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판_117p, But some of the guards were so foolish, they feared they didn't have enough troops to handle the zeks; so they waited. They had one of those idiots this evening. A whole day in that freezing cold! The zeks were already chilled to the marrow and now to stand around another shivering hour, when work was over! Yet it wasn't so much the cold and the fact that they'd lost an evening that infuriated them; the point was, there'd be no time now to do anything of their own in the camp. 그런데 멍청한 경호대장은 행여나 죄수들을 지키지 못할까 봐 기다리게 하는 법이다. 온종일 한데서 일을 한 죄수들은 꽁꽁 얼어 죽을 지경이었다. 게다가 작업이 끝나고서도 한 시간이 넘도록 추위 속에 서 있었다. 그러나 추위 속에 떨고 있었다는 것보다 더 화가 치미는 것은 온 저녁을 헛되이 보냈다는 것이다. 이제 수용소 막사로 돌아간다 한 들 무슨 일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How is it you happen to know like in the British Navy so well?" Shukhov heard someone in the next five asking. "Well, you see, I spent nearly a month on board a British cruiser. Had my own cabin. I was attached to a convoy as liaison officer. And imagine-after the war the British admiral-only the devil could have put the idea into his head-sent me a gift, a souvenir as 'a token of gratitude,' damn him! I was absolutely horrifled. And now here we are, all lumped together. It's pretty hard to take, being imprisoned here with Bendera's men. . ." Strange! Yes, a strange sight indeed: the naked steppe, the empty building site, the snow gleaming in the moonlight. And the escort guards: they'd gone to their posts, ten paces apart, guns at the ready. And the black herd of prisoners; and among them, in a black coat like all the rest, a man, S-311, who'd never imagined life without gold shoulder straps, who had hobnobbed with a British admiral and now sweated at a barrow with Fetiukov. You can push a man this way, and you can push a man that way. <그런데 당신은 어떻게 영국 해군 생활을 잘 알고 있어요?> 옆에서 체자리가 묻는다. <영국 순양함에서 거의 한 달간이나 생활한 적이 있습니다. 전용 선실까지 있었으니까요. 연락장교 자격으로 호송 함대에; 파견되었어요. 전쟁이 끝난 후에 글쎄 영국 제독이 <감사의 표시>라고 기념품을 보냈는데, 재수 없이 그게 문제가 되어 버린거요. 이런 어처구니없고 저주받을 일이라니. 완전히 한 덩어리로 취급하는 데는 정말. . . 벤데르파와 같이 있어보라구요. 그다지 유쾌하지는 못할테니 말이요> 얼마나 이상한 일이냐 얼마나 괴이한 광경인가 말이다. 허허벌판! 텅빈 작업장! 달빛을 받아 빛나는 눈밭! 경호병들은 이미 각자의 위치에 서 있다. 소총의 안전장치를 푼 채, 경호병들은 서로 십 보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검은 옷을 입은 죄수들의 대열, 그리고 역시 똑같은 옷을 입은 S-311번이라는 사람, 황금 견장 없이는 인생을 생각해 본 적이 없고, 영국 제독과도 알고 지냈던 그 사람이 지금은 페추코프 같은 놈과 나란히 등짐을 지고 있는 것이다. 인간의 운명을 이렇게 쉽게 바꿔놓다니,
[영문판_118p, Now the escort was ready. This time without any "prayer" the head guard barked at them: "Double time! Get a move on!" To hell with your "Get a move on!" All the other columns were ahead of them. What sense was there in hurrying? The prisoners didn't have to be in league with one another to figure the score: You kept us back; now it's our turn. The escort too, after all, was dying for a warm corner. "Step lively!" shouted the guard. "Step lively, you in front." To hell with your "Step lively." The zeks marched with measured tread, hanging their heads as at a funeral. Now we've nothing to lose-we'd be the last back anyhow. He wouldn't treat us like human beings; now let him burst himself shouting. On he went, "Step lively! Step lively!" But he realized it was futile. 이렇게. . . 보초병들이 다 모였다. <기도문>은 외지 않고 직행한다. <속보 앞으로 갓! 빨리빨리> 어림없는 수작 말아. 이제 와서 뭣 때문에 속보로 걷는단 말이야! 이제 다른 작업대보다 늦어진 마당에 구태여 서두를 필요가 뭐 있단 말이야! 죄수들은 서로 약속한 것도 아닌데, 어차피 늦은 바에야 이제 너희들도 골탕 좀 먹어봐라 하는 식으로 모두들 늦장을 부린다. 너희들도 따뜻한 난로 앞으로 가고 싶은 것은 매한가지가 아니냐! <빨리 걸어!> 경호대장이 소리를 지른다. <선두, 빨리 걸어!> <빨리 걸으라구!> 이놈들아 엿이나 먹어라. 죄수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보조도 맞추지 않고 터벅터벅 걸어간다. 마치 장례식 뒤를 따라가는 사람처럼 천천히 걷고 있다. 이젠 서두를 필요가 전혀 없어졌다. 어차피, 수용소로 돌아가 봐야 꼴찌기는 매한가지다. 우리를 비인간적으로 대한 너희들도 맛 좀 보라는 식이다. 어디 목구멍이 아플 때까지 실컨 소리를 질러보란 말이다. 경호대장은 몇 번이나 빨리 걸으라고 호통을 쳤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죄수들을 보고, 나중에는 경호대장도 눈치를 챈 모양이다.
He couldn't order his men to shoot either. The prisoners were marching in fives, keeping in line, all correct. He had no power to hound them faster. (When they marched out to work in the morning the zeks walked slowly, to spare themselves. A man who's in a hurry won't live to see the end of his stretch-he'll tire and be done for.) So on with regular, deliberate steps. The snow crunched under their boots. Some of them talked in low voices; others walked in silence. Shukhov asked himself whether there was anything he'd left undone in the camp that morning. Ah, the dispensary. Funny, he'd forgotten all about the dispensary while he'd been working. This must be around the consulting hour. He'd manage it if he skipped his supper. But now somehow his back wasn't aching. And his temperature wouldn't be high enough. 그렇다고 발포는 할 수 없는 일이다. 5열 종대로 줄을 지어 걸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경호대장이라고 해서 아무 이유없이 죄수들을 몰아붙일 수는 없는 일이다(유일하게 죄수들을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아침에 작업장으로 천천히 걸어가는 거서 뿐이다. 괜히 작업장으로 빨리 가는 놈은 형기가 끝날 때까지 이 수용소에서 살아남자 못할 것이 뻔한 일이다. 얼마 안 가서 기진맥진해지고 뻗어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종대는 줄을 맞춰 천천히 걸어간다. 발밑에서 눈이 뽀드득거린다. 소리를 낮춰 말하는 놈이 있는가 하면 그저 묵묵히 걷는 놈도 있다. 슈호프는 오늘 저녁 수용소에서 할 일이 있었는지 생각해 본다. 그러다가 위병소에 가려고 했던 일을 생각해 냈다. 이런, 작업을 하느라 위병소에 가려던 것까지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마침, 이 시간이면 위병소에서 진찰을 하고 있을 시간이다. 만약 저녁 식사를 포기하고 위병소로 곧장 가면, 진찰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찌뿌드드하던 몸도 이제는 괜찮아진 것 같다. 열도 그다지 높은 것 같지 않다. . .
[영문판_119p, A waste of time. He'd pull through without benefit of the doctor. The only cure those docs know is to put you in your grave. It wasn't the dispensary that appealed to him now; it was the prospect of adding something to his supper. His hopes were all pinned on that long-overdue parcel of Tsezar's. A sudden change came over the column. It began to sway, to break out of its regular stride. The prisoners heaved forward with a buzz of excitement. And now the last five, which included Shukhov, were no longer treading on the heels of the five in front; they had to run to keep up. A few more paces, and again they were running. 공연히 시간만 낭비할지도 모른다. 의사의 도움 없이도 괜찮아지려나 보다. 괜히 의사한테 잘못 걸려들었다간 도디어 관속으로 들아가기 꼭 알맞다. 이젠 의무실이 문제가 아니라 어디서 저녁밥을 보충할 서인가 하는 것이 문제다. 체자리의 소포에 기대를 걸어볼 만도 하다. 소포가 올 때도 지났으니 말이다. 갑자기 대열이 흐트러졌다. 죄수들이 동요하기 시작하고 줄이 엉망이 되는가 싶더니, 죄수들의 대열이 마구 뛰기 시작한다. 맨 마지막 줄에 서 있던 슈호프의 대열은 앞줄의 대열을 따라가느라 한참이나 정신없이 뛰어야 할 정도였다. 잠시 후에 다시 구보로 바뀌었다. 다시 뛰기 시작한다.
When the rear of the column spilled over a rise Shukhov saw to the right, far away across the steppe, another dark column on the move, marching diagonally across their course. They, too, seemed to be forcing their pace. It must be from the machine works, that column: there were about three hundred men in it. Mother bunch with bad luck! Must have been held up - Shukhov wondered why. To finish assembling some piece of machinery? They could be kept after work hours for that. But what did it matter to them? They worked all day in the warmth. Who'd get in first? The men ran, just ran. Even the escort broke into a jog trot: only the head guard remembered to shout, "Don't fall back. Keep up there, you in the rear. Keep up." Oh, shut your trap. . . What are you yapping about? As if we wouldn't keep up! They forgot to talk; they forgot to think; everyone in the column was obsessed by one idea: to get back first. 종대의 마지막 대열이 언덕 위로 올라섰을 때에야 슈호프는 그들의 오른쪽 저 멀리 벌판으로부터 다른 종대가 거무스름하게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 이쪽 종대와 엇비슷하게 오고 있었는데 그 종대 역시 이쪽 종대를 발견한 모양으로 그쪽에서도 걸음을 빨리 재촉하고 있었다. 저쪽에서 오는 중대는 삼백여 명 되는 숫자로 기계공장에 나가서 작업하던 종대가 틀림없다. 무슨 일 때문이었는지는 뻔한 일이 아닌가. 기계 공장이 경우라면 무슨 기계인지는 몰라도 어쨌든 제 시간에 수리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일은 자주 있는 일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불평한 입장도 아니다. 그 대신 기계공장에서 작업을 하면 온종일 따뜻한 작업장에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호병들까지 합세해서 달리고 있다. 경호대장만이 고함을 질러댈 뿐이다. <간격을 유지해라. 마지막 대열! 뒤처지지 말란 말이야! 대열 간격을 좁혀!> 지금 이 상황에 무슨 개짓는 소리냐? 간격이 안 맞다니, 헛소리 마라!> 지금 이 상황에 무슨 개 짖는 소리냐? 간격이 안 맞다니, 헛소리 마라. 이제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생각에 잠겨 있는 사람도 없다. 모든 죄수들의 관심사는 오직 한 가지에 쏠려 있다. 저쪽을 따라잡아라.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_시즌2] 1월 21일(금)_120~125p(20+5*21)
[영문판_120p, Things were so lumped together, the sweet and the sour, that the prisoners saw the escort itself, now, as friend rather than foe. Now the enemy was the other column. Their spirits rose, their anger passed. "Get a move on, get a move on!" the rear shouted to the front. Now our column bad reached the street, while the other had passed out of sight behind the blocks of houses. They'd been racing blindly. It was easier for us now, we were running down the middle of the street. And our escort had less to stumble over at the sides. This was where we ought to gain ground. 저쪽보다 먼저 가야 한다. 이젠 누가 누구와 감정이 있든 없든 간에, 모두 한 덩어리가 되어서, 이젠 적이 아니라 동지가 되어 마구 달리고 있다. 경호병조차 이 순간만은 적이 아니라 동지가 된다. 적은 바로 저쪽에서 오고 있는 작업대이다. 모두들 조금 전까지 몹시 상해 있던 기분이 완전히 없어지고, 화도 모두 가신 느낌이었다. <빨리 빨리 뛰어!> 뒷줄이 앞줄을 채근한다. 우리쪽 작업대가 한길로 나서자 저쪽 작업대는 주택구 뒤로 돌아간다.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의 추격이 이어진다. 한길을 달리는 우리 작업대가 훨씬 유리할 것 같다. 옆에서 달리고 있는 경호병도 그다지 걸려 넘어질 염려가 없다. 어떻게 해서든지 이쯤에서 저쪽보다 앞서야 한다.
There was another reason why we simply had to reach the camp gates first: the guards there were unusually slow in searching the column from the machine works. Ever since zeks had begun cutting one another's throats. In the camp the authorities had arrived at one conclusion: that knives were being made at the machine works and smuggled in. So the zeks who worked there were gone over with special thoroughness on return to the camp. In late autumn, when the earth was already cold, the guards would shout at them: "Off with your boots, machine-works squad! Hold your boots in your hands." And would frisk them barefoot. Or, despite the frost, they'd pick men out at random, shouting: "You there, take off your right boot. And you, take off your left!" A zek would pull off his boot and, hopping on one foot, turn it upside down and shake out the footcloth. No knife, damn you! 다른 이유가 있었다. 왜 우리가 단지 먼저 캠프 게이트에 닿으려 하는지. 기계 공장에서 작업을 하면 수용소에 들어갈 때 신체검사를 특히 심하게 받기 때문이다. 수용소 안에서 밀정이 칼침을 맞고 죽은 사건이 있은 후에, 상부에서는 그 칼이 틀림없이 기계 공장에서 만들어져서 수용소 안으로 가지고 들어온 것이 틀림없다고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기계공장에서 일을 하고 돌아오면 수용소 안으로 들어올 때 이 작업대를 이 잡듯이 검사를 하는 것이다. 가을이 깊어 땅이 얼었는데도 간수들은 아랑곳없이 호통을 쳐대는 것이었다. <기계공장 작업대는 장화를 벗고, 손에 들고 있어> 이렇게 해서 맨발로 신체검사를 받게 된 것이다. 요즘 같은 엄동설한에도 이렇게 검사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야 이 녀석아. 오른쪽 신발을 벗어! 야 이새끼야, 너는 왼쪽 신발을 벗어> 죄수들은 한쪽 장화를 벗고 한쪽 발로 뛰면서 벗은 쪽 신발을 거꾸로 흔들어 보고이 발싸개를 풀어 보여주는 것이었다. 자봐라, 칼은 없다. 이 녀석야! 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