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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밭의 파수꾼_시즌2] 7월 16일(토)_Chapter 16

작성자Frida|작성시간22.07.16|조회수56 목록 댓글 0

 

Chapter 16

After I had my breakfast, it was only around noon, and I wasn't meeting old Sally till two o'clock, so I started taking this long walk. I couldn't stop thinking about those two nuns. I kept thinking about that beatup old straw basket they went around collecting money with when they weren't teaching school. I kept trying to picture my mother or somebody, or my aunt, or Sally Hayes's crazy mother, standing outside some department store and collecting dough for poor people in a beat-up old straw basket. It was hard to picture. Not so much my mother, but those other two. My aunt's pretty charitable- she does a lot of Red Cross work and all-but she's very well-dressed and all, and when she does anything charitable she's always very well-dressed and has lipstick on and all that crap. I couldn't picture her doing anything for charity if she had to wear black clothes and no lipstick while she was doing it. And old Sally Hayes's mother. Jesus Christ. The only way she could go around with a basket collecting dough would be if everybody kissed her ass for her when they made a contribution. 아침식사를 마쳤는데도 시간은 아작 12시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샐리와는 2시에 만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나는 천천히 산책을 시작했다. 여전히 두 수녀에 대한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수업이 없을 때면, 들고 다니면서 모금을 할 낙은 짚으로 만든 바구니가 자꾸만 떠올랐다. 나는 엄마나 숙모, 혹은 샐리의 어머니 같은 사람들이 백화점 같은 데서 서서 낡은 밀짚바구니를 들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모금하는 모습을 떠올려 보려고 애썼지만, 도저히 불가능했다. 엄마는 그렇지 않을지 몰라도 나머지 두 사람에게는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숙모는 자선사업을 꽤 많이 하고 있었다. 적십자니 뭐니 하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벌이고 있었는데, 옷차림도 활동만큼이나 요란스러웠다. 자선과 관련된 일을 할 때는 검은 옷만 입고, 립스틱도 바르지 말아야 한다면, 숙모는 그런 일을 과연 할 것인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샐리의 엄마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세상에. 그녀에게 밀짚바구니를 들고 모금을 하게 만들려면, 사람들이 헌금할 때 온갖 아첨을 떨어야 할 터였다. 그렇지 않고, 바구니에 돈만 넣고는 사람들이 인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가버린다면, 한 시간도 못 돼서 그만두고 말 것이다.

 

If they just dropped their dough in her basket, then walked away without saying anything to her, ignoring her and all, she'd quit in about an hour. She'd get bored. She'd hand in her basket and then go someplace swanky for lunch. That's what I liked about those nuns. You could tell, for one thing, that they never went anywhere swanky for lunch. It made me so damn sad when I thought about it, their never going anywhere swanky for lunch or anything. I knew it wasn't too important, but it made me sad anyway. I started walking over toward Broadway, just for the hell of it, because I hadn't been over there in years. Besides, I wanted to find a record store that was open on Sunday. There was this record I wanted to get for Phoebe, called 「Little Shirley Beans.」 It was a very hard record to get. It was about a little kid that wouldn't go out of the house because two of her front teeth were out and she was ashamed to. I heard it at Pencey. A boy that lived on the next floor had it, and I tried to buy it off him because I knew it would knock old Phoebe out, but he wouldn't sell it. It was a very old, terrific record that this colored girl singer, Estelle Fletcher, made about twenty years ago. She sings it very Dixieland and whorehouse, and it doesn't sound at all mushy. 금세 지겹다고 난리치고는 바구니를 던져버리고 뽐내면서 점심이나 먹으러 어디론가 가버릴 것이다. 이래서 내가 수녀들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 사람들은 뽐내면서 점심이나 먹으러 가버리지 않는다. 그런 생각을 하면 굉장히 슬퍼지는 것이다. 그녀들은 뽐낼 만한 곳에 가서 점심을 먹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우울한 건 우울한 거다. 나는 브로드웨이를 향하여 걷기 시작했다. 그저 요 몇 년간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요일인데도 문을 여는 레코드 가게가 있는지 둘러보고 싶었다. 피비에게 사다줄 <리틀 셜리 빈즈>의 음반을 찾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건 구하기 힘든 음반이었다. 앞니가 두 개 빠진 게 부끄러워서 집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는 어린 소녀에 대한 노래가 담긴 음반이었다. 펜시에 있을 때 그 곡을 들은 적이 있다. 왜냐하면 피비가 너무나도 좋아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 녀석은 팔지 않았다. 아주 오래된 음반이었다. 그건 에스텔 프레처라는 흑인 여가수가 20년 전에 부른 노래로 정말 끝내주는 앨범이었다. 그녀의 노래에서는 딕시 랜드나 사창가의 느낌이 났지만, 절대로 감상적으로 들리지는 않았다.

 

If a white girl was singing it, she'd make it sound cute as hell, but old Estelle Fletcher knew what the hell she was doing, and it was one of the best records I ever heard. I figured I'd buy it in some store that was open on Sunday and then I'd take it up to the park with me. It was Sunday and Phoebe goes rollerskating in the park on Sundays quite frequently. I knew where she hung out mostly. It wasn't as cold as it was the day before, but the sun still wasn't out, and it wasn't too nice for walking. But there was one nice thing. This family that you could tell just came out of some church were walking right in front of me-a father, a mother, and a little kid about six years old. They looked sort of poor. The father had on one of those pearl - gray hats that poor guys wear a lot when they want to look sharp. 만약 백인 여자가 이 노래를 불렀다면, 아주 듣기 괴로운 노래가 됐겠지마, 에스텔 프레처는 이 노래를 어떻게 불러야 할지를 분명히 알고 불렀다. 그래서 이 음반은 이제까지 들었던 것 중에 가장 걸작 가운데 하나였다. 난 문을 열어놓은 가게가 있다면 이 음반을 사서 공원으로 갈 예정이었다. 오늘은 일요일이었다. 피비는 일요일마다 종종 공원에 나와 로러 스케이트를 탔다. 피비가 어디쯤 있을지는 알고 있었다. 어제만큼 날씨가 춥지 않았다. 해가 뜨지 않아서 선책하기에 좋은 날씨는 아니었지만, 좋은 구경을 할 수 있었다. 교회에서 돌아오는 것처럼 보이는 가족이 내 앞에서 걸어가고 있어싿. 아버지와 어머니, 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꼬마였다. 그렇게 집안이 넉넉한 것 같지 않았다. 아버지는 가반한 사람들이 좀 괜찮아 보이고 싶을 때 쓰는, 회색이 도는 빛깔 모자를 쓰고 있었다.

 

He and his wife were just walking along, talking, not paying any attention to their kid. The kid was swell. He was walking in the street, instead of on the sidewalk, but right next to the curb. He was making out like he was walking a very straight line, the way kids do, and the whole time he kept singing and humming. I got up closer so I could hear what he was singing. He was singing that song, 「If a body catch a body coming through the rye.」 He had a pretty little voice, too. He was just singing for the hell of it, you could tell. The cars zoomed by, brakes screeched all over the place, his parents paid no attention to him, and he kept on walking next to the curb and singing 「If a body catch a body coming through the rye.」 It made me feel better. It made me feel not so depressed any more. 부부는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걸어가고 있었는데, 아이에게 전혀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았다. 그 아이가 정말 재미있었다. 인도가 아니라 차도로 걸어가고 있었는데, 인도와 차도 사이에 놓인 연석 바로 옆을 걷고 있었다. 아이들이 흔히 그러는 것처럼 그 꼬마도 똑바로만 걸어가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걸어가는 내내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호밀밭에 들어오는 사람을 잡는다면> 이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주 작은 목소리로. 꼬마는 그저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차들이 요란스런 소리를 내며 지나갔고, 브레이크를 밟는 소리도 여기저기서 시끄럽게 들리고 있었다. 꼬마의 부모는 아이에게 전혀 관심을 보여주고 있지 않았다. 그 애는 그저 연석 옆에 붙어 차도를 걸어가면, <호밀밭에 들어오는 사람을 잡는다면>을 부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니 기분이 좀 나아지는 것 같았다. 더 이상 우울하지 않았다.

 

Broadway was mobbed and messy. It was Sunday, and only about twelve o'clock, but it was mobbed anyway. Everybody was on their way to the movies-the Paramount or the Astor or the Strand or the Capitol or one of those crazy places. Everybody was all dressed up, because it was Sunday, and that made it worse. But the worst part was that you could tell they all wanted to go to the movies. I couldn't stand looking at them. I can understand somebody going to the movies because there's nothing else to do, but when somebody really wants to go, and even walks fast so as to get there quicker, then it depresses hell out of me. Especially if I see millions of people standing in one of those long, terrible lines, all the way down the block, waiting with this terrific patience for seats and all. Boy, I couldn't get off that goddam Broadway fast enough. I was lucky. The first record store I went into had a copy of 「Little Shirley Beans.」 They charged me five bucks for it, because it was so hard to get, but I didn't care. Boy, it made me so happy all of a sudden. I could hardly wait to get to the park to see if old Phoebe was around so that I could give it to her. 브로드웨이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일요일이었고, 12시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혼잡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사람들은 모두 영화를 보러 가고 있어싿. 파라마운트라든가, 애스터, 혹은 스트랜드, 캐피톨 같은 복잡한 곳으로. 일요일이라고 모드들 잘 차려입고 있었는데, 그게 꼴불견이었다. 하지만 더 끔찍한 것은 사람들이 모두 영화를 보러 가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도저히 그런 사람들을 쳐다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달리 할 일이 없어서 영화를 보러 가는 거라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정말로 영화를 보고 싶어서, 좀 더 빨리 가려고 걸음을 재촉하는 살마들을 보면 정말 기분이 우울해지는 것이다. 특히 끝도 보이지 않을 것 같은 긴 줄에 서서 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더욱 그랬다. 그래서 브로드웨이를 빨리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 그래도 난 운이 좋았다. 처음으로 들어간 레코드 가게에서 <리틀 셜리 빈즈>의 음반을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게 주인은 구하기 어려운 레코드라면서 5달러를 달라고 했지만, 그런 근 아무래도 좋았다. 갑자기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 피비를 만나 음반을 전해주고 싶은 생각에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었다.

 

When I came out of the record store, I passed this drugstore, and I went in. I figured maybe I'd give old Jane a buzz and see if she was home for vacation yet. So I went in a phone booth and called her up. The only trouble was, her mother answered the phone, so I had to hang up. I didn't feel like getting involved in a long conversation and all with her. I'm not crazy about talking to girls' mothers on the phone anyway. I should've at least asked her if Jane was home yet, though. It wouldn't have killed me. But I didn't feel like it. You really have to be in the mood for that stuff. I still had to get those damn theater tickets, so I bought a paper and looked up to see what shows were playing. 레코드 가게를 나오자, 약국이 있는 것이 보였다. 난 그 안으로 들어갔다. 제인에게 전화해서 그 애가 집에 돌아왔는지를 물어보고 싶었다. 결국 난 전화를 걸었다. 그렇지만 제인의 어머니가 받는 바람에 그냥 끊어버리고 말았다. 그 애의 어머니와 길게 대화를 나누는 일은 피하고 싶었다. 정말 여자 애들의 어머니와 전화 통화를 해야 하는 건 질색이었다. 그래도 제인이 언제 돌아오는지 정도는 물어봤어야 했다. 그런 걸 물어본다고 나를 죽이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이런 일은 내키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런 일은 내키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아직도 극장표를 사야 하는 일이 남아 있었다. 신문을 사서 볼 만한 공연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일요일이었기 때문에, 연극은 세 개밖에 없었다.

 

On account of it was Sunday, there were only about three shows playing. So what I did was, I went over and bought two orchestra seats for I Know My Love. It was a benefit performance or something. I didn't much want to see it, but I knew old Sally, the queen of the phonies, would start drooling all over the place when I told her I had tickets for that, because the Lunts were in it and all. She liked shows that are supposed to be very sophisticated and dry and all, with the Lunts and all. I don't. I don't like any shows very much, if you want to know the truth. They're not as bad as movies, but they're certainly nothing to rave about. 일요일이기 때문에 연극은 세 개밖에 없었다. 그 중에서 <내 사랑은 누구일까>의 표를 특등석으로 두 장 샀다. 자선 공연인지 뭔지인 모양이었다. 그다지 보고 싶지는 않았지만, 영터리 여왕인 샐리는 내가 이 표를 샀다고 하면 환장할 정도로 좋아할 것이다. 런트 부부가 나오는 연극이기 때문이다. 그 애는 런트 부부가 나오는, 이런 식의 경박하면서도 노골적인 연극을 좋아했다. 하지만 난 이런 걸 좋아하지 않는다. 연글이라는 것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영화만큼 끔찍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달리 언급할 정도도 못 된다.

 

In the first place, I hate actors. They never act like people. They just think they do. Some of the good ones do, in a very slight way, but not in a way that's fun to watch. And if any actor's really good, you can always tell he knows he's good, and that spoils it. You take Sir Laurence Olivier, for example. I saw him in Hamlet. D.B. took Phoebe and I to see it last year. He treated us to lunch first, and then he took us. He'd already seen it, and the way he talked about it at lunch, I was anxious as hell to see it, too. But I didn't enjoy it much. I just don't see what's so marvelous about Sir Laurence Olivier, that's all. He has a terrific voice, and he's a helluva handsome guy, and he's very nice to watch when he's walking or dueling or something, but he wasn't at all the way D.B. said Hamlet was. 우선 나는 배우들이 싫다. 배우들은 절대로 진짜 사람들처럼 연기하지 않는다. 나름대로는 연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할 테지만 말이다. 훌륭한 배우들 중에는 간혹 정말인 것처럼 연기를 하는 사람도 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연극이 재미있다는 건 아니다. 그리고 그런 훌륭한 배우라고 할지라도 자신이 훌륭하다는 걸 알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지면, 모든 것을 망쳐버리게 된다. 예를 들면 로렌스 올리비에가 그렇다. 그가 분했던 <햄릿>을 본 적이 있다. 작년에 형이 나아 피비를 데리고 보여주었던 것이다. D.B는 이미 그 연극을 보았기 때문에 점심을 먹으면서 우리에게 줄거리를 이야기해 주었다. 이야기를 들을 때는 <햄릿> 이 너무 보고 싶었지만, 실제로 봤을 때는 별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로렌스 올리비에가 어째서 대단하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거 없었다. 물론 목소리도 좋았고, 굉장한 미남이기는 했다. 그리고 무대 위에서 걸어 다니는 모습이나, 싸우는 모습 같은 것도 보기 좋았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형이 말해 주었던 햄릿이 아니었다. 슬픔에 잠겨 우울해하는 모습이 아니라, 늠름한 장군처럼 보였다.

 

He was too much like a goddam general, instead of a sad, screwed-up type guy. The best part in the whole picture was when old Ophelia's brother-the one that gets in the duel with Hamlet at the very end-was going away and his father was giving him a lot of advice. While the father kept giving him a lot of advice, old Ophelia was sort of horsing around with her brother, taking his dagger out of the holster, and teasing him and all while he was trying to look interested in the bull his father was shooting. 슬픔에 잠겨 우울해하는 모습이 아니라, 늠름한 장군처럼 보였다. 그 연극에서 최고는 오필리아의 오빠-마지막에 햄릿과 결투를 하게 된다-가 도망가려고 할 때 아버지라는 사람이 여러 가지로 충고를 해 주는 장면이었다. 그러는 동안 오필리아는 자꾸만 오빠 주위를 맴돌면서, 오빠의 단검을 빼기도 하는 등 장난을 치는 것이다. 그러면서 오빠가 아버지의 잔소리에 관심을 보이려고만 하면, 놀려대는 것이다.

 

That was nice. I got a big bang out of that. But you don't see that kind of stuff much. The only thing old Phoebe liked was when Hamlet patted this dog on the head. She thought that was funny and nice, and it was. What I'll have to do is, I'll have to read that play. The trouble with me is, I always have to read that stuff by myself. If an actor acts it out, I hardly listen. I keep worrying about whether he's going to do something phony every minute. After I got the tickets to the Lunts' show, I took a cab up to the park. I should've taken a subway or something, because I was getting slightly low on dough, but I wanted to get off that damn Broadway as fast as I could. It was lousy in the park. It wasn't too cold, but the sun still wasn't out, and there didn't look like there was anything in the park except dog crap and globs of spit and cigar butts from old men, and the benches all looked like they'd be wet if you sat down on them. It made you depressed, and every once in a while, for no reason, you got goose flesh while you walked. It didn't seem at all like Christmas was coming soon. It didn't seem like anything was coming. But I kept walking over to the Mall anyway, because that's where Phoebe usually goes when she's in the park. She likes to skate near the bandstand. It's funny. That's the same place I used to like to skate when I was a kid. 정말 좋았다. 그 장면은 정말 정신이 아찔할 정도였다. 그렇지만 그런 장면은 많지 않은 법이다. 피비가 마음에 들어한 것은 햄릿이 키우고 있는 개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장면뿐이었다. 무척 재미있는 장면이라고 피비는 생각했는데 사실 그렇기는 했다. 앞으로 그 희곡을 직접 읽어볼 생각이다. 문제는 내가 직접 읽어 봐야 한다는 점이다. 배우가 연기를 하는 것을 보면 대사를 제대로 듣지 못하기 때문이다. 배우가 엉터리 같은 연기를 하지는 않을가 하는 걱정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런트 부부가 나오는 연극표를 사고 난 후, 나는 택시를 타고 공원으로 향했다. 돈이 별로 없었으므로, 지하철을 타던가 했어야만 했다. 그렇지만 나는 최대한 빨리 브로드웨이를 벗어나고 싶었다. 공원은 썰렁했다. 추운 날씨는 아니었지만 햇살이 여전히 비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방이 온통 개똥이니, 노인들이 버려놓은 담배꽁초와 가래침뿐인 것 같았고, 벤치는 전부 앉으면 축축할 것만 같았다. 이런 걸 보고 있다 보면 정말 우울해지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걷고 있다 보면, 가끔씩 이유도 없이 소름이 끼치곤 했다. 크리스마스가 멀지 않았건만, 이 공원에는 크리스마스조차 오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나는 <나무 그늘 길>까지는 걸어갔다. 피비가 공원에 올 때마다 늘 오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 애는 음악당 근처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걸 좋아했다. 그건 정말 재미있는 일이다. 나도 어렸을 때 똑같은 장소에서 스케이트 타는 걸 좋아했기 때문이다.

 

When I got there, though, I didn't see her around anywhere. There were a few kids around, skating and all, and two boys were playing Flys Up with a soft ball, but no Phoebe. I saw one kid about her age, though, sitting on a bench all by herself, tightening her skate. I thought maybe she might know Phoebe and could tell me where she was or something, so I went over and sat down next to her and asked her, 「Do you know Phoebe Caulfield, by any chance?」 「Who?」 she said. All she had on was jeans and about twenty sweaters. You could tell her mother made them for her, because they were lumpy as hell. 「Phoebe Caulfield. She lives on Seventy-first Street. She's in the fourth grade, over at-」 「You know Phoebe?」 「Yeah, I'm her brother. You know where she is?」 「She's in Miss Callon's class, isn't she?」 the kid said. 「I don't know. Yes, I think she is.」 「She's prob'ly in the museum, then. We went last Saturday,」 the kid said. 그렇지만 내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 피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스케이트를 타는 아이들도 몇 명 있었고, 소프트볼로 공던지기를 하는 남자아이들도 두 명 있었지만, 피비는 보이지 않았다. 피비와 같은 또래로 보이는 여자아이 하나가 혼자 벤치에 앉아서 스케이트 끈을 묶고 있었다. 그 애가 혹시 피비를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그 여자아이에게 다가가 옆에 앉았다. <혹시 피비 콜필드라는 애를 알고 있니?> <누구요?> 그 애는 청바지에, 스웨터를 스무 개쯤은 입고 있는 것같이 보였다. 그 스웨터는 아이의 엄마가 직접 뜬 모양이었다. 모양이 아주 투박했다. <피비 콜필드. 71번가에 사는 여자아이야. 지금 4학년이고. . .> <피비를 아세요> <그래. 난 그 애 오빠야. 혹시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니> <켈론 선생님 반에 있는 아이죠?> 그 아이가 물었다. <잘 모르겠는데. 그래. 그런 것 같다> <그럼 박물관에 갔을 거예요. 우린 지난 토요일에 갔거든요.

 

「Which museum?」 I asked her. She shrugged her shoulders, sort of. 「I don't know,」 she said. 「The museum.」 「I know, but the one where the pictures are, or the one where the Indians are?」 「The one where the Indians.」 「Thanks a lot,」 I said. I got up and started to go, but then I suddenly remembered it was Sunday. 「This is Sunday,」 I told the kid. She looked up at me. 「Oh. Then she isn't.」 She was having a helluva time tightening her skate. She didn't have any gloves on or anything and her hands were all red and cold. I gave her a hand with it. Boy, I hadn't had a skate key in my hand for years. It didn't feel funny, though. You could put a skate key in my hand fifty years from now, in pitch dark, and I'd still know what it is. She thanked me and all when I had it tightened for her. She was a very nice, polite little kid. 어느 박물관을 말하는 거니? 내가 그 애에게 물었다. 그 애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몰라요. 그냥 박물관이에요. 알겠다. 그럼 그 박물관에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지, 아니면 인디언이 있는 곳이었는지 알 수 있겠니? 인디언이 있었어요. 그래 고맙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불현듯 오늘이 일요일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오늘은 일요일인데 내가 말했다. 그 아이가 나를 쳐다보았다. 그럼 거기 없겠네요. 그 애는 스케이트 끈을 꽉 매려고 애쓰고 있었다. 장갑도 끼지 않아서, 손이 빨갛게 얼어붙어 있었다. 그래서 내가 도와주었다. 몇 해 만에 스케이트 걸쇠를 만지는 데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한 50년쯤 지난 다음에, 깜깜한 곳에서 스케이트 걸쇠를 만져본다고 해도 무엇인지 알 것만 같았다. 내가 스케이트를 꽉 묶어주자, 그 애는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예의가 바른 좋은 아이인 것 같았다.

 

God, I love it when a kid's nice and polite when you tighten their skate for them or something. Most kids are. They really are. I asked her if she'd care to have a hot chocolate or something with me, but she said no, thank you. She said she had to meet her friend. Kids always have to meet their friend. That kills me. Even though it was Sunday and Phoebe wouldn't be there with her class or anything, and even though it was so damp and lousy out, I walked all the way through the park over to the Museum of Natural History. I knew that was the museum the kid with the skate key meant. I knew that whole museum routine like a book. Phoebe went to the same school I went to when I was a kid, and we used to go there all the time. We had this teacher, Miss Aigletinger, that took us there damn near every Saturday. Sometimes we looked at the animals and sometimes we looked at the stuff the Indians had made in ancient times. Pottery and straw baskets and all stuff like that. I get very happy when I think about it. Even now. I remember after we looked at all the Indian stuff, usually we went to see some movie in this big auditorium. Columbus. They were always showing Columbus discovering America, having one helluva time getting old Ferdinand and Isabella to lend him the dough to buy ships with, and then the sailors mutinying on him and all. 스케이트를 묶어준다든가 하는 것 같은 일들을 해 주었을 때 아이들이 공손하고 상냥하게 대해주면 참 기분이 좋아진다. 사실 아이들은 모두 그렇다. 정말이다. 난 그 아이에게 따뜻한 코코아나 같이 마시지 않겠느냐고 물어보았다. 그 아이는 친구들을 만나야 한다면서, 내 제안을 사양했다. 아이들이란 항상 친구를 만나야 하기 마련이다. 정말 여기에는 이길 수 없다. 일요일이라 피비가 같은 반 친구들이랑 박물관에 갔을 리는 없었다. 날씨도 왠지 눅눅하고 음산했지만, 나는 자연사 박물관까지 걸어가 보았다. 스케이트 끈을 조이고 있던 아이가 말한 박물관은 이곳이었다. 이 박물관이라면 눈을 감아도 훤했다. 피비는 내가 어렸을 적에 다녔던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우리 담임 선생님은 에이글팅거 선생님이었는데, 토요일마다 우리를 이곳으로 데리고 왔었다. 동물을 볼 때도 있었고, 인디언이 만들었던 물건들을 보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물건들은 거의 도자기라든가, 짚으로 만든 바구니류의 물건들이었다. 그때를 떠올려 보면 항상 기분이 좋았다. 지금까지도. 인디언이 만든 물건들을 구경하고 나서, 우리는 커다란 강당에서 영화를 보곤했다. 콜럼버스에 대한 영화였다. 콜롬버스가 페르디난도와 이사벨라 여황에게서 배를 살 돈을 빌리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지, 그러고 났더니 이번에는 선원들이 폭동을 일으키더라는 등의 내용이었다.

 

Nobody gave too much of a damn about old Columbus, but you always had a lot of candy and gum and stuff with you, and the inside of that auditorium had such a nice smell. It always smelled like it was raining outside, even if it wasn't, and you were in the only nice, dry, cosy place in the world. I loved that damn museum. I remember you had to go through the Indian Room to get to the auditorium. It was a long, long room, and you were only supposed to whisper. The teacher would go first, then the class. You'd be two rows of kids, and you'd have a partner. Most of the time my partner was this girl named Gertrude Levine. 콜럼버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사탕이나 껌 같은 것을 잔뜩 가지고들 있었기 때문에, 강당 안은 항상 달콤한 냄새가 가득하곤 했다. 그 냄새를 맡으면 밖에는 비가 오지 않는데도, 비가 오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주었으며, 이 세상에서 가장 아늑하고 편안한 곳에 와 있다는 느낌을 느끼기에 해 주었다. 나는 이 박물관이 좋았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강당으로 가려면 인디언 방을 통과해야만 했다. 그 방은 한없이 길었고, 그곳을 지날 때는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야만 할 것 같았다. 선생님이 맨 앞에 서고, 아이들이 그 뒤를 따랐다. 두 줄로 서서 들어갔기 때문에 짝꿍이 있었다. 내 짝은 대개 게르트루드 레빈이라는 여자아이였다.

 

She always wanted to hold your hand, and her hand was always sticky or sweaty or something. The floor was all stone, and if you had some marbles in your hand and you dropped them, they bounced like madmen all over the floor and made a helluva racket, and the teacher would hold up the class and go back and see what the hell was going on. She never got sore, though, Miss Aigletinger. Then you'd pass by this long, long Indian war canoe, about as long as three goddam Cadillacs in a row, with about twenty Indians in it, some of them paddling, some of them just standing around looking tough, and they all had war paint all over their faces. There was one very spooky guy in the back of the canoe, with a mask on. He was the witch doctor. He gave me the creeps, but I liked him anyway. Another thing, 그 애는 언제나 내 손을 붙잡고 싶어했는데, 그 아이의 손을 늘 땀이 나서 축축하거나, 끈적거리곤 했다. 바닥은 전부 돌로 되어 있었는데, 누군가 구슬을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구슬은 미친 것처럼 사방으로 튀어 오르면서, 야단스러운 소리를 내곤 했다. 그러면 에이글팅거 선생님은 아이들을 세우고는 무슨 일인지 살펴보러 오곤 했다. 선생님은 절대로 화를 내는 법이 없었다. 우리는 인디언 전쟁에 사용되었다는 기다란 통나무배도 지나가게 된다. 그 배의 길이는 캐딜락 세 대를 한 줄로 붙여놓은 길이였는데, 스무 명의 인디언이 노를 젓고 있었다. 아주 무섭게 생긴 인디언도 있었지만 모두 얼굴에는 싸우러 나갈 때 바르는 물감을 바르고 있었다. 배의 맨 뒤에는 귀신 같은 가면을 뒤집어쓴 사람이 한 명 서 있었는데, 그 사람이 인디언들의 의사라고 했다. 그 사람을 보면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어쩐지 나는 그 사람이 좋았다.

 

if you touched one of the paddles or anything while you were passing, one of the guards would say to you, 「Don't touch anything, children,」 but he always said it in a nice voice, not like a goddam cop or anything. Then you'd pass by this big glass case, with Indians inside it rubbing sticks together to make a fire, and a squaw weaving a blanket. The squaw that was weaving the blanket was sort of bending over, and you could see her bosom and all. We all used to sneak a good look at it, even the girls, because they were only little kids and they didn't have any more bosom than we did. Then, just before you went inside the auditorium, right near the doors, you passed this Eskimo. 지나가다가 노 같은 것을 건드리기라도 하면, 경비 아저씨가 <이건 만지면 안 되는 거다. 얘들아> 라고 말하곤 했다. 경찰들하고는 달리 언제나 부드러운 목소리였다. 그 다음에는 커다란 유리로 된 진열장 앞을 지나가게 되는데, 그 안을 보면, 인디언 남자는 막대기를 문질러 불을 피우고 있었고, 인디언 여자는 담요를 짜고 있어싿. 담요를 짜고 있는 인디언 여자는 몸을 약간 앞을 숙이고 있었기 때문에, 젖가슴이 들여다보였다. 우리들은 모두 그걸 훔쳐보면 지나갔다. 여자아이들조차 그랬다. 모두 어린아이였기 때문에 여자아이들이라고 해소, 우리하고 가슴이 똑같았기 때문이다. 강당에 들어서기 바로 전인, 문 옆에는 에스키모가 있었다.

 

He was sitting over a hole in this icy lake, and he was fishing through it. He had about two fish right next to the hole, that he'd already caught. Boy, that museum was full of glass cases. There were even more upstairs, with deer inside them drinking at water holes, and birds flying south for the winter. The birds nearest you were all stuffed and hung up on wires, and the ones in back were just painted on the wall, but they all looked like they were really flying south, and if you bent your head down and sort of looked at them upside down, they looked in an even bigger hurry to fly south. The best thing, though, in that museum was that everything always stayed right where it was. Nobody'd move. You could go there a hundred thousand times, and that Eskimo would still be just finished catching those two fish, the birds would still be on their way south, the deers would still be drinking out of that water hole, with their pretty antlers and their pretty, skinny legs, and that squaw with the naked bosom would still be weaving that same blanket. 그 사람은 얼어붙은 호수에 구멍을 뚫고는 거기서 낚시를 하고 있었다. 낚은 물고기 두 마리는 얼음 구멍 옆에 놓여 있었다. 그 박물관에는 유리 진열장들이 정말 많이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더 많이 있었다. 사슴이 물을 마시는 것도 있었다. 겨울을 나려고 남쪽으로 날아가고 있는 새들도 있었다. 가까이에 있는 새들은 전부 박제로, 철사에 고정되어 있었다. 뒤편에 있는 새들은 전부 그림이었다. 그렇지만 정말 남쪽으로 날아가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깨를 뒤로 젖히고 밑에서 위로 쳐다보면 새들이 정말 빠른 속도로 날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 박물관에서 가장 좋은 건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제자리에 있다는 것이다. 누구도 자기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10만 번을 보더라도 에스키모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 두 마리를 낚은 채 계속 낚시를 하고 있을 것이고, 새는 여전히 남쪽으로 날아가고 있을 것이다. 사슴은 여전히 멋진 뿔과 날씬한 다리를 보여주면 물을 마시고 있을 것이고, 젖가슴이 드러난 인디언 여자는 계속 담요를 짜고 있을 것이다.

 

Nobody'd be different. The only thing that would be different would be you. Not that you'd be so much older or anything. It wouldn't be that, exactly. You'd just be different, that's all. You'd have an overcoat on this time. Or the kid that was your partner in line the last time had got scarlet fever and you'd have a new partner. Or you'd have a substitute taking the class, instead of Miss Aigletinger. Or you'd heard your mother and father having a terrific fight in the bathroom. Or you'd just passed by one of those puddles in the street with gasoline rainbows in them. I mean you'd be different in some way-I can't explain what I mean. And even if I could, I'm not sure I'd feel like it. I took my old hunting hat out of my pocket while I walked, and put it on. I knew I wouldn't meet anybody that knew me, and it was pretty damp out. I kept walking and walking, and I kept thinking about old Phoebe going to that museum on Saturdays the way I used to. 변하는 건 없다. 유일하게 달라지는 게 있다면 우리들일 것이다. 나이를 더 먹는다거나 그래서는 아니다. 정확하게 그건 아니다. 그저 우리는 늘 변해간다. 이번에는 코트를 입고 왔다든지, 지난번에 왔을 때 짝꿍이었던 아이가 홍역에 걸려 다른 여자아이와 짝이 되어 있다든지 하는 것처럼, 아니면, 에이클팅거 선생님 대신 다른 선생님이 아이들을 인솔하고 있다든지, 엄마하고 아빠가 욕실에서 심하게 싸우는 소리를 들은 다음이라든지, 아니면 길가의 웅덩이에 떠 있는 기름 무지개를 보고 왔다든지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늘 뭔가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설명하고 싶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난 걸어가면서 주머니에서 빨간 사냥 모자를 꺼내 썼다. 아는 사람을 만날 리도 없을뿐더러, 날씨도 눅눅했기 때문이다. 계속 걸어가면서 피비가 옛날에 그랬던 것처럼 토요일마다 박물관에 가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했다.

 

I thought how she'd see the same stuff I used to see, and how she'd be different every time she saw it. It didn't exactly depress me to think about it, but it didn't make me feel gay as hell, either. Certain things they should stay the way they are. You ought to be able to stick them in one of those big glass cases and just leave them alone. I know that's impossible, but it's too bad anyway. Anyway, I kept thinking about all that while I walked. I passed by this playground and stopped and watched a couple of very tiny kids on a seesaw. One of them was sort of fat, and I put my hand on the skinny kid's end, to sort of even up the weight, but you could tell they didn't want me around, so I let them alone. Then a funny thing happened. When I got to the museum, all of a sudden I wouldn't have gone inside for a million bucks. It just didn't appeal to me-and here I'd walked through the whole goddam park and looked forward to it and all. If Phoebe'd been there, I probably would have, but she wasn't. So all I did, in front of the museum, was get a cab and go down to the Biltmore. I didn't feel much like going. I'd made that damn date with Sally, though. 예전에 내가 보았던 것들을 그 애는 어떻게 느끼고 있을지, 그리고 매번 그걸 볼 때마다 동생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을지 이런 생각들이 나를 우울하게 만들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었다. 어떤 것들은 계속 그 자리에 두어야만 한다. 저렇게 유리 진열장 속에 가만히 넣어두어야만 한다.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잘 알고는 있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난 계속 이런 생각을 하면서 걷고 있었다. 그렇게 가다가 유원지 옆에서, 가던 걸음을 멈추고, 꼬마 아이 두 면이 시소를 타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한 명이 더 뚱뚱했기 때문에, 나는 마른 꼬마의 뒤에 손을 올려 무게를 맞춰주려고 했다. 그렇지 아이들이 내가 같이 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그곳을 지나쳤다. 그러다가 갑자기 일이 우습게 되어 버렸다. 박물관에 도착하자마자, 갑자기 그 안으로 들어가기가 싫었다. 누가 백만 달러를 준다고 해도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그곳은 전혀 나를 끌어당기는 부분이 없었다. 이곳에 들어가 보려고 공원을 가로질러 오기는 했지만 왠지 들어가기 싫었다. 피비가 있었다면 들어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애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 앞에서 택시를 타고, 빌트모어로 가기로 했다. 별로 가고 싶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미 샐리와 약속을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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