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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음악자료실

쳄발로란?

작성자맘모스(이성훈)|작성시간08.06.02|조회수348 목록 댓글 4

이한나 씨의 글이다


쳄발로(Cembalo)?

'심벌즈 같은 타악기?', '오르간 같은 악기?', '기타 같은 악기?', '발로 치는 악기?' 등등. 내 전공이 쳄발로라고 이야기하면 많 은 사람들이 이렇게 되묻곤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음악을 전공 하거나 특별히 바로크 음악에 관심 있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접할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이번 글을 통해서 나는 독자로 하여금 쳄발로에 대해 조금이나마 아는 척(?) 할 수 있길 바란다.


건반악기에는 소리가 나는 과정이 다른 여러 악기들이 존재한다.

오르간은 공기의 압력이 관을 통하면서 소리를 내고, 피아노는 해머가 줄을 때려 소리를 내며, 쳄발로는 작은 플라스틱 조각(예전에는 깃촉 사용)이 줄을 뜯으며 소리를 낸다.

오르간은 건반과 관악기의 원리가 합쳐졌다고 볼 수 있고, 피아노는 건반과 타악기적 요소, 쳄발로는 건반과 현악기적 요소가 함께 어우러져 소리를 만든다.


이러한 발현악기인 쳄발로는 바로크시대에 통주저음(Basso Continuo)악기로써 여러 악기나 성악곡에 반주로 많이 사용되었으며 독주곡 연주를 위한 악기로도 그 특색을 한껏 발휘했다.

우리가 그나마 접할 수 있는 반주 악기로서의 예는 주로 교회에서 연주되는 헨델의 '메시아' 나 바흐의 '마태수난곡'같은 오라토리오에서 그 역할을 하고 있는 쳄발로를 찾을 수 있다.

쳄발로 독주를 위한 작품들은 생각보다 아주 많다. 프레스코발디, 쿠프랑, 바흐, 헨델, 스카를라티, 모차르트, 베토벤의 초기작품까지도 이 악기를 위한 곡으로 보아도 좋다.


이 악기의 명칭에 대해서도 많은 질문을 받는데 그것은 바로 쳄발로와 하프시코드가 같은 악기냐 하는 것이다. 이탈리아어로는 쳄발로(cembalo), 영어로는 하프시코드(harpsichord), 독어로는 클라비 쳄발로(klavicembalo), 프랑스어로는 클라브생(clavecin), 플랑드르어로는 클라브침벨 (klavecimbel), 불리는 이름은 각기 달라도 다 같은 악기를 지칭한다. 이름이 나라마다 다른 것처럼 지역마다 악기의 구조, 재질, 음색, 외관, 장식 등도 고유의 스타일을 가진다.


쳄발로 음악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도 화려한 장식음의 사용에 있는데 이는 바로크 음악의 큰 특징이기도 하며 음의 지속효과를 낼 수 없는 악기의 단점을 보완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바로크시대의 작품들은 작곡자는 곡의 뼈대를 만들고 여기에 연주자가 옷을 입히고 장식하는 것으로 비유될 정도로 곡의 해석과 표현을 위한 많은 부분들이 연주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더욱이 쳄발로는 통주저음을 담당하는 악기로서 연주자의 곡 해석력과 음악적 감각이 매우 중요하며, 연주자가 창작자의 입장에서 주어진 숫자저음을 바탕으로 즉흥연주를 하게 된다.


또 하나의 중요한 특징은 아티큘레이션(음들을 얼마나 길게 혹은 짧게 연주할 것인지에 대한 명료도)인데 이는 강약조절의 제한이 있는 악기의 특성을 고려하여 곡에 강약효과를 주어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는 방법의 하나로 사용된다. 이 아티큘레이션의 사용 역시 연주자의 재량이며 연주자의 곡 해석력과 음악적 취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범하는 실수, 피아니스트들이 쳄발로를 연주할 때 이러한 특징들을 고려하지 않고 건반을 팔 전체의 무게를 사용하여 건반 자체의 나무 소리가 나게 치거나 무조건 아르페지오(펼친 화음)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바로크음악, 악기에 대한 지식들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자주 찾아볼 수 있어서 전공자로서 많이 안타깝다.


우리나라에 쳄발로라는 악기가 재조명된 것은 불과 몇 년 전이다. 이는 쳄발로를 전공한 유학파들이 국내에 귀국하면서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기존 고전파 및 낭만파시대의 클래식음악을 중시하던 국내서양음악 교육이 바로크 및 르네상스 시대 원전음악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부터 재조명되기 시작한 악기이다. 아직도 미흡한 현실을 감당해야 하지만 시작이 반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관심부터 가져보자. 지금 CD가게로 달려가 쳄발로로 연주된 CD 한 장을 구입해 보는 건 어떨까? 당신은 분명히 그 음색에 매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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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맘모스(이성훈)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8.06.02 우리 연주 할 음반을 들어시면 기타 소리 같이 나는 소리 입니다.
  • 작성자김형배(프란) | 작성시간 08.06.03 인터넷에 서도 많은 분들이 연주를 하고 있더라고요... 은은한 소리가 좋습니다.
  • 작성자장크리스티나 | 작성시간 08.06.03 오래전에 바흐 전집을 구입했을 때 클라비에가 주된 연주 악기였는데....혹시나...그것이 쳄발로와 같은 악기가 아닌가싶네요
  • 작성자roma1115 | 작성시간 08.06.05 쳄발로 음색을 좋아하는데 이렇게 설명을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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