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판_29p, The old man painted on and on, blowing from time to time into his glove. It was a thin, knitted glove. His hand grew stiff with cold. He only just managed to paint the numbers. He touched up the S854 on Shukhov's jacket, and Shukhov, holding his rope belt in his hand and without bothering to pull his coat around him-very soon he'd be frisked-caught up with the squad. At once he noticed that his fellow squad member Tsezar was smoking, and smoking a cigarette, not a pipe. That meant he might be able to cadge a smoke. But he didn't ask straight away; he stood quite close up to Tsezar and, half turning, looked past him. He looked past him and seemed indifferent, but he noticed that after each puff (Tsezar inhaled at rare intervals, thoughtfully) a thin ring of glowing ash crept down the cigarette, reducing its length as it moved stealthily to the cigarette bolder. Fetiukov, that jackal, had come up closer too and now stood opposite Tsezar, watching his mouth with blazing eyes. Shukhov had finished his last pinch of tobacco and saw no prospects of acquiring any more before evening. Every nerve in his body was taut, all his longing was concentrated in that cigarette butt-which meant more to him now, it seemed, than freedom itself-but he would never lower himself like that Fetiukov, he would never look at a man's mouth. Tsezar was a hodgepodge of nationalities: Greek, Jew, Gypsy-you couldn't make out which. He was still young. He'd made films. But he hadn't finished his first when they arrested him. He wore a dark, thick, tangled mustache. They hadn't shaved it off in the camp because that was the way he looked in the photograph in his dossier. "Tsezar Markovich," slobbered Fetiukov, unable to restrain himself. "Give us a puff." 그 노화공은 계속해 그리다가, 때때로 장갑 속으로 입김을 불어 넣었다. 털실로 짠 얇은 장갑이었다. 그의 손은 추위 때문에 뻣뻣해졌다. 그는 그럭저럭 번호를 그려나갈 뿐이었다. 그리고 슈호프는 손으로 허리춤을 잡고 일부러 그의 외투를 여미지도 않은 채-곧바로 그는 소지품 검사를 받을 것이었다-자기 팀을 뒤쫓아 갔다. 슈호프는 자기 반원인 체자리가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도 파이프에 담은 것이 아니라 궐련을 피우고 있다. 그렇다면 한 모금 얻어 피울 수도 있다. 그러나 슈호프는 직접 청하지는 못하고, 그의 옆에 바짝 다가서서 약간 등을 돌리고는 곁눈질로 그를 쳐다보고 있다. 그는 무관심한 척 딴데로 시선을 돌리고 있었지만, 체자리가 한 모금 한 모금 담배 연기를 빨아들일 때마다(체자리는 생각에 잠긴 채 이따금씩 담배 연기를 빨아들이고 있다) 불그스러름한 빛을 띠며 담배가 타들어가고, 그때 마다 그 부분이 재로 변해 가는 것과, 담뱃대 물부리 쪽으로 점점 타들어가면서, 담배가 짧아지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이 때 늑대란 별명을 가진 페추코프가 담배 냄새를 맡고 달려와서, 체자리 앞에 곧바로 오더니 그의 입을 똑바로 쳐다보며 눈에 불을 켜고 서 있다. 슈호프는 잎담배 한 부스러기도 남지 않았다. 저녁까지는 어디서 구해 볼 도리가 전혀 없다. 그는 이 순간 얼마나 기대를 하고 있었는지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그 순간 자유보다도 이 담배 꽁초 한 모금을 빠는 것이 더 절실한 정도였지만, 페추코프처럼 염치없이 남의 입을 쳐다볼 정도로 자신을 비하시킬 생각은 없었다. 체자리는 온갖 잡다한 피가 다 섞인 그야말로 잡종이었다. 그리스인도 아니고 유태인도 아닌 데다 집시도 아니었다. 도대체 무슨 족속인지 알 수 없는 족속이었다. 나이는 아직 어렸다. 예전에는 영화를 찍는 일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첫 작품을 다 완성하기도 전에 사상면을 의심받아 투옥되었다. 그는 까맣고 번들거리며 무성하게 난 수염을 기르고 있다. 그는 수염을 그대로 기르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수용소에 들어올 때 수염 난 상태로 사진을 찍은 때문이었다. 체자리 마르코비치 “한 모금만 빨게 해주게” 결국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지 페추코프가 입을 열었다.
[영문판_30p, His face twitched with greedy desire. Tsezar slightly raised the lids that drooped low over his black eyes and looked at Fetiukov. It was because he didn't want to be interrupted while smoking and asked for a puff that he had taken up a pipe. He didn't begrudge the tobacco; he resented the interruption in his chain of thought. He smoked to stimulate his mind and to set his ideas flowing. But the moment he lighted a cigarette he read in several pairs of eyes an unspoken plea for the butt. Tsezar turned to Shukhov and said: "Take it, Ivan Denisovich." And with his thumb he pushed the smoldering cigarette butt out of the short amber holder. Shukhov started (though it was exactly what he had expected of Tsezar) and gratefully hurried to take the butt with one hand, while slipping the other hand under it to prevent it from dropping. He didn't resent the fact that Tsezar felt squeamish about letting him finish the cigarette in the holder (some had clean mouths, some had foul) and he didn't burn his hardened fingers as they touched the glowing end. The main thing was, he had cut out that jackal Fetiukov, and now could go on drawing in smoke until his lips were scorched. Mmm. The smoke crept and flowed through his whole hungry body, making his head and feet respond to it. Just at that blissful moment he heard a shout: "They're stripping our undershirts off us." Such was a prisoner's life. Shukhov had grown accustomed to it. All you could do was to look out they didn't leap at your throat. 페추코프의 얼굴은 탐욕스럽게 실룩거렸다. 체자리는 내리깔고 있던 그의 검은 눈을 좀 치켜뜨고는 페추코프를 바라보았다. 그가 파이프를 이용하게 된 것은 담배를 피울 때 딴 사람이 기어들어 한 모금 빨자고 자기에게 부탁해 오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그는 담배가 아까워서가 아니라, 자기의 연상을 방해받는 것이 싫었던 것이다. 담배를 피우게 되면 어떤 상념이 떠오르고 떠오른 상념을 통해 무엇인가를 발견하려 한 때문이었다. 그러나 궐련을 피워 물면, 불을 당기는 순간부터 <마지막 한 모금만 남겨주게> 하는 주위의 게걸스런 시선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체자리가 슈호프에게 돌아서며 말했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호박으로 만든 짧은 물부리에서 엄지손가락으로 꽁초를 뽑아들었다. 슈호프는 약간 당황한 채(물론, 체자리가 먼저 권하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상대방이 이렇게 말하자 약간 당황했다.) 감사하다는 손짓을 얼글 하고는 한 손으로 그것을 받아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행여나 땅에 떨어질까 봐 받치면서 받아들였다. 체자리가 물부리째 주지 않았다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지는 않았다.(모든 사람의 입이 깨끗하다고는 할 수 없으니까) 중요한 것은 체자리가 늑대 페추코프를 무시하고 자신에게 꽁초를 주었다는 사실이다. 담뱃불에 입이 타기 전까지의 그 짦은 순간 동안, 담배 연기를 삼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뻑-뻑-뻑 담배 연기를 빨아들이자, 굶주린 온 몸 전체로 담배 연기가 펴져 나간다. 머리와 발끝까지, 구석구석 뻗어 나간다. 슈호프는 저쪽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들었다. 속옷까지 모조리 검사한다. 그런 것이 죄수들의 생활이다. 슈호프는 그런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전력을 다해서 요령껏 덜미를 잡히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