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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_시즌2] 2월 23일(목)_155~157p(67일차)

작성자Frida|작성시간23.02.23|조회수10 목록 댓글 0

[영문판_155p, "Come on now, out you get, before I count three," shouted the barracks commander. "Anyone who isn't out will have his number taken. I'll give it to the guard." The barracks commander was one of the biggest bastards. After all, just think, he's locked in with us all night, but the way he acts, not afraid of anyone! On the contrary, everyone's afraid of him. Some of us he betrays to the guards, others he wallops himself. He lost a thumb in a scrap and is classed as an invalid, but his face is the face of a thug. Actually he is a thug with a criminal record, but among the charges against him was one under Article 58, 14, and that's how he landed in with us. He wouldn't think twice about taking your number and passing it to the guard - and that means two days in the guardhouse, with work. So instead of just trailing to the door one by one they all rushed out in a crowd, tumbling down from the bunks as if they were bears and pressing to the narrow exit. Shukhov, the cigarette in his palm-he'd craved it so long and had already rolled it-sprang nimbly down, and slipped his feet into the valenki. He was on the point of leaving when he felt a twinge of pity for Tsezar. It wasn't that he wanted to make anything more out of the man; he felt genuinely sorry for him. For all his high opinion of himself, Tsezar didn't know a thing about life-after collecting his parcel he shouldn't have gloated over it; he should have taken it to the storeroom right away before the evening count. Eating's something that can wait. But now what was Tsezar going to do with all that stuff? He couldn't carry his sack with him to the count. What a horselaugh that would bring! Four hundred zeks roaring their heads off. But to leave it in the barracks no matter how briefly meant that the first to run back from the count would swipe it. 막사장, 이놈은 악질 중의 악질이다. 저 자신도 일반 죄수들과 함께 지내는 처지이면서 다른 죄수들을 무서워하지 않고 우쭐거린다. 막사 안에서는 그를 누구보다도 무서워한다. 죄수들을 간수에게 일러바치기도 하고 직접 두들겨 패기도 한다. 싸움을 하다가 손가락을 세 개 잘리는 바람에 신체장애자로 불리고는 일지만, 상판을 보면 영락없는 살인자 얼굴이다. 정말로 그는 살인자였다. 다시 말하면 형사범이다. 다만, 형법 제5814하에 적용되어 이 수용소에 굴러오게 된 것이다. 괜히 꾸물거리다가는, 당장 번호가 적혀 간수의 손으로 넘어 가기 십상이다. 그렇게 되는 날이면, 경영창 이틀도 가벼운 벌이 된다. 다른 날 같으면 문 쪽으로 꾸물거리고 나갔을 테지만, 오늘은 모두 재빨리 문으로 달려갔다. 상단 침대에 있던 죄수들도 쿵쿵거리며 마룻바닥으로 뛰어 내려와 좁은 출입문으로 몰려간다. 슈호프는 그 때, 기다리고 고대하던 담배를 막 한 대 말아 피우려던 참이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담배를 손에 든 채로 장화에 발을 쑤셔넣었다. 곧장 문으로 달려가려다가 힐끔 보니 체자리가 가여워진다. 체자리에게 무슨 기대를 걸고 그에게 다시 친절을 베풀어볼까 하는 생각은 없었다. 다만 그의 그런 행동이 못내 측은하게 느껴진다. 정말 체자리란 놈은 어리석기 그지없는 녀석이다. 어떻게 상황을 그토록 판단하지 못한단 말인가? 소포를 받았으면 빨리 사물함 속에 감췄어야 하는데, 그걸 침대 위에 잔뜩 펼쳐놓고 있을 게 뭐 있냐는 것이다. 먹는 것이 그리 급한 일은 아니잖은가 말이다. 자루를 어깨에 짊어지고 점호하러 나가려는 걸까?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여기 모든 오백 명의 죄수들에게 웃음거리가 될 것이 뻔하다. 그렇다고 여기 남겨두고 간다? 천만에!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영문판_156p, (At Ust-Izhma it was even crueler: there, when we came back from work, the crooks got in first and cleaned out all our lockers.) Shukhov saw that Tsezar realized the danger. He was bustling here and there, but too late. He was stuffing the sausage and salt pork under his jacket. That at least he could save by taking it to the count. Pityingly, Shukhov gave him some advice: "Sit here till the last moment, Tsezazr Markovich. Hide here in the shadow and stay till everyone has left. And when the guard comes by the bunks with the orderlies and pokes into everything, come out and say you're feeling bad. I'll go out first and I'll be back first. That's the way. . ." And he ran off. At first he elbowed his way through the crowd mercilessly(protecting his cigarette in his fist, however). In the corridor, which served both halves of the barracks, and near the door, the men in front were hanging back, the cagy beasts, clinging in two rows to the walls on each side, leaving just enough room for any fool who liked the cold to squeeze through. They were going to stay here; they've been out all day. Why should they freeze needlessly for another ten minutes? No fools here! You croak today but I mean to live till tomorrow. At any other time Shukhov too would have clung to the wall. But now he strode to the door and even grinned. "What are you scared of, you idiots? Never seen Siberian frost before? Come outside and warm yourselves by the wolf's sun. Give us a light, uncle." He lit his cigarette at the door and moved out onto the porch. "Wolf's sun," that's what they'd called the moon in Shukhov's village. (우스치-이지마에서는 더 지독한 놈들도 수없이 많았다. 작업장에서 돌아올 때면, 다른 죄수들보다 먼저 달려와 다른 사람의 장을 깨끗이 청소해 가기가 일쑤였다.) 슈호프는 체자리가 허둥지둥 챙기고 있는 것을 보았지만, 이제는 시간이 너무 없다. 소시지와 베이컨은 덧옷 속에 넣는다. 그거라도 점호에 들고 나가려는 모양이다. 슈호프는 염려스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밖으로 나갈 때까지 남아 계세요. 체자리 마르코비치! 저기 저 구석에 숨어 있으면 돼요. 얼마 후에 간수와 당번이 순찰을 돌 테니, 그 때 밖으로 나와요. 몸이 불편해서 좀 늦게 나간다고 하세요. 그리고 그 다음에 들어올 때는 제가 제일 먼저 들어올게요. 그러면 아무도 손을 못 댈 거예요. . . > 이렇게 말한 슈호프는 얼른 달려 나간다. 처음에 슈호프는 빼곡하게 차 있는 사람들 틈을 헤치고 나갔다(그러면서도 담배만은 손에 꼭 쥐고 있었다.) 그런데 복도로 나가서 현관 문 쪽으로 가까이 가자 그곳에서부터는 앞길이 툭 틔어 있다. 꽤 약삭빠른 놈들이다. 좌우측에 가서 두 줄씩 바람벽에 찰싹 달라붙어서는 길 가운데 사람이 겨우 지나갈 만큼 자리를 내주고는 그곳에 모여 서 있는 것이다. 남보다 먼저 나가서 떨고 싶으면 어서 나가라. 우리는 여기 남아서 눈치껏 기다려보겠다는 심보다. 그렇지 않아도 온종일 추운 바깥에서 몸이 꽁꽁 얼었는데, 지금 십 분 동안이나 공연히 떨고 있는 만큼 여유가 없는 것이다. 다른 놈들이 오늘 죽는다면 나는 내일 죽을 거란 말이다. 다른 날 같았으면, 슈호프도 그들 틈에 한몫 끼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은 출구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간다. 아니, 그 뿐만 아니라 이를 드러내고 그들을 조소까지 하는 것이다. <이봐 왜들 이렇게 모여 있는 거야. 이런 병신들 같으니라구. 시베리아 추위가 처음이라 말이냐. ‘늑대들의 햇님에게로 몸을 녹이러 가세. 여보게, 거기 친구. 담뱃불 좀 빌려줘!> 문 옆에서 담뱃불을 붙여 물고는 층층대로 나간다. <늑대들의 햇님> 이란 그의 고향에서 달님을 가리킬 때 하는 말이다.

 

[영문판_157p, The moon rode high now. But now he strode to the door and even grinned. "What are you scared of, you idiots? Never seen Siberian frost before? Come outside and warm yourselves by the wolf's sun. Give us a light, uncle." He lit his cigarette at the door and moved out onto the porch. "Wolf's sun," that's what they'd called the moon in Shukhov's village. There was a dense black crowd outside one of the barracks. The zeks had come out for the count. They were coming out over there too. But it wasn't the sound of voices you heard from the barracks-it was the creaking of boots on the snow. Some prisoners were coming down the steps and lining up, opposite the barracks. Five in front, then three behind. Shukhov joined the three. After an extra bit of bread, and with a cigarette between your lips, it wasn't so bad standing there. Good tobacco-the Lett hadn't gypped him. Strong, and smelled good. Gradually, other prisoners trailed through the door. Two or three more lines of five were forming behind him. They came out angry now. Why were those rats jostling in the corridor? Why weren't they coming out? Why should we have to freeze for them? No zek ever saw a clock or a watch. What use were they to him anyway? All he needs to know is: will reveille sound soon? How long to roll call? How long to dinner? To the last clanging of the rail?The evening count, everyone said, was at nine. But it never finished at nine - they would sometimes recount two or even three times. You never got away before ten. And at five o'clock next morning they hounded you out of your bunk with the first clanging of the rail. No wonder that Moldavian had dozed off down at the shop before work was over today. Wherever a zek gets a bit of warmth into him he falls asleep on the spot. 달은 조금 전보다 훨씬 높이 떠 있다. 중천까지 높이 떠올라 있다. 엷은 초록색빛을 띤 희멀건 하늘에는 별들이 이따금씩 솟아나있다. 눈은 하얗게 빛나고, 막사의 벽도 하얗게 빛난다. 수용소 구내의 외등도 희뿌연 빛을 내고 있다. 건너편 막사 안에도 사람들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그쪽도 점호를 받으러 나온 모양이다. 그 옆에 있는 막사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어느 막사에서도 사람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눈을 밟는 발소리만 부산하다. 다섯 사람이 층층대를 내려가서 문 쪽을 향해 줄을 선다. 그 뒤를 이어 세 명이 내려선다. 둘째 줄에 있던 세 사람 중에 슈호프도 끼어 있다. 빵을 씹으며 담배를 입에 물고 있자니 밖에 있어도 그다지 춥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라트비아인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담배는 독하기도 알맞은 정도고, 향기 또한 더할 나위 없이 향기롭다. 현관에서 사람들이 밖으로 조금씩 나오고 있다. 슈호프 뒤로도 벌써 두 서너줄 늘었다. 먼저 나온 놈들은 모두 몸을 꼭 움츠리고 있다. 복도에 들러붙은 놈들은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놈들 때문에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 꽁꽁 얼어붙을 지경인데 말이다. 죄수 신분으로 시계를 본 사람은 하나도 없다. 하기는 꼭 볼 필요도 없다. 다만 죄수들은 기상 전까지, 집합 시간까지, 취침 시간까지 몇 분이 남았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남았는지를 알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취침 점호는 밤 아홉시로 규정되어 있다. 물론, 점호가 아홉시에 끝난 적은 한 번도 없다. 두 번, 아니면 세 번씩 취침 번호를 할 때도 있다. 잠자리에 들어가는 것은 빠르면 열시이고, 또 기상 시간은 다섯시이다. 오늘 작업이 끝나고 돌아오기 전에 몰다비아인이 작업장에서 잠이 든 것도 놀랄 일은 아니다. 죄수들은 몸만 따뜻해지면 아무 데서나 금세 잠들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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