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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는 때때로 우리를 곤욕스럽게도 하고 곤혹스럽게도 한다. 우리를 곤욕스럽게 하는 경우는 이것이 이런 뜻이라고 강요하는 꼴을 그대로 당해야 하는 경우이고 곤혹스럽게 하는 경우는 어렵사리 익혀서 조금 으스대며 쓰려고 한 것이 잘못되어 낭패를 당하게 된 경우를 말한다. 자주 쓰이지도 않은 한자어 ‘곤욕’(困辱)과 ‘곤혹’(困惑)에 대하여 새삼스럽게 쓰려고 하는 것은 이 낱말 때문에 많은 사람이 ‘곤혹’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낱말의 뜻은 ‘곤욕’은 ‘심한 모욕’, ‘참기 힘든 일’, 즉 ‘아주 호되게 듣는 욕’을 뜻하는 말이고 ‘곤혹’은 ‘곤란한 일을 당하여 어찌할 바를 모름.’, 즉 ‘아주 호되게 느끼는 난처함’을 가리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곤욕’은 남에게서 얻어듣는 욕의 하나이고, ‘곤혹’은 내가 곤욕을 당하였거나 실수로 하여 스스로 느끼는 당황스럽고 난처한 감정이다. 가령, ‘나를 싫어하는 사람과 함께 식사를 하는 일은 매우 곤욕스러운 일’이고,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판단하는 일은 곤혹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이 두 낱말 ‘곤욕’과 ‘곤혹’ 뒤에는 자연스럽게 ‘-스럽다’가 뒤따라 온다. ‘-스럽다’가 명사 뒤에 오면 그 명사와 비슷한 성질이 있거나 그것이 스며 나오는 느낌을 준다.
어린 아이에게 ‘어른스럽다’고 하면 아이가 어른처럼 행동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곤욕스럽다’와 ‘곤혹스럽다’는 어떻게 다를까? 먼저, ‘곤욕스럽다’는 ‘곤욕이 될 만하다.’ 또는 ‘곤욕이 느껴지는 점이 있다.’의 뜻을 가진다. 가령, ‘한자를 배우는 것은 참으로 곤욕스러운 일이다.’라고 한다면 처음에 몇 자를 공부하는 것은 신기하기도 하고 써먹어 보면 뿌듯함을 느끼게 해 주기도 해서 재미있게 배우게 되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글자의 자의성 때문에 한자를 배우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곤혹스럽다’는 처신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몹시 당황스럽고 난처하다는 말이다. 곤혹스러우면 정신이 아찔해진다. 가령, 사장은 가라고 하는데 부장은 오라고 한다면 그 사이에 있는 사원은 중간에서 매우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우리는 생활 곳곳에서 이런 곤혹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상대방이 곤혹스러움을 느끼지 않게 하려면 항상 상대방을 배려하여 신중하게 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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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글사랑 서울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