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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서는 한글 맞춤법 ‘제4절 모음’에 딸린 제8항과 제9항을 살펴보겠습니다.
표준 발음법에 따르면 ‘ㅖ’는 어느 때건 [ㅖ]로 발음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ㄹ’을 제외한 자음 뒤에서는 [ㅔ]로 발음하는 것도 허용됩니다. 즉, ‘예절’이나 ‘실례’는 각각 [예절], [실례]로만 발음해야 하지만 ‘폐품’은 [폐품, 페품] 둘 다 가능한 발음이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렇게 발음을 복수로 인정하는 까닭은 실제 언중들의 현실 발음을 살펴보면 원칙 발음보다는 허용 발음이 훨씬 많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즉, ‘폐품’을 [페품]으로 발음하는 사람이 [폐품]으로 발음하는 사람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지요. 여러분도 한번 발음해 보세요. [페품]이 훨씬 편하고 자연스럽지요? 사정이 이러하다 보니 소리 나는 대로 쓰다 보면 낭패를 당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독자들 중에서도 아마 ‘핑계’를 ‘
한편 ‘게송, 게시판, 휴게실’ 따위에 쓰인 한자 ‘偈, 揭, 憩’게 등의 한자음은 본래부터 그 음이 ‘게’이므로 굳이 ‘계’로 쓸 이유가 없습니다. 위 조항의 [다만] 규정은 혹시 이런 말들까지 ‘ㅖ’로 쓸까 싶어 규정해 놓은 것이라 보시면 됩니다.
‘ㅢ’도 경우에 따라 여러 가지 발음이 허용됩니다. 우선 모음 뒤에 쓰인 ‘ㅢ’, 즉 글자 ‘의’는 [의]로 발음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의사’는 [의사]로만 발음해야 합니다. 그런데 ‘의’가 둘째 음절 이하에서 나올 때는 [이]로 발음하는 것도 허용됩니다. 즉, ‘주의’는 [주의, 주이] 둘 다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의’가 조사로 쓰일 때에는 [에]로 발음하는 것도 허용됩니다. 즉, ‘우리의’는 [우리의, 우리에] 둘 다 가능하다는 말이지요. 좀 복잡하지요? 어찌됐든 중요한 것은 ‘의’는 어느 경우에나 [의]로 발음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입니다. 반면에 자음 뒤에 쓰인 ‘ㅢ’의 발음은 간단합니다. [ㅣ]로 발음하면 됩니다. 주의할 점은 이런 경우에는 [ㅢ]로 발음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즉, 글자 ‘늬, 띄, 희’ 따위는 [니, 띠, 히]와 같이 발음해야 합니다. 그래서 위와 같은 조항을 따로 둔 것입니다. 소리만 따라 적게 되면 ‘主義주의’를 ‘ |
<출처: 국립국어원 쉼표, 마침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