적인 협력을 증대시키고 군사적 신뢰관계를 구축하여 한반도 평화와 남북 공동번영을 추구할 것을 내세우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한반도 주변 국가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추진한다는 것이 열린우리당의 주장이다.

열린우리당의 통일정책

열린우리당은 남북의 협력에 바탕한 평화구축, 그리고 이를 통한 공동의 번영을 추구하는 것을 대북정책의 중심으로 잡고 있다. 이들은 남북경제협력을 확대·발전시켜 민족경제공동체의 토대를 마련하고, 사회문화교류에서 협력을 확대하여 민족동질성을 회복함으로서 평화통일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나아가 열린우리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동북아시아 주변국들과의 관계도 중시하고 있다. 먼저 북-미, 북-일 관계가 정상화 되는 것을 적극 돕겠다고 밝히고 있으며 남북한과 함께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의 6자가 참여하는 다자간 협의체를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열린우리당의 통일정책은 과거 한국의 집권여당에 비해 진보적으로 발전한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북한과의 대결도 불사하면서 한반도 긴장을 고조하는데 한몫하였던 냉전적 사고방식의 과거정권과는 달리 남북협력을 통한 한반도 평화구축을 가장 중요한 통일관련 사업으로 보는 점이 그렇다. 그리고 동북아 다자간 협의체도 작년까지 열렸던 6자회담으로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열린우리당의 제안은 꽤나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볼 수 있다.

열린우리당의 외교안보정책

열린우리당은 또한 그 외교정책에서 긴밀한 한미동맹을 유지, 강화하는 것이 한국의 이익에 부합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한미동맹은 강고하며, 양국의 정상과 당국자들은 한반도 문제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며 대처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며 세계무역기구를 비롯한 각종 무역기구에 적극적으로 가입하며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군사부문에서도 한미동맹을 중심에 둔 정책을 추진한다. 미국의 요청 아래 이라크 전쟁에 자이툰 부대를 파병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주한미군의 재배치, 즉 전략적 유연성 강화에도 합의하고 있다. 이는 전반적으로 한미동맹을 중시하는 외교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북한에 대해서만은 미국과 일정한 입장 차이가 있다. 열리우리당은 남북한 군사회담을 정례화하여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남북간에 신뢰를 구축하려고 한다. 이는 최악의 경우 북한정권에 대한 직접공격도 예상에 넣고 있는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과는 일정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써 이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열린우리당의 정책은 미국과 다르다.

열린우리당 정책의 문제점

그러나 열린우리당의 통일외교정책을 살펴보면 무언가 앞뒤가 안 맞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열린우리당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구축하고 남북이 공동으로 번영하는 평화통일을 이루겠다고 약속하고 있지만 정작 대북 선제공격을 포함한 군사적 대북압박을 계속하는 부시 행정부와도 긴밀한 동맹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주장이 그러하다.

일례로 열린우리당은 북핵문제도 긴밀한 한미동맹에 기초하여 해결하겠다고 한다. 미국은 대북 강경정책을 지속하고 있고 북한도 일방적으로 무장해제를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힌 상황에서 북-미간의 대결구도는 쉽게 해소될 문제가 아니다. 북한으로서는 미국의 주장을 들어주다가는 정권을 내놓아야 하고 미국으로서는 북한의 주장에 동조하면 그동안 추진해 온 정책전반을 새로 검토하고 새출발을 해야 한다.

이렇게 심각한 국제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접근하는 기본원칙 같은 것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그러한 북미관계를 대하는 기본원칙이 서로 모순된다. 북한과 미국 양국과 모두 가까운 협력관계를 갖는다는 것이 열린우리당의 외교정책인데 북한과 미국의 대결이 심화되면 심화될수록 이러한 열린우리당의 외교정책이 설 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반도 긴장의 주범은 미국

과거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하는 주범이 북한이였다면 현재는 은 바로 미국이다.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론, 핵선제공격설을 유포한 세력이 미국이고, 북한으로 진격하여 새로운 정권을 세우겠다는 전쟁계획을 발표하는 세력도 미국이다. 주한미군은 휴전선 부근에서 매년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이고 있으며, 일방주의 외교노선에 입각하여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을 침공하여 점령한 나라도 미국이다.

미국은 그 역사를 보더라도 반미국가에 대해서는 언제나 군사적 압박과 보복을 일삼아왔고 현재의 미국 외교정책을 보더라도 미국의 대북정책은 군사적 압박이 중심이다. 미국은 대북 고립.압박을 위해 주일미군의 위상을 더욱 높이는 것을 골자로 태평양 방면군의 무력을 신속기동군화하고 있으며 주한미군을 재배치하고 있다. 이상의 사실을 통해 볼 때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주범은 다름아닌 미국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이 진정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정착시키고자 한다면 일차적으로 한미동맹의 틀을 최대한 이용,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을 바꾸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열린우리당은 무엇보다도 미국이 더 이상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을 일으키지 못하게 다양한 외교활동을 벌여야 한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외교정책 비중은 한반도 평화보다는 한미동맹 강화에 치우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협력적 자주국방이라는 이름으로 한국군의 무장장비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까지 인정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나아가 주한미군의 영구주둔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형편이다.

물론 노무현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한미동맹에 대해 미국에 무조건 맹목적이지는 않으며 남북관계도 적극적이다. 작년 9월에 있은 6자회담에서 한국대표 송민순 외교부 차관은 미국대표인 크리스토퍼 힐과도 일정하게 갈등하면서 6자 공동성명을 견인한 바 있다. 또한 열린우리당의 정동영 당의장은 통일부장관을 역임하던 2004년 방북 이후 남북교류협력에 대해 매우 발전적이고 긍정적인 조치들을 내놓은 바 있다.

열린우리당은 지금까지 17차에 이르는 장관급 회담을 중단없이 추진하고 있으며 산하에 수많은 실무회의들을 추진하고 있다. 게다가 금강산 육로관광, 개성공단, 경의선 연결 사업 등을 추진함으로써 남북 사이의 화해와 교류도 풍부히 해나가고 있다. 또한 노무현 정부는 미국계 투기자본 론스타의 부당한 은행인수와 세금회피 혐의에 대해서도 집요하게 수사하며 잘못을 밝히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이러한 모습은 과거 신한국당이나 민자당 정권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발전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중심세력들의 미국에 대한 관점은 현실적이지 못하다. 열린우리당은 미국의 영향력을 절대적으로 보거나, 아니면 우리민족의 자주적 역량을 왜소하게 본 나머지 우리민족과 미국이 대결하면 민족적 재앙이 초래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있는 듯 하다.  결국 열린우리당은 미국의 힘이 절대적이라는 관념에 사로잡혀 국방과 외교에서 갈수록 미국의 입김에 좌우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북한에 대한 관점도 일정하게 편향되어 있다. 열린우리당은 사실 한국과 북한의 체제비교는 한국의 완승으로 끝났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그렇기 때문에 남북이 힘을 합쳐 완수되는 조국통일도 한국이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조속한 통일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열린우리당은 남북경제협력도 한국경제의 중요한 대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 정도로 생각하고 있으며 다양한 남북교류도 대북지원과 같은 수준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들은 나아가 북한경제도 궁극적으로는 한국과 같은 체제, 시장개방과 투자유치로 나아갈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다만 이를 유도하는 방법론에서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북한체제 전복, 북한정권 교체가 아니라 중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서서히 화합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른바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의 계승인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자주적 시각에서 세계를 보아야

그러나 지금까지의 한반도 정세는 열린우리당의 판단과는 다르게 흘러왔다. 북한은 북미대결구도에서도 자주노선을 계속 지켜가고 있다. 오히려 러시아, 중국 등의 한반도 주변국들이 북한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러시아와 중국을 순방하였으며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중국의 후진타오 총리 역시 각각 평양을 방문한 바 있다.

이들 국가들은 미국이 북한을 불량국가, 범죄국가라고 선동하는 가운데서도 오히려 미국의 주장이 부당하고 비현실적임을 들어 북한측 주장을 존중하고 있으며 북한과 다양한 협력관계를 넓히고 있다. 동북아시아에서 북한의 발언은 증대되는데 비해 미국의 영향력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반면 부시행정부의 일방주의 정책은 곳곳에서 암초를 만나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를 점령한 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이라크에 친미정부를 완성하지 못하였으며 이라크전쟁에 대한 국제여론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게다가 이란도 핵개발을 추진하며 미국과 커다란 마찰을 빚고 있으며 베네수엘라는 석유회사를 국영화시켜 미국석유자본에 상당한 타격을 주었다.

미국의 신자유주의 경제정책도 여러 난관에 봉착해 있다. 미국은 자유무역을 통해 세계 각국에 대한 시장을 더욱 확고히 장악할 목적으로 자유무역주의를 제창하고 세계무역기구 (WTO)를 출범하였으나 아직 WTO의 당면 의제인 도하개발 아젠다가 회원국들의 일치를 얻지 못하는 관계로 2003년부터 표류상태에 빠져 있는 형국이다. 또한 브라질을 비롯해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의 수많은 국가들에서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하는 좌파정권이 출범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변화와 개혁을 주장하는 정당이다. 새로운 것, 참신한 것은 시대의 흐름이고 자주는 국민의 지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은 대부분 시책에 대해 열려 있지만 대미관, 대북관에 있어서만큼은 충분히 개혁적이지 못하다.

열린우리당은 현 시대의 새로운 요구에 맞게 우리민족의 이익을 중심에 놓고 주변국과 대등한 관계를 설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반도 정책을 작성하는데 미국의 영향력이 크다고 미국의 입장에 기초한다면 그것은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열린우리당이 대미관계에서 주동을 틀어쥐고 민족의 이익을 앞세우는 방향으로 통일외교정책을 설정하고 일정하게 발전하는 남북교류협력을 더욱 적극적으로 발전시킨다면 이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길이 될 것이고 열린우리당의 개혁적 이미지에도 맞을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외교관계도 모든 국가들과 동등하게 열린 외교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눈앞의 한미동맹에만 매몰되지 말고 좀 더 넓은 안목으로 자주노선을 걸어야 할 것이다. 국민들이 바라는 진정한 개혁정당의 모습은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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