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와의 교감을 통해 세상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

작성자차니|작성시간25.02.25|조회수18 목록 댓글 0
  • 나의 작은 새, 박윤정, 반달, 2021.

 

작은 화분을 선물로 받고, 정성스럽게 키우던 중 찾아온 작은 새와의 인연에 대해서 소개하는 내용의 책이다. 저자 스스로 ‘첫 그림책’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무엇보다 배경 그림이 자수로 이뤄져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하겠다. 자수 역시 저자가 평소 즐기는 취미일 것이며, 책 전체의 배경 그림을 모두 자수로 채울 수 있을 정도로 숙련된 솜씨를 지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작가 소개에서 ‘보잘것없는 존재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줄 아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하고 있는데, 이 책의 내용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내용을 세밀히 관찰한 결과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선물로 받은 화분 하나’를 마당 한쪽에 둔 상황으로부터 책의 내용은 시작된다. 그렇게 방치되었던 화분의 식물은 차가운 바람이 불면서 이파리들이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어느새 볼품없어진 화분은 점점 주인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어느 날 아침’ 방치된 화분에서 ‘아추’하는 작은 새의 지저귐이 들리면서, 새와 함께 화분은 주인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였다. 그렇게 찾아든 새가 아니었다면 화분은 다시 주인의 관심을 받기 힘들었을 것이다. 

  

새가 ‘놀라서 도망 갈까봐 문 뒤에 숨어서 몰래’ 지켜보면서, 주인의 ‘화분 살피는 시간도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잊지 않고 가끔 찾아오는 새를 통해서 화분에 대한 주인의 관심이 다시 환기되었지만, ‘언제부턴가 새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새가 다시 찾아오기를 기다리며 이후로도 꾸준히 화분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봄이 되어 화분에는 다시 ‘연두빛 이파리들이’ 자라기 시작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주인의 관심은 여전히 새가 오지 않았다는 것에 집중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렇게 ‘몇 번의 겨울이 오고, 몇 차례의 봄이 다시 왔지만, 새는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상황임을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주인은 처음에는 방치되었던 화분을 꾸준하게 지켜보았고, 새가 다시 찾기를 바라면서 화분의 식물을 정성스럽게 키웠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저 화분의 식물과 새에만 관심을 가졌던 자신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주인은 ‘처음에는 알아채지 못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새는 나무에 깃들어 살아간다는 것을 새삼 확인하고, 사람들이 식물을 정성스럽게 키울 수 있을 때 그곳에 둥지를 튼 ‘나의 작은 새’를 ‘이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 결말이다.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 구절처럼 세상의 사물들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비로소 나에게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이라고 하겠다. 누군가에게 선물 받은 화분이 마당 한쪽에 방치되었을 때는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했지만, 우연히 화분을 찾아온 새를 통해서 주인에게 ‘화분’은 비로소 새와의 만남을 제공하는 역할을 지니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새가 다시 찾아오기를 바라며 정성껏 화분의 식물을 가꾸었을 터이지만, 새가 다시 찾아오지 않더라도 이제 화분의 식물은 주인의 삶에 깊이 스며든 것이라고 하겠다. 그리고 주위에 시선을 돌렸을 때 새가 깃들어 살 수 있는 나무들이 우리 주변에 널려 있음을 때닫게 된 것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내용을 자수를 통해 매우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 또한 이 책의 특징이라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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