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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_시즌2] 2월 9일(목)_127~129p(63일차)

작성자Frida|작성시간23.02.09|조회수14 목록 댓글 0

[영문판_127p, They passed through the big gates (of the zone), through the small gates (of the intermediate zone), through two more gates (on the parade ground)-and then they could scatter where they liked. But not the squad leaders. They were caught by the officer who assigned them their work: "All squad leaders to the planning office." Shukhov rushed past the prison, between the barracks, to the parcels office. Tsezar, meanwhile, went at a dignified, even pace in the opposite direction, to where people were swarming around a pole with a board nailed to it. On it was the name of anyone for whom a parcel was waiting, written in indelible pencil. 출입금지 구역의 큰 문을 지난다. 다시 조그만 문을 통과한다. 그 다음 중앙 통로 옆의 문 두 개를 지나면, 각자 가고 싶은 곳으로 마음대로 갈 수 있게 된다. 모두 뿔뿔이 흩어지지만 반장들에게는 작업 할당계의 명령이 떨어진다. <각 반방은 생산계획부로 집합!> 슈호프는 감옥 옆을 지나고 막사 사이를 지나 쏜살같이 소포 인도소로 달려간다. 한편, 체자리는 의젓한 자세로 천천히 다른 방향으로 간다. 저쪽 기둥 주위에는 죄수들이 잔득 몰려와 있다. 기둥 위에 베이어판이 한 장 붙어 있고, 그 위에 먹물로 쓴 소포 수령자 명단이 붙어 있다.

 

Most writing in the camp was done on plywood, not on paper. It was surer, somehow, more reliable. The guards and turnkeys used wood, too, for keeping tally of the zeks. You can scrape it clean for next day, and use it again. Economical. Zeks who stay in camp all day can, among other odd jobs, read the names on the board, meet people who've got a parcel as they come in from work, and give them the number. Not much of a job, but it can earn you a cigarette. 수용소 안에서는 종이보다도 이렇게 베니어판 위에 쓰는 일이 더 많다. 베니어판이 더 강해 보이기도 하지만, 더 정확하게 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간수들이나 작업 할당계원들도 인원 계산을 할 때면, 이 베니어판을 사용한다. 썼다가 지우고 도 다음날 사용하면 경제적이기도 하다. 하루 종일 수용소 안에 남아 있었던 놈들을 이런 벌이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소포 받을 사람이 누구인지 미리 봐두었다가, 통로 근처에서 본인을 만나게 되면, 그 자리에서 붙잡고 통고를 해 주는 것이다. 많은 보수를 바랄 수는 없지만 아무리 못해도 궐련 한 개비는 얻어 피울 수 있다.

 

Shukhov ran to the parcels office-a little annex to a barracks, to which in turn a small porch had been added. All the same, it was cosier that way; it had a roof, after all. A line had formed along the walls of the porch. Shukhov joined it. There were some fifteen ahead of him. The porch had no door and was open to the weather. That meant over an hour's wait, to just before locking-up time. And there were others who'd be behind him in the line-the zeks of the powerhouse column who'd gone to look for their names on the board, and the machine-works column too. Looked as though they would have to come again. Tomorrow morning. 슈호프는 소포 인도소까지 단숨에 달려갔다. 막사 옆에 조그만 부속 건물이 붙어 있는데, 그 현관이 비죽 나와 있다. 여기가 바로 소포 인도소이다. 현관에는 덧문이 붙어 있지 않아서 찬바람이 마구 몰아친다. 그래도 지붕 밑이라 어쨌든 한데보다는 훨씬 낫다. 현관 벽을 따라서 줄이 기다랗게 늘어서 있다. 슈호프도 다가가 줄을 선다. 앞에 선 사람은 열댓 명가량 되어 보인다. 자기 차례가 되려면 한 시간은 기다려야 할 참이다. 취침 시간 때나 되어야 겨우 순번이 돌아오지 않을까 싶다. 소포 수령자 명단을 보고 이곳으로 달려온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중앙난방 작업장에서 일하고 온 죄수들 중에서는 슈호프가 맨 먼저 달려왔을 것이다. 게다가 기계공장 작업대는 더 늦어질 것이다. 그들을 소포를 받으려면, 내일 아침에 다시 와야 할 것이다.

 

[영문판_128p, People stood in the line with little bags and sacks. On the other side of the door (Shukhov himself hadn't ever received a parcel at this camp but he knew from gossip) guards opened the parcels, which came packed in wooden boxes, with hatchets. They took everything out and examined the contents. They cut, they broke, they fingered. They tipped things out from one container into another. If there was anything liquid, in glass jars or tins, they opened them and poured it out, though you had nothing but your hands or a cloth bag to hold it in. They didn't give you the jars; they were scared of something. If there was anything homebaked, or some tasty sweetmeats or sausage or smoked fish, the guardwould take a bite at it himself. (And just you try to get high and mighty and complain, and they'll immediately say that this and that are forbidden and won't issue them to you at all.) Every zek who got a parcel had to give and give, starling with the guard who opened it. And when they'd finished their search they didn't give you the stuff in the box it had come in; they just swept everything into your bag, even into the skirt of your coat and. . . off you go. Sometimes they'd whisk you out so fast you'd be sure to leave something behind. No good going back for it. It wouldn't be there. 줄을 서 있는 놈들은 모두 자루나 부대를 들고 있다. 문 뒤에서(슈호프 자신은 지금까지 이 수용소에서 한번도 소포를 받은 적은 없지만 이야기는 들어서 잘 알고 있다), 간수가 소포 상자를 일일이 뜯어보고 검사를 한다. 자르고 분지르고 들춰보고 모두 열어보는 것이다. 유리병이나 깡통에 든 액체류는 마개를 뽑고 국물만 내 준다. 수령자가 손바닥으로 받건 타월 주머니로 받건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절대로 병을 주는 벙이 없다. 겁이 나는 모양이다. 마눋니 생소한 과자니 소시지, 훈제 생선 같은 것은 간수가 먼저 시식을 한 다음 주는 것이 보통이다. 괜히 불평이라도 했다가는 <이건 금지된 품목이니 줄 수 없어!> 하면 그만이다. 소포를 받게 되면 일단 담당 간수뿐만 아니라, 모든 간수에게 얼마간이라도 조금씩 나눠줘야 한다. 이렇게 소포 검사가 끝나도 소포는 수령자에게 제데로 돌아오지 않는다. 수령자가 보자기나 자루에 소포를 담고 있는 사이에 벌써 <다음!> 하고 소리를 지른다. 그러다 보면 서두르다가 빠뜨리고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그 땐 되돌아가서 찾으려 해도 없어진지 오래다.

 

When he was in Ust-Izhma Shukhov had got parcels a couple of times. But he wrote to his wife that it was a waste-don't send them. Don't take the food out of the kids' mouths. Although when he had been at liberty Shukhov had found it easier to feed his whole family than it ever was to feed himself now, he knew what those parcels cost He knew too that his family wouldn't be able to keep it up for ten years. Better do without them. 슈호프도 예전에 <우스치-이지마> 수용소에 있을 때는 두 번인가 소포를 받아본 적이 있다. 그러나 아내에게 편지를 써서 소포를 붙여도 제대로 받을 수 없으니 공연히 헛수고하지 말고 아이들한테나 신경 쓰라고 한 적이 있다. 사실, 슈호프는 여기서 혼자 먹고 지내는 것보다는 가족을 부양하면서 자유롭게 살 때가 더 좋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슈호프는 그 소포가 얼마나 값어치가 나가는가 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십 년 동안 가족에게 그런 부담감을 줄 수 없었던 것이다. 슈호프는 소포를 받지 않고 사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했다.

 

[영문판_129p, But though he'd decided that way, every time someone in the squad, or close by in the barracks, received a parcel (which was almost every day) his heart ached because there wasn't one for him. And though he'd strictly forbidden his wife to send him anything even for Easter, and though he never thought of reading the list except for some rich squad member, every now and then he felt himself longing for someone to run up and say: "Shukhov! Why don't you go for your parcel? There's one for you." But no one ran up. He had less and less cause to remember Temgenovo and his home there. 슈호프가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는 하지만, 그 역시 인간인지라 같은 반원들이나 막사 안의 다른 사람들이 소포를 받는 것을 보면(소포는 매일 왔다), 자기에겐 오지 않는 소포에 괜히 울적해지고는 했다. 부할절에도 그는 아내에게 아예 소포 같은 것은 보낼 생각을 말라고 엄하게 다짐을 해놓았고, 다른 밪원들의 심부름이 아니면 수포 수령자 명단이 나붙는 이 기중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고 사는 슈호프였지만, 이따금씩은 그런 기대를 해 보는 것이었다. 누군가 슈호프에게 달려와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 기다려지는 것이다. <슈호프! 자네 왜 소포 수령하러 가지 않나? 자네에게 소포가 왔단 말일세!> 그러나 아무도 그런 사람은 없었다. . . 이젠 쳄게뇨보의 고향을 생각하는 일도 점점 줄어들었다. . .

 

Life in camp wore him out from reveille to bedtime, with not a second for idle reflections. Now as he stood among men who were buoying themselves up with the hope of soon digging their teeth into bits of salt pork, or spreading butter on their bread, or sweetening their mugs of tea with lumps of sugar, Shukhov had one wish only-to reach the mess hall in time and to eat his stew hot. It was only half as good when it was cold. He figured that if Tsezar's name hadn't turned up on the list he would have gone back to the barracks long ago to wash. But if he'd found it there he would now be collecting bags, plastic mugs, and a basin. That would take him ten minutes. And Shukhov had promised to wait. There in line Shukhov learned some news. Again there wasn't going to be a Sunday this week; again they were going to steal one of their Sundays. He, like everyone else, had expected it, for if there happened to be five Sundays in a month, they gave them three and made them work the other two. Shukhov had expected it, but when he heard it a spasm of pain caught his heart: who wouldn't begrudge the loss of that sweet day? 아침 기상 때부터 저녁 취침 시간까지 잠시도 그런 달콤한 기억에 잠기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지금 여기 서 있는 죄수들은, 이제 조금 후면 염장한 돼지 비계를 베어 물 수 있고, 빵에 버터를 잔뜩 발라 먹을 수도 있고, 설탕물을 마실 수도 있으리라는 기대에 부풀어 위장을 달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그런 그들 속에 끼어 있는 슈호프는 단 한 가지 기대밖에 없었다. 반원들과 함께 식당에 가서 뜨거운 야챗국 한 그릇 훌훌 들이마실 수 있다면! 식은 것 두 그릇보다는 뜨거운 것 한 그릇이 훨씬 낫기 때문이다. 슈호프는 지금 속으로 시간을 계산하고 있는 중이다. 만일 체자리의 이름이 명단에 없다면, 체자리는 이미 막사로 돌아가 열굴을 씻고 있을 시간이다. 그러나 소포가 왔다며 지금쯤은 자루며, 플라스틱 컵이며, 양재기 등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이 때문에 슈호프가 십여 분 기다리겠다고 한 것이다.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가 옆에서 수군대는 소리를 들었다. 이번 일요일을 또 빼앗긴다는 것이다. 오늘 일요일에 일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슈호프나 다른 죄수들 모두 짐작한 일이었다. 한 달에 일요일이 다섯 번 있으면, 세 번은 쉬고 두 번은 일하게 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아무리 예측을 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막상 그런 이야기를 듣고 보면, 억장이 다 무너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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