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전 문학과 근심 걱정, 신재홍, 국학자료원, 2022.
‘고전에서 찾은 옛 사람들의 근심 걱정’이라는 부제의 이 책에서는, 고전문학 전공자인 저자가 문학작품에서 찾은 근심과 걱정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탐구한 내용을 서술하고 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어려움을 겪을 때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적당한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해결책을 찾을 수 없을지 모른다는 고민과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을지 모른다는 걱정이 머릿속에 떠오를 수밖에 없다. 또한 아무리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일지라도 일상에서 겪는 갖가지 어려움은 늘 존재하고 있기에, 근심이나 걱정은 인류의 삶 속에 떠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사람의 삶을 바탕으로 창작된 문학작품에 근심이나 걱정이 형상화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을 것임은 자명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문학 작품에서 근심이나 걱정이 형상화되어 있다고 할 때, 그것이 작품의 주제로 부각되는 경우도 있지만 하나의 소재로 등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그것이 작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다를 수밖에 없으며, 또한 단순히 소재로 활용되는 정도인지 아니면 작품 전면에 부각되는 정도인지를 따질 필요도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일단 근심과 걱정이라는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작품 한 편 한 편에 대해 꼼꼼하고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고 있다. 문학작품에 형상화된 면모가 대체로 일상에서 발생하는 일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기에, 저자 자신의 일상에서 느껴지는 근심과 걱정에 착안하여 작품을 검토했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상황과 여건은 다르나 인간으로서 꾸려가는 삶의 기본 방식과 양상은 보편적’이기에, 자신의 전공인 고전문학을 통해서 살아가면서 겪는 근심과 걱정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었다고 하겠다.
구체적으로 고전문학 작품들에 나타난 면모를 살피기 전에, 저자는 먼저 ‘시름의 미학’이라는 제목으로 일상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시름’의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그것을 바탕으로 ‘시름의 미학이 바탕이 된 고전문학 작품을 찬찬히 음미하고 깊이 이해’하여 분석한 내용들이 이어진다. 작품에 나타난 ‘시름’의 범주를 몇 개로 구분하여 살피고 잇는데, 이어지는 내용은 바로 ‘일상의 근심 걱정’이라는 주제라고 하겠다. 고려가요인 ‘정읍사’와 ‘사모곡’, 시조인 ‘도산십이곡’과 ‘창 내고자’로 시작되는 사설시조, 가사작품인 <누항사>, 그리고 고전소설은 <심청가>와 <토별가> 등을 통해서 작품에 구현된 시름의 의미를 천착하고 있다. 부분적으로 작품 해석에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없지는 않으나, 일단 ‘시름’이라는 주제에 맞추어 작품을 바라보려 했다는 점은 흥미롭게 다가왔다.
이어지는 주제는 누구나 한번쯤은 겪을 수밖에 없는 ‘사랑의 시름’이며, 여기에도 고전문학의 다양한 작품들이 다루어지고 있다. 특히 사랑이라는 주제는 현실의 장애를 극복하면서 타개하는 속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모든 문학에서 주로 다루어지는 주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다양한 ‘시름에 마주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문제는 ’사회의 근심 걱정‘이라는 주제를 통해서 다양한 작품들의 검토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또한 시름 자체의 문제도 있지만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도 다양하게 마련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마지막 장인 ’시름 풀기‘는 그와 연관된 작품들을 부각시켜 논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하겠다.
물론 일시적으로 시름과 걱정은 풀어질 수 있겠지만, 다시 일상을 영위하면서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것도 분명하다고 하겠다. 결국 인간의 삶은 시름과 걱정이 자주 찾아올 수밨에 없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시름은 일시적으로는 해소될 수도 있겠지만 또 다른 시름이 찾아오기에, 살아가면서 함께 할 수밖에 없는 동반자로 여길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이 책에서는 고전문학 작품을 대상으로 이러한 문제에 천착하고 있지만, 현대문학 또는 외국문학 작품을 대상으로도 이러한 분석을 시도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하겠다. 그런 점에서 저자의 이러한 시도는 작품을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여겨졌다.(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