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짓고 자연에서 채취한 식재료로 꾸민 채식주의자의 소박한 밥상!

작성자차니|작성시간26.06.06|조회수20 목록 댓글 0
  •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 헬렌 니어링, 디자인하우스, 2001.

 

이 책의 저자인 헬렌 니어링은 남편 스코트 니어링과 함께 도시를 떠나 농촌에 정착해 살면서, 직접 농사를 짓고 환경 친화적인 삶을 살았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의 삶의 방식을 소개하는 <조화로운 삶>이라는 책을 통해서, 그들 부부의 삶의 방식과 아울러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고자 하는 가치관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농사를 지으며 자연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밥상을 어떻게 꾸려나가는지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저자는 자신이 꾸리는 밥상의 면모를 소개하면서, 오랫동안 ‘도서관에서 희귀본을 찾아 읽’으면서 모아 두었던 ‘지혜롭게 잘 쓴 글들을’ 함께 소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책을 읽는 동안 저자가 추구한 삶의 방식과 아울러 다양한 책들에 소개된 사람들의 음식과 식생활에 대한 생각들을 접할 수가 있다고 하겠다.

 

저자는 먼저 사람들의 즐거움을 채우기 위해 살아 있는 동물들을 죽여 음식 재료로 만드는 육식이 아닌, 자연에서 얻어지는 것들을 중심으로 밥상을 꾸리는 채식주의를 택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의 내용은 저자가 실천했던 채식주의자의 식생활과 그 구체적인 면모를 소개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저자 스스로도 기록된 내용을 일컬어, "아무도 쓸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 조리법을 기록하려 시도했다고" 서술하고 있다. 또한 자신을 "부엌에서 가능한 한 최소한의 시간을 보내고, 조리법이나 요리책 따위를 참조해서 음식을 만들지 않고, 그저 되는대로 재료들을 섞어 재빨리 식사 준비를 하는 사람"으로 전제하고 있다. 그럼에도 출판사의 권유로 ‘내가 요리책을 쓰게 된 사연’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면서, 저자가 ‘제안하고 기술할 식이요법은 영양가 있고 무해하고 간소한 음식’임을 강조하고 있다.

 

책의 목차를 통해서 저자가 추구하는 식생활의 면모와 구체적인 밥상의 목록들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고 하겠다. ‘소박한 사람들을 위한 소박한 음식’이라는 제목의 1부를 통해서, 화식(火食)이나 육식과 가공식품이 아닌 생식(生食)과 채식 그리고 신선한 음식을 선호하는 자신의 취향을 분명하게 밝히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가치관을 토대로 ‘소박한 음식 만들기’의 구체적인 조리법들이 2부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제시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의 "조리법이 간단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하는 요리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아울러 "재료의 정확한 분량을 밝히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이 책에서 소개된 '대강의 지침'에 독자들이 이를 토대로 "자기 기호에 맞게 음식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각종 재료의 정확한 양을 제시하는 일반적인 요리책과는 명백히 다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음식 재료의 종류만 제시하고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표현’된 조리법을 취하는 까닭에 대해, 저자가 참고했던 다양한 옛 요리책들이 취했던 방식임을 밝히기도 한다. 주로 저자가 농사를 지으면서 재배한 작물들과 자연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들을 토대로, ‘소박하고 든든한 수프’와 ‘자연이 차려준 식탁, 샐러드’ 등 주로 ‘활력을 주는 야채’들을 활용한 조리법들이 저자의 설명과 함께 소개되고 있다. 여기에 각종 양념과 향신료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대신 ‘허브와 양념은 지혜롭게’ 사용할 것을 제안하고, 다른 음식을 만들고 ‘남은 재료로 만드는 캐세롤’이나 설탕을 사용하지 않고 ‘과일로 만든 달콤한 디저트’를 소개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저자 부부의 식단에서 곡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이유를 복잡한 조리 과정을 거쳐야만 하는 ‘빵은 무거운 식품이다’라는 항목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생수와 그 밖에 음료’와 ‘먹을거리를 보관하고 저장하는 법’ 등에 관해 소개하는 내용으로, 저자가 실천했던  ‘소박한 밥상’의 다양한 조리법들과 식재료들에 관한 소개를 마무리하고 있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여건을 갖추지 못한 많은 사람들에게, 저자 부부의 ‘소박한 밥상’은 아마도 실천하기 쉽지 않은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다양한 경로로 소개되는 이른바 ‘먹방’이 대중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현상을 각종 매체를 통해서 유행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국내의 다양한 지역은 물론 해외의 유명한 식당을 찾아가서 음식을 소개하거나, 엄청난 양의 음식을 먹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때로는 자극적으로 매운 음식을 먹는 것에 도전하거니, 최대한 많은 양의 음식을 먹도록 경쟁하는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전화기를 통해 빠르게 음식을 배달하여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휴대폰의 검색 기능을 사용하여 다양한 음식과 유명 식당들을 소개하는 게시물들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다양한 음식들과 그에 관한 정보가 넘쳐나는 현실에서, 어쩌면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연의 재료들을 활용하여 차려 내는 저자의 ‘소박한 밥상’은 그래서 더 소중한 내용으로 기억될 수 있다고 하겠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채식과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법이 소개되기도 하는데, 이 책에 소개된 조리법을 독자 나름대로 활용하여 적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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