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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훈민정음의 원리는 다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① 글자의 모양을 발음기관과 삼재(하늘, 땅, 사람)을 본떴음. ② 기본 글자를 바탕으로 나머지 글자를 만들어 조직성을 높였음.
한글은 자음과 모음이 따로 있는 음소문자인데, 로마자 같은 음소문자와는 달리 자음과 모음을 합쳐서 음절 단위로 모아쓰게끔 만들어졌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한글의 기본자모는 모두 24글자로 자음 14자와 모음 10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복합자모는 16글자로 자음 5자, 모음 11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면 기본자음과 기본모음, 복합자음과 복합모음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죠.
1) 기본자음 14글자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요? ㄱ(기역), ㄴ(니은), ㄷ(디귿), ㄹ(리을) ㅁ(미음), ㅂ(비읍), ㅅ(시옷), ㅇ(이응), ㅈ(지읒), ㅊ(치읓), ㅋ(키읔), ㅌ(티읕), ㅍ(피읖), ㅎ(히읗) 읽을 때는 무심코 지나가다가 막상 특정 자음을 발음나는 대로 써보라고 하면 순간적으로 헷갈려서 한번쯤 땀을 흘렸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ㅋ‘의 경우 'ㄱ’처럼 ‘키옄’이라고 쓴다든지...
2) 기본모음 10자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요? ㅏ(아), ㅑ(야), ㅓ(어), ㅕ(여), ㅗ(오), ㅛ(요), ㅜ(우), ㅠ(유), ㅡ(으), l(이)
3) 복합자음 5자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요? ㄲ(쌍기역), ㄸ(쌍디귿), ㅃ(쌍비읍), ㅆ(쌍시옷), ㅉ(쌍지읒)
4) 복합모음 11글자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요? ㅐ(애), ㅒ(얘), ㅔ(에), ㅖ(예), ㅘ(와), ㅙ(왜), ㅚ(외), ㅝ(워), ㅞ(웨), ㅟ(위), ㅢ(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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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음의 기본자는 ㄱ, ㄴ, ㅁ. ㅅ. ㅇ입니다. 다음과 같이 해당 자음을 발음하는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떠서 만들었습니다. 참으로 과학적이라 아니할 수 없네요!
나머지 자음 글자들은 이 다섯 개의 기본 자음을 바탕으로 획을 더하여 만들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자음 ‘ㄷ’은 자음 ‘ㄴ'과 같은 발음기관을 사용하여 입 안의 같은 위치에서 발음되는데, ‘ㄴ'보다는 소리가 약간 더 강합니다. 그래서 ‘ㄷ’을 나타내는 글자에 획을 더하여 만들어졌습니다. 또한 자음에는 평음(예삿소리), 격음(거센소리), 경음(된소리)의 구별이 있습니다. ㄱ, ㄷ, ㅂ, ㅅ, ㅈ 이 평음이고 ㅋ, ㅌ, ㅍ, ㅊ 이 격음이며 ㄲ, ㄸ, ㅃ, ㅆ, ㅉ 이 경음입니다. 여기서 금방 알 수 있듯이, 같은 발음 기관을 사용해서 입 안의 같은 위치에서 발음되는 자음들은 그 글자도 비슷한 모양으로 만들어졌으며, 또한 소리들 사이의 관계와 글자들 사이의 관계가 평행하게 되어 있습니다. 평음을 나타내는 글자에 획을 하나 더하면 격음을 나타내는 글자가 되고, 평음을 나타내는 글자를 옆으로 나란히 2개 쓰면 경음을 나타내는 글자가 되는 것입니다.
자음 글자를 만든 원리를 요약하면, 기본자는 발음 기관의 모양을 본따서 만들었고, 나머지 글자들은 소리의 유사성 및 강약을 고려하여 기본자를 바탕으로 하여 획을 더해서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종대왕 당시 한글을 만든 사람은 당시의 우리말을 정확하게 분석한 훌륭한 언어학자였음에 틀림없습니다! 당시 우리말에 어떠한 소리들이 있었으며, 소리들이 서로 어떤 방식으로 구분되는지에 대해 놀랄 만큼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었고, 글자들 사이의 관계에도 소리들 사이의 관계가 반영되도록 글자 모양을 세심하게 만든 것이죠. 또한 각 자음을 발음할 때 어떤 발음 기관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고 있었고, 발음 기관들의 모양을 상당히 정확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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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잘 아시는 것처럼 우리 한글은 과학적이고 철학적인 원리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는데요! 바로 모음이 철학적 원리를 지니고 있답니다! 모음 글자들은 소리에 대한 고려뿐 아니라 하늘(天), 땅(地), 사람(人)의 3재를 기초로 만들어졌습니다.또한 기본 모음인 글자를 바탕으로 나머지 모음을 만들어 조직성을 높였습니다. 우리말의 기본 모음은 ‘ · ’, ‘ㅡ’, ‘ㅣ’ 세 개입니다.‘·’는 하늘의 둥근 모양을 상징하고, ‘ㅡ’는 땅의 평평한 모양을 상징하고, ‘ㅣ’는 꼿꼿이 서 있는 사람의 모양을 상징합니다. 동양의 철학에서는 이 하늘, 땅, 사람을 3재(三才)라고 하여 만물의 근본 요소로 생각하는데, 한글의 기본모음 글자를 만들 때 이 생각을 적용한 것이죠! 나머지 모음 글자들은 이 세 글자를 적절히 조합하여 만들어졌습니다. ‘ · ’를 ‘ㅡ’ 위에 쓰면 ‘ㅗ’가 되고, ‘ · ’를 ‘ㅡ’ 밑에 쓰면 ‘ㅜ’가 되고, ‘ · ’를 ‘ㅣ’ 오른쪽에 쓰면 ‘ㅏ’가 되고 ‘ · ’를 ‘ㅣ’ 왼쪽에 쓰면 ‘ㅓ’가 됩니다. 현재는 ‘ㅗ’, ‘ㅜ’, ‘ㅏ‘, ‘ㅓ’가 마치 수평의 선과 수직의 선을 결합한 것과 같은 모양이 되어 있지만, 한글을 창제한 당시에는 정말 ‘ · ’ 와 ‘ㅡ’또는 ‘ㅣ’ 를 결합한 것 같은 모양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ㅛ’, ‘ㅠ’, ‘ㅑ’, ‘ㅕ’는 각각 ‘ㅗ’, ‘ㅜ’, ‘ㅏ’, ‘ㅓ’와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 · ·’를 2번 썼다는 점이 다릅니다. ‘ㅛ’, ‘ㅠ’, ‘ㅑ’, ‘ㅕ’는 각각 ‘ㅗ’, ‘ㅜ’, ‘ㅏ’, ‘ㅓ’와 소리가 비슷하지만 앞에 반모음 ‘ㅣ’가 있는 2중 모음이라는 점이 다르죠. 여기서 단모음과 2중 모음 사이의 관계가 모음 글자의 모양에도 평행하게 반영되어 있습니다. 이 모음 글자들 중 ‘ · ’는 현재 쓰이지 않는데, 그것은 이 글자가 나타내는 소리가 지금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기타 이중 모음을 나타내는 글자들은 그 이중 모음을 구성하고 있는 모음 글자들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ㅗ’와 ‘ㅏ’를 결합하여 ‘ㅘ’를 만들고 ‘ㅜ’와 ‘ㅓ’를 결합하여 ‘ㅝ’를 만드는 식이죠. ‘ㅐ’, ‘ㅔ’는 현재는 단모음이지만 한글이 처음 만들어진 때에는 /aj/ 정도의 음가를 지니는 이중 모음이었습니다. 따라서 ‘ㅏ’와 ‘ㅣ’를 결합하여 ‘ㅐ’를 만들고 ‘ㅓ’와 ‘ㅣ’를 결합하여 ‘ㅔ’를 만든 것이 매우 합리적이었습니다. ‘ㅚ’, ‘ㅟ’, ‘ㅒ’, ‘ㅖ’, ‘ㅙ’, ‘ㅞ’ 등도 한글이 처음 만들어진 당시에는, 글자 모양이 나타내는 것처럼 2중 모음 또는 3중 모음이었습니다. 현재는 이들이 단모음이나 2중 모음이 되어서, 글자와 소리의 관계가 한글 창제 당시만큼 투명하지는 않게 되었습니다. 한글의 자음 글자와 모음 글자가 매우 체계적으로 만들어진 덕분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글을 매우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문맹률이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낮은 편인 것은 한글의 과학성에 힘입은 바 클 것입니다. 한글의 과학성은 디지털 시대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휴대 전화에서 한글로 문자 메시지를 보낼 때 사용하는 입력 시스템을 생각해 보시죠. 자판의 키가 몇 개 안 되기 때문에 하나의 키에 둘 이상의 글자들을 배당해야 합니다. 이때, 로마자의 경우 각 글자들이 나타내는 소리와 글자의 모양 사이에 아무런 상관성이 없기 때문에, 하나의 키에 배당되는 글자들도 아무런 공통점이 없습니다. 반면에 한글의 경우 소리가 비슷하면 그 소리를 나타내는 글자들의 모양도 비슷하기 때문에 하나의 키에 비슷한 글자들을 배당할 수 있죠. 그리고 그 덕분에 어떤 글자들이 어떤 키에 배당되어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고, 휴대 전화로도 한글을 매우 빠른 속도로 입력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
<출처: 한글사랑 서울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