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청, 임영주, 대원사, 1991.
궁궐이나 사찰 등에 위치한 전통 건축의 기둥이나 처마 등에서 울긋불긋한 색의 기하학적인 문양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를 일컬어 ‘단청(丹靑)’이라고 한다. 왕이 거주하는 궁궐이나 신성한 공간으로 인식되는 사찰이나 향교의 건축물에서는 단청을 발견할 수 있지만, 관리나 일반 서민들의 집에는 단청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통적인 염료는 구하기 여렵고 매우 귀했기 때문에, 궁궐이나 사찰이 아닌 일반인들의 사용이 제한되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이 책은 전통 건축물에 사용된 단청에 관한 세세한 정보를 담아내고 있다.
이 책에서는 단청의 의미와 한반도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단청의 특색, 단청의 시공 기법 및 순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저자는 단청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단청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건축물에 여러 가지 빛깔로 그림과 무늬를 그리는 일을 말하지만 본래 왕실이나 나라의 길흉에 관한 의식이나 종교, 신앙적인 의례를 행하는 건물과 의기(儀器) 등을 엄숙하게 꾸며서 일반 잡기(雜器)와 구분하기 위해 의장하는 것을 통틀어 말한다.’ 따라서 단청을 칠하는 것은 왕의 권위를 드러내거나 종교적인 신성성을 표출하려는 의도가 전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단청에 칠하는 색깔은 대체로 오방색이라고 일컬는 청색과 흰색은 물론 붉은색과 검정색 그리고 노란색 등이다. 오방(五方)이란 용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각각의 색이 지니는 방향을 가리킨다. 예컨대 청색은 동쪽을 가리키고 흰색은 서쪽을 의미한다. 남쪽을 의미하는 붉은색과 북쪽을 가리키는 검정색 등이 각각 네 방향을 뜻하는 사방의 의미를 담아내고 있으며, 황색은 동서남북의 중심을 이루는 중앙을 뜻하는 색깔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왕이나 황실의 상징을 노란색으로 꾸미는 것은 천하의 중심이 되는 지위임을 드러내기 위함이다. 이들 다섯 가자의 색은 ‘정색(正色)’이라 칭하여 상서로움을 의미하는 것으로 여겼으며, 이들을 섞어 만들어내는 색을 일컬어 ‘간색(間色)’으로 칭하여 좋지 못한 색으로 치부하기도 했었다.
이 책의 마지막 항목인 ‘동양 색채의 종류와 전개 방식’에서는 이러한 의미를 비롯하여, 단청에 사용되는 염료를 채취할 수 있는 재료들도 소개되어 있다. 근래에는 염료를 쉽게 구할 수 있어, 건축물을 비롯한 미술계에도 다양한 색이 사용되고 있다. 딱히 궁궐이나 사찰의 건축물이 아니더라도, 개인들의 집 건물에도 다양한 색으로 장식하기도 한다. 때로는 해당 지역과 관련된 설화와 이야기 등을 토대로 벽화 등을 그려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기도 한다. 그렇지만 전통 건툭물에서 활용된 단청의 성격과 의미를 적절히 파악하는 것 역시 필요하다고 하겠다.(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