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오름, 김연수, 우리나비, 2019.
주말을 맞아 다시 가벼운 마음으로 만화를 손에 들고 읽었다. 부부를 중심으로 한 가족에게 일어나는 일상의 잔잔함을 담고 있는 내용이었다. ‘제주 파란 집 이야기’라는 부제를 붙인 이 책은 제주도의 곶자왈 근처에 정착한 작가의 체험담을 담고 있다고 이해되었다. 근처에 오름이 있어서, 오름을 산책하는 것이 일상으로 자리 잡은 이들의 생활을 매우 현실감있게 그려내고 있었다. 주지하듯이 ‘오름’은 제주도 한라산 기슭에 분포하는 소형 화산체를 일컫는 제주도 특유의 용어이다.
모두 1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목차는, 노래를 좋아하여 버스킹을 하는 남편에게 갑상선 수술을 해야되는 상황에 처해진 ‘공원에서’라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수술로 인해 다시 노래를 할 수 없고 힘든 치료 과정으로 인해서 부부 사이의 갈등이 생기고, 부부는 제주도 여행을 떠나게 된다. 좋은 자연 환경에 매료되어 먼저 남편이 요양차 제주도로 가고, 다시 아내와 아이까지 뒤따라와서 그곳에서 정착하게 된다. 그리고 이웃들과의 만남이 이어지고, 새롭게 정착한 제주도에서의 가족들의 일상이 잔잔하게 그려져 있다.
우연히 집으로 찾아온 강아지의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반려동물로 키우게 되는 과정이 그려지기도 한다. 매서운 태풍으로 인해 프랑스에서 찾아온 시동생 가족과 일정을 넘겨 집에서 함께 보내며, 과거의 갈등을 돌아보는 내용도 매우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제주도에 정착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기간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지만, 가족들의 반응을 보면 아주 오랫동안 그곳에서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진다. 잔잔하지만 충분히 공감되는 또 다른 ‘제주 파란 집 이야기’가 계속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