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등반일시 : 2026년 05월 31일
ㅡ등반지 : 도봉산 선인봉
ㅡ최고난이도 : 5.11a / A1
ㅡ등반시간 : 약 6시간(09:30~15:30)
ㅡ날씨(온도) : 20~30°c로 햇살은 따가웠지만 등반시 바람이 불어 괜찮았음
ㅡ등반인원 : 4명(등반대장 김광호, 2nd 이수정 선배, 3rd 강현구, 4th 임예지 선배)
ㅡ사용장비 : 60미터 이상 로프, 확보물은 프렌드 1조(?)와 퀵드로 10개 정도 필요하고 셋째 마디 직벽의 구멍 크랙을 넘을때는 작은 호수의 너트를 설치하면 유용(개념도 및 서적 참조)
ㅡ하강정보 : 3P에서 70자 2동 2번 하강
ㅡ개척정보 : 연세대 산악부의 김종철, 이만수, 정연규, 이정범에 의해 1968년 완성된 길. 선인봉 전명 좌측 편에 있음. 높이는 200미터에 달하며, 손가락과 주먹이 들어갈 정도의 크랙과 슬래브가 반복되는 곳으로 경사가 급한 곳은 인공(Aid)으로 오름(한국바위열전 인용)
▮ 등반후기
| 등반 세션 | 루트 및 난이도 | 도봉산 선인봉 연대배첼로(연대총각들) 1P: 슬랩 & 크랙 40m(A0/5.8), 2P: 크랙,슬랩 42m(A0/5.8), 3P: 페이스&크랙 50m(5.11a/A0), 4P: 슬랩 27m(5.8), 5P: 슬랩&크랙 35m(5.9) / 3P 이후는 개념도 및 서적 참조 |
| 어프로치 | 알펜로버 선배님들과 함께하는 두 번째 등반 날! (아쉽게도 이제 찬스는 다 썼다ㅠㅠ) 아침 8시, 약속 장소인 도봉산 만남의 광장으로 향했다. 지난 첫 등반 때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나름 숙련된 등반가(?)의 포스를 풍기며 정규반 동기인 문구님에게 집결 장소와 주차 정보까지 친절하게 안내했다. 동기를 리드하며 선배님들이 기다리시는 만남의 광장에 도착하니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오늘 처음 뵙는 선배님들도 계셨지만, 지난번에 뵈었던 반가운 얼굴들 덕분인지 전혀 낯설지 않았다. 오히려 마치 오랫동안 함께해 온 정겨운 구성원이 된 것 같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산행이 시작되었다. 오늘의 목표는 연대베첼로!도봉산 푸른샘물에서 위쪽으로 직진하면 "학교길"이나 "주먹쥐고 일어서" 루트로 연계하여 진입가능하다. 다만, 실제 출발점은 바위 뒤로 돌아 들어가는 좁은 구역이라 그곳에서 장비를 차기엔 조금 불편하다. 그래서 진입하기 전에 미리 장비를 착용하고 이동하는 것이 훨씬 좋다. 다행히 광호 대장님의 세심한 배려 덕분에, 공간이 넓고 편안한 곳에서 여유롭게 출발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배려 속에서 시작한 완벽한 하루였다. | |
| 1피치 | 드디어 마주한 출발 지점! 바위 틈새로 꿋꿋하게 솟아난 소나무 건너편이 바로 오늘 등반의 시작점이었다.첫 구간인 밴드 부분을 조심스럽게 통과한 뒤, 상단으로 길게 연결된 볼트들을 이용해 본격적으로 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오늘 코스는 '볼트따기(인공 등반)'가 많을 거라고 대장님께서 미리 알려주셨다. 다행히 바로 지난주 아미고스에서 볼트따기를 해본 경험이 있었기에, "저 지난주에 해봤습니다!" 하고 자신 있게 말씀드리고 진입할 수 있었다. 지난 경험이 이렇게 바로 도움이 될 줄이야! 볼트 구간이 끝나는 지점에 다다르자, 이번에는 왼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크랙(바위 틈새)이 눈앞에 나타났다. 사실 크랙 등반 경험은 그리 많지 않아 긴장도 되었다. 하지만 그동안 선배님들께 귀동냥으로 들었던 기술들을 차분히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했다. 양손을 바위 틈새에 강하게 집어넣어 지지력을 만드는 '째밍(Jamming)'을 시도했다. 손을 고정하고 나면, 발목을 과감하게 꺾어 크랙 사이에 발을 확실하게 끼워 넣었다."손 넣고, 발 꺾어 끼우고!"이 동작을 무한 반복하며 한 걸음씩 위로 나아갔다. 온몸의 감각을 바위에 집중하며 거친 숨을 몰아쉬는 이 순간, 진짜 등반가가 되어가는 기분이 들어 가슴이 벅차올랐다. | |
| 2피치 | 다시 볼트 구간을 지나자, 눈앞에 똑바로 위를 향해 뻗은 직상 크랙이 나타났다. 1피치 때처럼 차분하게 양손을 넣고 발을 꺾어 넣으려고 했다. 하지만 슬슬 발목도 시큰거리고 아파지기 시작하니 나도 모르게 마음속에서 꾀가 나기 시작했다. '대충 편하게 가볼까?' 하는 안일한 생각이 든 바로 그 순간, 여지없이 발이 미끄러지며 중심을 잃고 추락했다 .바위에 매달려 숨을 고르며 큰 깨달음을 얻었다. 삶도 등반도 편법을 쓰거나 쉬운 길로 가려고 하면 꼭 탈이 난다. 정직하게 그 고된 길을 끊임없이 걷다 보면 몸과 마음이 단련되는 것뿐이다. 우여곡절 끝에 2피치를 마치고 위로 올라왔지만, 머릿속이 어질어질하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다행히 광호 대장님과 수정 선배가 편하게 숨을 돌릴 수 있도록 따뜻한 여유를 주셨다. 덕분에 가쁜 숨을 가라앉히고 다음 임무인 후등자 빌레이를 시작했다. 지난주에 배운 대로 줄을 잡고 후등자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살피며 차분히 로프를 당겼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예지 선배의 움직임을 본 순간 나도 모르게 감탄이 터져 나왔다. 가볍고도 거침없는 그 경이로운 무브! 로프를 당기며 속으로 몇 번이나 다짐했는지 모른다. '나도 3년 차가 되면 예지 선배처럼 저렇게 멋지게 바위를 탈 수 있을까?' 선배님들의 멋진 모습을 닮아가고 싶은, 자극과 배움이 가득한 피치였다. | |
| 3피치 | 등반을 시작하기 전, 광호 대장님은 '볼트따기'의 정석을 몸소 시범으로 보여주셨다. 한 번에 볼트 높이만큼 다리를 뻗어 올린 뒤, 볼트 위에 안정적으로 발을 딛고 서야 한다는 진리! 머릿속에 깊이 저장해 두었다.드디어 오늘의 크럭스(가장 어려운 구간)인 3피치에 마주했다. 왼쪽으로 이동하며 페이스의 풋 홀드를 밟고 오르다가, 머리 위로 툭 튀어나온 오버행성 크랙 구간(고빗사위)의 볼트와 확보물을 잡고 넘어가야 하는 고난도 코스였다 .순간, 앞서가시던 광호 대장님이 고빗사위 구간에서 두 번째 캠이 터지며 추락하시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밑에서 빌레이를 보던 수정 선배의 몸이 바위에 세게 부딪히는 충격이 있었음에도, 선배는 끝까지 로프를 놓지 않고 꽉 당기고 계셨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두 분이 보여주신 노련한 대처와 서로를 향한 희생정신에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경이감이 들었다. 선배님들이 안전하게 깔아놓으신 로프를 타고 비교적 편하게 올라갔다. 하지만 캠에 연결된 슬링줄을 잡으려는 순간, 나 역시 중심을 잃고 추락하게 되었다. 그냥 자연스럽게 추락을 받아들이면 좋았을 텐데, 아직은 몸이 먼저 거칠게 반응하는 등린이였다. 슬링줄 사이에 설치된 카라비너 2개 사이로 그만 새끼손가락이 끼어 살점이 뜯겨 나가고 말았다. 새빨간 피가 배어나와 바위에 뚝뚝 떨어졌지만, 이상하게도 마음과 머리는 오히려 차분해졌다. 잠시 수정 선배에게 의지하여 줄을 팽팽하게(텐) 받고 숨을 골랐다. 선배님들의 든든한 지원을 믿고 다시금 온 힘을 쥐어짜 내어, 마침내 오늘의 고빗사위를 멋지게 통과했다! 위에서 내 상처를 보신 광호 대장님은 걱정스러운 마음과 등린이를 향한 깊은 배려로 오늘은 여기 3피치까지만 하고 하강하기로 결정을 내리셨다. 아쉬움은 전혀 없었다. 부상이라는 훈장과 함께 선배님들의 위대한 등반 정신을 온몸으로 배운, 절대 잊지 못할 강렬한 하루였다. | |
| 비고 | 조금 늦게 기록하는 등반 일지. 그사이 나에게 아주 기쁘고 큰 변화가 생겼다. 바로 꿈에 그리던 '알펜로버'의 준회원으로 당당히 가입하게 된 것이다! 이제는 선배님들과 정말 끈끈한 한 식구가 되었다. 선배님들의 따뜻한 환영과 축하 인사를 가슴 가득 안고, 나는 또 다른 도전을 위해 울릉도로 향했다. 코오롱에서 주최하는 '트레일 캠프 울릉 클라이밍 섹션'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그곳에서 다시 만난 강사님들과 정규반 동기들, 그들에게 알펜로버 구성원이 되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자랑스러운 이름을 가슴에 품은 만큼, 울릉도 보루산 암장에서의 등반은 남달라야 했다. 선배들이 땀 흘려 만들어 놓으신 멋진 명성에 절대 누가 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바위를 끝없이 타고 또 탔다. 가다가 손이 터져 떨어지면 "다시!", 발이 미끄러지면 "다시!"를 외치며 악바리처럼 벽에 매달렸다. 캠프 도중 강사님과 나눈 짧은 대화는 평생 잊지 못할 강렬한 불꽃을 지폈다."쌤, 저 다음번에 저승봉 가요.""어라? 거긴 힘든 곳인데, 혹시 소속 산악회가 어디예요?""알펜이요!""아, 알펜! 정말 열심히 하는 산악회에 가입하셨네요."'열심히 하는 산악회.' 짧은 한마디였지만 온몸에 소름이 돋을 만큼 강렬했다. 외부에서도 알펜로버의 열정과 명성을 단번에 알아봐 주다니!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뜨거운 자부심이 울컥 치밀어 올랐다. 이 멋진 곳에서, 이 훌륭한 선배님들과 함께 정말 제대로, 끝내주게 해보고 싶다! | |
| 반성 | "레이백으로 선등설 수 있어?" 크랙을 즐기기 위해 째밍을 공부하자! 저승봉으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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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강상균 작성시간 26.06.09 알펜에 보석이 들어왔네요~~^^
생생한 후기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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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강현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09 보석이라니요, 과찬이십니다! 예쁘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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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소진욱 작성시간 26.06.09 결국 어딘가 아파야 등반인거 같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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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강현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09 아직 등린이라 깨지고 까지며 몸 소 익혀가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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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윤명섭 작성시간 26.06.14 후기 많이 쓰는 회원에게 총회때 선물 을 준비해볼까~~^^
잘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