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이후 변화된 '사랑의 관념'에 대한 의미와 특징을 고찰하다!

작성자차니|작성시간25.12.10|조회수23 목록 댓글 0
  • 사랑은 지독한 혼란, 울리히 벡 외, 새물결, 1999.

 

이 책에서는 흔히 사람들에게 낭만적인 단어로 여겨지는 ‘사랑’에 대해서, 진지하고 상세하게 따져보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사랑, 결혼, 가족, 아이들의 새로운 미래를 향한 근원적 성찰’이라는 부제를 통해서, 저자들은 사랑이라는 주제가 결코 낭만적으로만 해석될 수 없는 주제라고 파악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부부가 공동 저자로 나선 이 책에서, 남성과 여성의 입장에 따라 다루는 주제와 내용이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본문이 시작되기 전 ‘서문은 공동으로 집필했고, 1장과 5~6장은 울리히 벡이, 2~4장은 엘리자베트 벡-게른샤임이 썼’음을 적시하고 있다. 책의 제목인 ‘지독한’과 ‘혼란’ 사이에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이라는 표현을 삽입하고 있어, 사랑은 혼란스럽지만 그러한 모습이 지극히 정상적이라는 의미를 담아내고 있다고 이해된다.

 

저자들은 근대사회로 접어들면서 사람들의 삶의 조건들은 변화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랑만큼은 그와 상관없이 낭만적이고 추상적인 관점에서 고려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사랑은 더 이상 낭만의 관점으로 바라봐서는 안 되며, ‘개인화, 그리고 삶과 사랑의 여러 방식들’이 있음을 전제해야 함을 ‘서문’을 통해서 적시하고 있다. 이어지는 1장에서는 ‘사랑이냐 자유냐 : 함께 살기, 따로 살기, 혹은 목하 전투 중’이라는 제목으로, 근대 이후 여성의 사회 활동이 이전보다 자유로워지면서 사랑의 양상이 변화하게 된 요인들에 대해 짚어내고 있다. 근대 이전에는 여성들은 집안에서의 활동과 살림을 담당하고, 남성들은 사회 활동을 전담하여 가족들의 생계에 대한 책임이 주어지는 형태였다. 그러나 근대화 이후 교육과 취업 시장이 더욱 확대되면서, 전통적인 ‘성별 역할’이 더 이상 견고하게 유지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하겠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 ‘사랑’에 대한 생각도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여성의 입장에서 서술된 2~4장의 내용은 그 내용이 상세한 영역을 다루고 있다고 여겨지며, 특히 여성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전제하고 있다. ‘사랑으로부터 그냥 관계로 :사회의 개인화와 인간 관계의 변화’라는 제목의 3장에서는, 사람들의 삶의 조건이 ‘전통적 결속의 단절’로 야기되는 ‘개인적 안정성의 원천’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펼치고 있다. 의무나 책임이 아닌 ‘내적 정박지로서의 사랑과 결혼’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면서, ‘사랑은 이전보다 더 중요해’졌으며 마찬가지로 ‘이전보다 더 어렵다’는 점을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며 실증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전통적인 성 역할을 전제하는 ‘사랑과 결혼’의 방식에 공감할 수 없을 것이기에, 변화된 사회 조건에서 사랑과 결혼도 개인화에 따른 다양한 양상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자유로운 사랑, 자유로운 이혼 : 해방의 두 얼굴’이라는 제목의 3장에서는, 결혼식에서 여전히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서약하지만 실제로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없어 이혼을 택하는 비율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즉 전통적인 관념이 우세했던 ‘지난 시절’에는 결혼이 ‘의무와 확실성’을 강제하고 있었다면, 변화된 사회인 ‘현재’는 ‘자유의 증대와 안전의 감소’라는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한다. 그리하여 서로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세계를 찾아’야 하며, 이를 위해 ‘공동의 명분’을 고려하여 부부 사이에 ‘대화’는 물론 ‘참아내기의 부담’마저 감당한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또한 ‘내 모든 사랑을 아이에게’라는 제목의 4장에서는, 핵가족이 지배적으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아이의 역할이 중요함을 서술하고 있다. 특히 불임부부들이 겪는 시험관 시술에 대해 논하면서, 그 과정에 지난하고 사랑이라는 감정이 배제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하고 있다.

 

5장에서는 ‘이브의 두 번째 사과 또는 사랑의 미래’라는 제목으로, 현대 사회에서 결혼과 이혼 그리고 재혼이 발생하게 되는 상황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여성의 사회 활동이 활발해진 상황에서 남성 또한 ‘강요된 남성 해방’의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결혼 계약서’로 상징되는 달라진 결혼 풍속도에 대해 의미를 짚어내고 있다. 계약서가 존재한다는 것은 그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것에 다름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더욱이 재혼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도 ‘이혼 뒤의 확대 연속가족’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라고 하겠다. 마지막 ‘사랑, 우리의 세속적 종교’라는 제목의 6장에서는, 이미 개인적 여건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음에도 ‘신흥 종교로서의 사랑’이라는 관념에 집착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사랑’은 낭만이 아닌,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다양하게 발현될 수밖에 없는 감정과 그 결과물이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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