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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비 명의 교훈

묘비명

작성자바울|작성시간20.09.11|조회수36 목록 댓글 0





한 사람의 인생을
한 줄의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만큼 어려운 글짓기가 없다.

산 자들이 죽은 자에게 주는 인생 성적표 같은
묘비명(墓碑銘)에는 인생철학과 삶의 흔적이 응축돼 있다.

지난 1월 작고한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묘비명에는 ‘거기 가봤나?’라고 쓰여 있다.

생전 신 회장이 직원들에게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입버릇처럼 했던 말을 새겨 넣은 것이다.

한국과 일본에서 빈손으로 세계적인 유통·식품 그룹을
만든 그의 성실함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생전에 자주 했다는
 ‘이봐, 해봤어?’라는 말과도 닮았다.

묘비명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철학자 칸트다.

 칸트는 ‘내 머리 위에는 별이 빛나는 하늘,
내 마음속에는 도덕률’이라는 자작 묘비명을 썼는데
그의 도덕 철학인 ‘실천 이성 비판’을 압축했다.

소설 ‘적과 흑’의 작가 스탕달도 자작 묘비명에는
 ‘그는 살았다, 썼다, 사랑했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영국 극작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은 오역으로
국내에 잘못 알려졌지만 ‘오래 버티고 살다 보면
이렇게 될 줄 알았다’고 적혀 있고,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일어나지 못해 미안하오’라고 했다.

에밀리 디킨슨은 시인답게
 ‘불려갔음’이라고 짧게 묘비명을 남겼다.

소파 방정환 선생의 묘비명에는
 ‘동심여선(童心如仙 : 아이의 마음은 신선과 같다)’
이라고 쓰여 있다. 평생 어린이들을 위해 헌신한
그의 일생이 함축적으로 표현돼 있다.

올해로 등단 51주년을 맞는 나태주(74)
시인은 고민 끝에 자신의 묘비명을
‘많이 보고 싶겠지만 조금만 참자’라고 정했다고 한다.

원래는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자신의 시 ‘풀꽃 1’로 하려 했으나
영화에 나오는 바람에 바꿨다고 한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묘비엔
‘자기보다 현명한 인재를 모으고자 노력했던 사나이
여기 잠들다’라고 적혀 있다.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도
 ‘자기보다 훌륭하고 덕이 높고, 자기보다 잘난 사람,
그런 사람들을 곁에 모아 둘 줄 아는 사람
여기 잠들다’라고 남겼다.

 CNN 창립자인 테드 터너는 묘비명으로
‘Don’t wake up!(깨우지 마!)’라는
말을 미리 만들어 놓았다고 밝혔다.

내 묘비명에 어떤 글이 남겨질지 생각하고 산다면
세상은 좀 더 살기 좋은 곳이 되지 않을까.
특히 정치인들은 당장 묘비명을 써보기 바란다.

우리 모두 한줄 만들어 보지 않으시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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