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이 있는 곳
장영희 교수님의 ‘위대한 순간은 온다.’ 라는 글에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교수님이 야학에서 가르치던 용호라는 아이가 있었는데,
성적이 안 되어서 사제의 길을 포기하고 속초로 내려가 자동차 정비를 배우게 되었답니다.
그 학생이 내려가기 전에 교수님은 책 한 권을 주며,
그 앞 장에 ‘이 세상에 기쁨과 행복 주는 사람이 되거라!’ 라고 써 주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용호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에이, 선생님. 제가 어떻게 이 세상에 기쁨과 행복을 줘요.
저는 신부님이 돼서 위대한 일을 많이 하고, 세상에 기쁨과 행복을 주려고 했어요.
그랬는데...”
자동차 정비공이 어떻게 이 세상에 기쁨과 행복을 주겠냐는 말인데,
그 말을 들으며 교수님은 예전에 유학 중에 알게 된 토니가 생각났다고 합니다.
나이가 예순 정도로 기숙사 경비였는데, 전직이 콜택시 기사였다고 합니다.
언제가 그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겪은 일을 들려주었다고 합니다.
“그날 밤 당번이었던 그는 시내 어떤 주소로 가라는 연락을 받았다.
도어벨을 누르니 한참 있다가 문이 열렸고,
거기에는 마치 40년대 영화에서 막 걸어 나온 듯한 복장에
모자까지 단정히 쓴 아주 나이 든 할머니가 서 있었다.
그 뒤로 보이는 방에는 가구가 다 흰색 천으로 덮여 있었다.
차에 타자 할머니는 주소를 주면서 시내를 가로질러 가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 돌아서 가는 건데요, 할머니.”
“괜찮아요. 난 시간이 아주 많아. 호스피스 병원으로 가고 있는 중이거든.
식구도 없고, 의사 선생님 말씀이 이젠 갈 때가 얼마 안 남았대.”
어둠 속에서 할머니 눈에 이슬이 반짝였다. 토니는 미터기를 껐다.
그로부터 두 시간 동안 토니와 할머니는 함께 조용한 크리스마스 새벽 거리를 드라이브했다.
그녀가 젊은 시절 엘리베이터 걸로 일하던 빌딩, 처음으로 댄스파티를 갔던 무도회장,
신혼 때 살던 동네 등을 천천히 지났다.
때로는 어떤 건물 앞에 차를 세우고 그냥 오랫동안 어둠 속을 쳐다보기도 했다.
어슴푸레 날이 밝아오자 할머니는 “이제 피곤해. 그만 갑시다.” 라고 말했다.
병원에 도착해서 토니는 몸을 굽혀 할머니를 안아 작별인사를 했다.
“자네는 늙은이에게 마지막 행복을 줬어. 아주 행복했다우.”
나중에 토니는 이런 말을 했다. “난 그날 밤 한참 동안 할머니를 생각하며 돌아다녔지.
그 때 내가 그냥 경적만 몇 번 울리고 떠났다면?
그래서 크리스마스 날 당번이 걸려 심술 난 다른 기사가 가서 할머니에게 불친절했더라면...
돌이켜 보건대 나는 내 일생에 그렇게 위대한 일은 해본 적이 없어.
내가 대통령이었다 해도 아마 그렇게 중요한 일은 하지 못했을지 몰라.”
오늘 복음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사실 너의 보물이 있는 곳에 너의 마음도 있다.” (인터넷)
하늘나라의 비유의 말씀을 하시며 밭에 뭍인 보물을 발견한 사람은 모든 것을 팔아서 그 밭을 산다.(마태오13,44)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일상의 삶에서 보물로 여기는 것은 무엇입니까?
또 우리의 지난 일중에 잊어지지 않는 것들은 무엇이 있습니까?
일상의 삶에서 하느님의 사랑의 손길을 체험하며,
사랑을 살았을 때가 잊어지지 않는 경험이 아닐까요?
몸의 등불인 눈이 사랑해야 할 일을 바로 보고 사랑으로 봉사하는 삶을 살 때
우리는 늘 보물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2023년 6/23연중 제11주간 금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