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전의 속살을 들여다 보다(한국 산문선 3)

작성자차니|작성시간25.03.19|조회수12 목록 댓글 0
  • 한국 산문선 3, 조식 외, 민음사, 2017.

 

연구자가 필요에 의해서 한문을 번역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지만, 독자를 위하여 번역하고 그것을 출간할 때는 고려할 점이 너무도 많다.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문체가 상대방에게는 낯설고, 때로는 읽어도 정확한 뜻을 알기 어렵고 모호하게 생각될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번역 작업은 반드시 제3자를 통해서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 책의 기획에서부터 출간에 이르기까지 장장 8년여의 시간이 필요했다는 것은 아마도 번역 작업만이 아닌, 그 이후 독자들을 위한 윤문 작업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한국산문선> 제3권은 한문학의 난숙기라고 할 16세기 명종부터 선조 연간의 작품들을 다루고 있다. 이 시기에 활동했던 인물들을 꼽아본다면, 이황과 이이는 물론 조식과 기대승, 그리고 정철 등 그야말로 문학사에 거론되는 걸출한 인물들이 먼저 떠오른다.

 

대상 인물들이 너무도 많기에, 해당 인물들의 주요 작품들이 누락된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개인의 문집 번역이 아니기에, 그러한 현상은 불가피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기도 하다. 아마도 이 책의 번역자들은 대학의 한문학 강독 수업의 교재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을 것이라 짐작해 본다. 그동안 한문 원문과 번역을 함께 구하여 접하는 일이 쉽지 않았기에, 누군가는 해야할 작업이었던 것이다.

 

특히 제3권에서는 여성 작가인 허초희의 <광한전 백옥루 상량문>이 수록된 것이 특징이라 하겠다. 주지하듯이 허균의 누이인 허초희(허난설헌)는 조선보다 중국에서 더 유명했던 인물이다. 조선시대에는 여성들이 글을 안다는 것, 특히 한문으로 시나 산문 작품을 쓴다는 것이 자랑이 아니라 오히려 흉으로 여겨졌던 것이다. 그러나 허균에 의해서 허초희의 글이 중국인들에게 전해졌고, 그 결과 중국에서는 허초희의 시문을 모은 문집에 출간될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어쨌든 다양한 인물들의 산문 작품들만을 모아 번역한 이 책의 가치는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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