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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살림 배움터

<유기농을 누가 망치는가> _생명의 연결을 기억하며

작성자유리(푸른이)|작성시간26.06.05|조회수50 목록 댓글 4

「유기농을 누가 망치는가」 읽으며 _유리 발제

 

- 유기농이란?

- 관행농과 차이

-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

- 가까운 먹거리

- 유기농이라고 다 좋은가?

- 유기농, 자족의 철학

 

-유기농이란?

‘유기농’이라 하면 화학 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고 유기적인 비료와 물질을 활용해 짓는 농사 라는 사실 정도만 떠올릴 수 있지만, 이는 유기농이 담고 있는 가치의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다. 우리나라 전체의 농업은 수입품들로 예전에 비해 크게 줄어 들었고, 그중에서도 유기농업은 더욱 소수가 이어가고 있는 농법이다. 유기 농산물들은 겉보기엔 비료와 농약을 많이 쳐서 키운 작물의 기준에는 맞지 않는 생김새, 자연의 흐름따라 언제든 먹을 순 없다는 특성이 있다. 일반 농산물보다 비싸고 쉽게 구하기도 어려운 유기 농산물. 그럼에도 유기농업을 지켜오시는 분들, 그 이유를 알아보자.

 

-관행농과 차이

대규모 단일경작, 농약, 화학비료를 쓰는 밭은 땅 생명들의 순환을 끊어놓기 때문에, 그것들을 더 써야만 길러낼 수 있는 악순환의 구조를 만든다. 그렇게 황폐해진 땅은 경제와 효휼성만 따지는 농사이지 자연과 어울려 살아가야 하는 생명체를 생명으로 보지 않는 공장과 다름없다. 축산 분뇨와 농업 과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메탄가스, 아산화질소는 기후변화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쓸수록 더 내성이 생겨 더 센 약을 먹어야지만 효과가 있는 약처럼, 농약과 화학비료는 계속 더 센 성분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황폐해진 땅을 회복시키려면 적어도 몇 년 땅이 정화될 시간을 주어야 하지만, 더 많은 물량을 생산해 내야 하기에 그럴 틈을 주지 않고 점점 살아있는 땅으로 빠져나올 수 없는 굴레가 만들어진다. 더 많은 양의 채소를 언제나 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밭에서 일어나는 일을 줄이려면, 제철에 나는 유기 채소를 먹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밥상에서는 그 때에만 먹을 수 있는 제철 차림을 잊지 않고 활용하고, 육식보다 채식 위주의 식단, 부산물을 음식물쓰레기로 버리지 않는 방법 등으로 땅살림의 생명 순환고리를 이어지게 만들어가고 있다. 유통, 소비 과정에서 쓰이는 자원은 물론이고 이산화탄소나 온실가스도 자연스레 나오지 않는다. 버려지는 것 없이 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

책에서는 유기 물질이나 인증뿐 아니라 농사짓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연대-관계를 강조한다.

한 때 웰빙식품, 식품 안전성을 선호하는 문화가 일면서 가족 건강을 위해 유기농을 찾는 사람들이 늘던 때가 있었는데, 그 소비자들은 소비자 입장에서만 제철 상관없이 언제나 크고 많은 양의 채소를 먹을 수 있길 요구하고, 유기 농사를 짓는 형편은 고려되지 않는 상황이 펼쳐진다. 크고 상처 없는 작물이 꼭 몸에 좋고 가치 있는 것은 아니고 건강기능식품처럼 더 좋은 기능 식품처럼만 취급되어서도 안 되는 것일텐데 말이다. 그런 이유로 오히려 글쓴이는 개인적 건강만 생각한 소비 욕구로 유기 식품을 산다면 그러지 말라고 권한다. 시장을 통해 농사를 지배하는 건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유기 농사의 가치는 퇴색되고, 농사꾼들이 함께 살아남을 수가 없다.

 

소비자의 욕구에 따라 생산자들은 더 뼛골 빠지도록 일하게 되는 상황, 먹는 이들에게 소외된 생산지의 모습에 지난 시간 밥상 공부 시간에 나눠주셨던 나눔 -밥상으로부터 소외되는 이가 없도록 하는 살핌 이야기가 떠올랐다. 밥상에서도 매일 들이는 밥을 성찬이라 여기는 의미, 성서의 예수님은 부자가 아닌 가난하고 어려운 형편의 사람들과 밥상을 나누셨다. 성찬의 의미 기억하며 일상의 살림, 살핌으로 가져가는 문화들은 인수마을밥상 곳곳에 스며들어 보여지고 있다. 늦게 오시는 직장인분들을 위한 따듯한 밥과 단정한 배식대, 어린 아이들이나 채식하는 이를 생각한 차림, 형편이 넉넉지 않아 밥을 못 먹는 이가 생기지 않도록 소통으로 조정 할 수 있고, 한 명이라도 부담되는 이가 없도록 밥값을 올리지 않으려 노력하고 계시는 모습이 떠올랐다. 한 쪽 누군가가 좋은 먹거리를 먹으려는 의도에 의해 다른 한 쪽은 더욱 기울어지는 상황이 일어나는 일은 밥상에서 일어날 수 없겠구나 생각해보게 된다. 유기농산물의 건강적인 가치와는 또 다르게 관심을 가져야 할 영역이겠다 알게 된다.

 

-가까운 먹거리

세계화와 더불어 먹을거리의 양은 넉넉해졌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먹는 것은 과다한 육식이나 식품첨가물이 든 일부 고칼로리 식품, 특정한 농작물과 수입 농작물만이 밥상을 차지해 버렸다. 먹거리 선택도 은연 중 농업 구조에 묶여 있고, 이러한 식생활은 전에 없던 현대질병을 낳아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

공정무역, MSC, FSC.. 여러 가지 인증표들은 상품의 품질이 뛰어남보다 공공의 가치를 담고 있다. 책임지는 소비자는 개인적 기준을 넘어 사회적, 환경적인 가치를 추구하며 기꺼이 더 많은 돈을 내고 이런 상품을 사용한다. 현명한 소비자는 당장의 이익을 가져다주진 않지만, 그런 먹거리가 지속될 수 있을 때 개인의 건강과 안녕도 보장된다는 진리를 실천한다.

 

생산자와 소통, 어떻게 길러져 이리로 오게 되었는지 잘 알고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강조한다. 삶터와 먼 먹거리는 우리에게 오기까지 그만큼 에너지가 사용된다. 마을 밥상 문화에서 왜 소비자와 가까운 먹거리, 지역 먹거리를 이용하는지 이유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인수마을밥상에선 다른 곳보다도 웬만하면 밝은두레 물품 사려 한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개체적인 생각으로 가격과 효율만 보고 우리만 좋자고 하는 결정이 아닌 함께 살림경제를 이루는 차원이 들어있다 느껴진다. 내용에서처럼 인증표를 기준에 두고 선택한다는 얘긴 아니지만 가까운 먹거리를 의미를 담아 기꺼이 선택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느꼈다.

 

-유기농이라 하면 다 좋은가?

유기농 식품이라고 영양가가 더 놓은 것도 아니고, 농약이나 항셍제를 안 썼다는 설명만으론 대체 될 수 없다. 우리나라는 특히 유기농 인증 심사 과정이 실험실에서 나오는 결과를 중심으로 되고 있다. 하지만 실험 분석이 유기 농산물의 좋고 나쁨을 절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유기성, 친환경성을 가지고 있음을 뜻하는데, 그 속성은 실험실에서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길러진 과정을 찬찬히 살펴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유기농업이란 자연의 고리로 순환하는 것이기에 결과 한 부분만 보는 것이 아닌 가치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판단해야 한다.

 

꼭 유기농, 무농약, 친환경이라는 딱지가 모든 걸 판가름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웃께서 나눠주신 음식이나, 어디서 구했는진 잘 몰라도 누군가를 생각하는 맘으로 정성스레 차려주신 밥상을 두고 재료의 출처를 찾으려고 하지는 않는다. 밭에서 직접 거둔 수확물이라도 아주 적은 양의 농약이 묻어 있을지는 또 모를 일 아닌가. 이렇듯 친환경성, 유기농이라는 말에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안 쓰고 키우는 농사라는 사실 외에도 글로 정리해 놓을 수 없는 무수한 삶의 현장이 그 가치를 드러내 준다.

직접 일군 밭에서 난 작물이 우리 몸과 가깝다고 느끼기에, 밥상에 자주 올리려 한다. 인수 같은 경우 밭이 밥상과 거리적으로 많이 가까운 배치는 아니지만, 그런 만큼 더 마음 내어 밭에서 산에서 자연이 내어준 맛을 우리 식탁에 가까이 들여가려는 노력들을 해볼 수 있겠다.

밭에서 거둔 작물들은 좀 더 날 것 그대로인 모습을 하고 있다. 실험실에서 나온 통계도 아니고, 확실한 정보로 설명하기는 어려운 노릇이다. 하지만 그 밭생명이 지닌 생명력이 나를 살릴 거라 믿는다. 무분별하지 않은 선택을 하는 건 중요하겠지만, 정성으로 해주신 밥을 감사한 마음으로 먹는 것 또한 내 몸에 살이 되고 피가 되는 양식이라 생각한다.

 

-유기농, 자족의 철학

오늘 우리 사회는 경쟁의 논리 속 피해의식, 패배감, 열등의식 등.. 죽임의 문화가 깊이 들어와 스스로 명을 재촉하고 있는 모습들이 보인다. 환경문제도 단순히 자연환경의 오염과 파괴뿐 아니라 이런 죽임의 순환이 약한 고리인 환경을 통해 드러난 것이다. 생태적인 세계관, 살림 세계관은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는 관계망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다. 죽임의 문화와 사회를 살림의 가치가 흐르는 사회로 만들어가야 한다. 짧게 보면 손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멀리보면 타인과 자연을 살리는 일이 곧 나 자신을 살리는 일이다.

이런 관점에서 관행 농업은 돈벌이를 위한 상품일 뿐 생명을 살리는 농업이 될 수 없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얼굴 맞대는 관계, 먹을 사람을 생각하며 정성스레 기르고, 신뢰하는 마음으로 먹는 가까운 관계가 따듯한 거래이자 농업에서의 생명운동이다.

 

생명은 그물망처럼 촘촘히 다른 생명들과 연결되어 살아간다. 사람도 다르지 않다. 밥상기도문에 나오는 해, 물, 바람, 흙, 벌레.. 다른 생명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는 혼자서 살아갈 수 없도록 만들어졌다. 자연은 서로 욕심내지 않고 모두 어우러지고 서로 살리며 살아간다. 자연스러운 그 연결이 그 안에 속해있는 사람의 이기심과 욕심으로 끊어지지 않길, 온 생태계에 나쁜 파장으로 흘러가지 않길 바란다. 혼자 힘으로는 살아올 수 없었고, 결코 앞으로도 살아갈 수 없다는 것, 모두 연결된 관계임을 잊지 않으며 살리는 문화를 지어가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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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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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기 | 작성시간 26.06.09 학교에서 오랫동안 푸른이들을 만났고, 지금도 만나고 있고, 가정에서도 두 푸른이와 함께 사는데요. 학교와 가정에서 푸른이들이 지내는 모습, 앓이 등을 보면서 어떤 상에 가두거나 상을 요구하지 않고 그 과정을 잘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는 깨달음 얻었어요. 밥상지기도, 유리도 이야기하는 "유기농 인증"을 보면서 새삼 한 생명이 눈에 보이는 어떤 "인증"을 받기를 혹은 그것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진 않았나 싶기도요. 유기농 인증을 받지 않았지만 밥상에 마을텃밭에서 지은 남새들을 들이는 것처럼 생명을 만나는 데 무엇이 더 중요한가 다시 한번 생각케 하는 글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 작성자연지유 | 작성시간 26.06.10 유기농이라는 것은 핵심은 결국 생명의 연결이라는 사실을 발제를 보면서 느낄 수 있었어요.
    유기적으로 길러져서, 유기적으로 유통되고,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먹거리여야 진정 유기농이 될 수 있겠어요.

    유기농이 건강기능식품처럼 취급된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공부를 하며 단순히 몸에 좋다는 시선으로 몸에 들이는 것은 위험하겠다고 느꼈어요. 효능과 영양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에만 갇히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다고 생각이 들었고, 마을 밥상은 그렇게 깨어있게 해주는, 살림에 가치를 중심에 둔 고마운 장소라고 느꼈어요.

    생산자가 소외된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왜, 어떻게 생산자가 소외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일까? 궁금했어요.
    간단히 생각해보면 먹거리는 없으면 못 사는 것이니 귀한 것이고, 그것을 생산하는 이가 소외될 수 없을 것처럼 느껴지고, 오히려 갑의 자리에 위치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데, 현실은 소외되고, 어려움을 마주하는 구조가 된다는 것이 희한하다고 생각되었어요.
    자본의 구조가, 세상의 힘이 그렇게 만들고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살림의 가치를 낮게 보는 세상의 힘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어요. 어떻게 이런 구조가 되는 지 더 생각해보고 싶어요

    고맙습니다^_^
  • 작성자희연 | 작성시간 26.06.10 땅도 살고 농부도 살고 먹는 우리들도 살자고 만들어진 유기농법이 결국엔 또 다시 자본의 틀 안에서 돌아가는 현실이 속상해요.
    개체적 이기심, 깨어진 관계, 보여주기 식의 사회문화가 먹고사는 영역까지 치밀하게 침투된 결과인 것 같아요.

    이런 현실 속에서 유리가 짚어준 마을과 마을밥상의 문화, 결을 다시 한번 떠올리며
    고마움 두배가 되네요.
    나눔 고마워요^^
  • 작성자신우 | 작성시간 26.06.11 은솔이 배움나눔과 유리 배움나눔 통해서 동일하게, 일전에 유기농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도 했지만 정말 ‘유기농’이라는 딱지 자체가 모든 걸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 보아요.

    생산자분들과 부모-자식 관계로 만나야 한다는 배움도 연결되어요. 어떤 순환의 고리로 내 앞에 있는 먹거리가 오게 되었는지를 떠올리고 그 물음 앞에 할 수 있는 몫을 정직하게 해가는 것이 더 큰 순환과 창조의 원리 안에서 먹거리를 대하는 것이겠구나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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