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5/4-5/5 무박 월출산에서(김희범)

작성자블루준|작성시간21.05.10|조회수165 목록 댓글 0

지존무사 태양장군과 천하일색 운무여장군의 월출산 대 혈투기

(남도의 소금강 월출산 종주 산행에서...) 김희범

여봐라 !

지존무사 태양장군의 코털빛 하나라도 새어 나가지 못하도록

천겹 만겹 억만겹으로 안하무인 경거망동 잘난체가 우주를 뒤흔드는 태양의 주둥이를 납작하게 만들어라 , 어서 저 놈의 몸 둥아리를 단단히 동여매라 , 호남의 소금강 월출산에 아름다운 운무의 신 세계를 펼치리라.^^^

천하일색 운무여장군의 명령에

어제 하루종일 다도해 남도 바다에 내린 비의 용사들이

따뜻하게 온도가 올라가자 신출귀몰 일사분란하게 수억 수천조의 알갱이로 산산이 부서져 운무라는 아름다운 이름으로 변신 무장 후 , 잠시 지존무사 태양이 자전으로 자리를 비운 틈을 노려 대혁명 거사를 치룬 것이다.

치열한 이 전투 광경을 볼려고 칠흑같은 어둠속 빗속을 뚫고

밤 11시 30분 사당역에서 출발한 리무진 버스는

아직 모두가 잠든 새벽 4시 남도의 적막한 산기슭에 도착 ,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월출산 가파른 돌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설레임과 피곤함이어쓸까?

비몽사몽 깊은 잠을 한숨도 못 자고 야간산행 랜턴을 준비하지 않아 도깨비가 불장난을 치는듯 사물이 오락가락 , 엄청난 급경사인 돌길을 정말 숨이 먹는듯한 힘든 3번의 고통을 넘어서자

우리나라에서 제일높은 위치에 있다는 경이로운 월출산 구름다리에 다다랐다.

그런데

참으로 야속하게도 변신의귀재 운무여장군의 부하들이 물샘틈 없이 운무 , 물 알갱이로 에워싸 천하비경 구름다리 형태만 어림풋이 짐작하며 출렁다리를 건너 정상에 한발 한발 다가서는 5월 5일 5시 5분여 찰나,수천조의 운무들이 일제히

굉음 씽씽 쌩쌩 쾅쾅 우우웅 우우웅 쿵쾅쿵쾅 쎼쎄... 엄청난 함성을 지르며 엄청난 속도로 지존무사 태양을 향해 돌진 했다.

바로 내 눈 앞에서 펼쳐진

그 운무 바람의 굉음소리와 미친속도는 굉장을 넘어 장엄했고

단지 10초도 안 되어 얼어죽을 것 같은 맹추위가 온 몸을 휘감아 돌아 , 작은 중생들은 바위틈에서 장갑과 외투를 단단히 동여매고 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하며 30여분간 감탄사를 연발하며 셔터를 연신 눌러댔다.

지존무사 태양장군과 변신의귀재 운무여장군의 대 혈전이 펼쳐진 것이다.

5월 5일 5시 5분여 신록의 계절 지존무사 태양이 어김없이

자전의 순회를 마치고 이 우주의 지존으로서 위엄을 들어내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 아무리 천하무적 태양이라도 작은 티끌만한 알갱이에 불과하지만 , 수천조의 운무에는 어쩔수 없었던지 잠시 정신을

못 차리고 갈팡질팡 하다가 , 이내 수십km 두께의 운무 갑옷를 뚫고 빨갛게 상기되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이에 질세라 수천조의 운무 용사들은 맹렬하고 격렬하고

장엄하게 돌격하며 마지막 자신의 몸을 숭고하고 아름답게 불사르며 사라졌다.

태양놈의 정신이 헤롱헤롱 넋이 빠지게

머리를 길게 헤치고 하얀 소복만 입은채 롱 다리를 쭉 뻗어 군무춤을 추며 태양을 유혹 , 거룩한 논개의 살신성인의 정신을 이어 받은 운무

역발산기개세 항우처럼 웅장한 몸짓과 기백으로

네 이놈 혼자 잘난체하는 태양 이놈 . 내 화살을 받아라며 앞으로

힘참게 전진만 하는 돈키호테를 닮은 운무

옛다 모르겠다 무리에서 이탈해 혼자 살겠다고 선조임금처럼 줄행랑을 치는 운무

이래 죽어나 저래 죽어나 ...그냥 체념하고 아무것도 안 하고 서 있는 운무

온 가족이 헤어지기 아쉬워 마냥 눈물짓는 운무

못다한 사랑을 위해 실타래하나 거치지 않고 찐한 사랑의

세레나데를 속삭이는 운무.... 등 등

수 천 수 만 운무들이 남도 바다에 인산인해를 이루며 혼비백산 흩어졌다 모였다를 반복하며 지존무사 태양과 최후의 일전을 벌인 것이다.

그렇게 불과 2~3시간 후,

그렇게 씩씩하고 용맹한 수천조의 운무들은

우리들의 영웅 지존무사 태양장군의 불화살에 모두가 흔적없이

허무하게 사라져 버리자 ,

드리어 ,

우리들의 진정한 영웅

내가 어떻게 겨우 호남의 제일봉 소금강의 칭호를 받을수 있냐며 너무 억울하고 속상해 죽겠다고 하소연하듯 , 화려하고 아름답고

신비하고 웅장하고 장엄한 그러면서 부드럽고 섬세한... 달이 뜨는 산이란 뭉클한 뜻을 담고 월출산이란 경외로운 이름을 가진 여인네가 보드라운 속살을 풀어헤치기 시작했다.

월출산 정상 천황봉 그녀의 꼭대기에서 바라본 이 세상은

아..아름답다

아..상큼하다.

아..참 좋다라는 말 이외에는 이 세상 모든 미사어구를 마비시켰다.

하늘에 통한다는 통천문을 넘어 신세계에 오르다 보면 부러움 쨩인

거대한 남근 바위가 내 작은 거시기를 압도하며 ,신의 세계에서도 얼마나 그 놈이 중요한지를 상징이라도 하듯 웅장하게 비석처럼 서 있다.

부끄러움에 그만 그 놈을 힐끔 쳐다보고 머리를 들여 하늘을 보니

청푸른 신록위에 기암괴석 ,

이 보다 아름답고 상큼한 풍경화 정물화 산수화는 역대 보지

못했다 . 사방팔방이 그저 너무나 멋지고 황활한 한 폭의 살아있는 수채화다.

구정봉은 하늘이 계신 선녀님들이 이 바위로 내려와 목욕제기를

할려는 용도인지 바위에 아홉개의 웅덩이가 있어 신기했다.

다음엔 철쭉꽃에 숨어 그녀의 예쁜 곳을 몰래 훔쳐 봐야지...

구정봉에서 500m쯤 떨어진 곳에

국보 144호 마애여래좌상과 돌위에 세우진 삼층 석탑이 있다.

아...

이렇게 아름다운 무릉도원 신의 세계에서도

인간의 번뇌를 다 떨쳐버릴수 없어 어리석은 중생들은 해탈 염원이 필요한건가 ?

 

 

나무아무타불 관세음보살 ...인간의 나약함이 참으로 끝이 없나 보다.

그렇게 멋진 월출산 그녀를 감상 후 도갑사에 드니

규모의 웅장함과 경외스러운 적막감이 멍멍하게 내 가슴에

밀려왔다...이 길을 지나면 또 나타날 번뇌의 속세길을

위로라도 하듯이....

참 내가 어린 학창시절에도 명성이 너무나 자자해

너무너무 월출산을 와 보고 싶었는데 한 갑이 다되어

처음 올랐다. 그리고 전국 구석구석 안 가본적이 없는데 신기하게도 인물의 고장 풍치의 고장 영암군에 생전 처음 발을 내디뎠다. 어쩌면 뜸을 드려 서프라이즈로 이렇게 멋진곳을 쨩하게 보여주실려고 그런것이 아니었을까 ?

참 멋진 아름다운 산이었다.

 

신록의 2021년 5월 5일 월출산 종주에서 김희범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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