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후기" 2021. 06. 05. 비금도 - 미산 대장님 리딩

작성자보나파르트|작성시간21.06.05|조회수460 목록 댓글 2

 

흐벅지게 핀 산수국 오져서

차마 아주 떠나지는 못하고

가담가담 오시어 가만히 들여다보는

여우비 갈맷빛 이파리마다 조롱조롱

매달려 가슴 졸이는 물방울

 

- 허형만 시인의 산수국(山水菊) 중에서 -

 

날아오르는 새가 섬이 되고, 섬이 곧 날아오르는 새인 곳.

오늘의 산행지는 '진실된 사랑'이란 꽃말을 간직한 '수국(水菊)'의 섬, 비금도(飛禽島)의 '그림산'과 '선왕산'입니다.

 

버스가 암태 남강항에 도착합니다.

내려서 보니 아직 사방은 어두운데 야위어가는 하현달이 바다 위에 떠서 나그네의 기억을 들추어 옛시인의 시를 떠올리게 합니다.

 

당나라 시인이자 정치가인 장구령의 "망월회원(望月懷遠)"을 적어봅니다.

 

望月懷遠  달을 바라보며 멀리 계신 님을 그리다

 

張九齡(678~740)

 

海上生明月  바다 위에 밝은 달이 떠오르니

天涯共此時  하늘 끝에서도 이 시간을 함께 하리이다.

情人怨遙夜  내님도 긴 밤을 원망하면서

竟夕起相思  밤새도록 그리움에 잠 못 이루리이다.

滅燭憐光滿  촛불을 끄니 사랑스런 달빛 더욱 그득하고

披衣覺露滋  옷을 걸치니 이슬에 젖었음을 알겠나이다.

不堪盈手贈  달빛 두 손 가득 못 드릴 바엔

還寢夢佳期  잠자리에 들어 꿈에서나 만나리이다.

 

한쪽에서는 일부 산우님들이 새벽식사 준비에 분주하고, 오늘 우리들을 비금도에 데려다줄 선박에서는 불을 환화게 밝히고 출항준비를 하느라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입니다. 부두 가까이에 있는 상점은 벌써 문을 열고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천원을 지불하고 어묵을 두 개를 먹어서 조금 미안했는데 주인 아주머님이 아주 친절하고 반갑게 대해주십니다. 차에 내렸을 때부터 백구 두 마리가 주차장에 조용히 앉아 있어서 관광객이 데려온 강아지인가 했더니 나중에 보니 상점에 사는 백구였습니다. 이 백구가 참 영특한 것이 주차장에 앉아서 오는 사람들을 계속 쳐다보고 있는 것은 자기 주인의 상점으로 오라는 일종의 제스쳐였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 새벽에 문을 연 부두 옆 상점. 오른쪽 상점 가운데에 백구가 보임 ]

이윽고 해가 떠오르고 얼마 되지 않아서 승선을 합니다.

[ 비금도 행 여객선 ]
[ 다도해의 일출 ]

6시.

여객선은 정시에 출항을 합니다.

모처럼인 여객선 승선으로 기분이 설랩니다. 조금은 쌀쌀해도 저는 배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밖으로 나와서 주변 풍광을 구경합니다. 여객선은 긴 포말을 남기면서 힘차게 나아갑니다.

 

[ 남강항 도착, 일출, 출항 ]

40여분의 항해 끝에 오늘의 산행지인 비금도에 도착합니다. 부두에는 비금도의 상징인 "날으는 독수리" 상이 눈에 띕니다.

[ 비금도 가산항]

비금도 가산항에 도착하자 곧바로 미리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승차합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를 안내해주실 기사님이 참 위트가 넘쳐서 여행의 분위기를 고조시킵니다.

버스기사님이 물때를 감안하여 본래 오후에 가기로 되어 있는 명사십리 해수욕장을 산행에 앞서서 가기로 한다고 합니다. 

가는 도중에 기사님의 계속된 해설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명사십리 해수욕장에 도착합니다.

이곳 명사십리 해수욕장은 천연비행장으로 잘 알려진 백령도  사곶의 사빈(沙濱)처럼 모래가 아닌 규암가루가 두껍게 쌓여 이루어진 해안으로 입자의 크기가 매우 작고 입자 사이의 틈이 작아 단단한 퇴적층을 형성하고 있어서 차량이 질주해도 바퀴가 빠지지 않으며 지금도 이따금 경비행기가 이곳을 활주로로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버스 주행방향의 전방에 풍차 3기가 돌고 있는데 이 또한 이곳의 경관에 플러스 요인입니다.

명사십리 해수욕장은 이 끝에서 저 끝까지의 길이가 까마득하여 가히 "명사십리(明沙十里)"라는 수식어가 붙을만 합니다.

이곳 관광을 마치고 막 가려고 하는데 SUV 차량 한 대가 나타나서 물보라를 일으키면서 해안가를 질주해 가는 모습이 보이는데 참 장관입니다.

[ 비금도 명사십리 해수욕장 ]
[ 비금도 명사십리 해수욕장 ]
[ 명사십리 해수욕장을 질주하는 SUV차량]

버스기사님이 막대기로 모래 위에 장미를 그립니다. 짧은 시간 안에 훌륭한 장미꽃을 그려내서 모두에게 장미 한 송이를 선물하십니다. 참 낭만적인 장면입니다.

[ 버스기사님이 백사장에 그린 장미 한송이 ]
[ 비금도 명사십리 해수욕장 ]

 

이제 산행들머리로 이동합니다.

오늘 산행들머리는 상암마을 주차장입니다.

산행들머리 석재로 만든 산행안내판이 있습니다. 

비금도 안내판의 내용을 보니 신라시대 고운 최치원 선생에 관한 유적에 대한 내용이 보입니다. 중국 유학길에 올랐던 최치원 선생이 비금도에 들러 우물을 만들고, 기우제를 지내 가뭄을 해결했다는 전설이 전하는데, 몇 년 전에 중국 방송사가 최치원 선생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는데 이 때 다큐멘터리를 비금도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설정하여 촬영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산행초입에 꽃달맞이 꽃이 피어 있는데 청초한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이곳에 조금 올라가니 정자가 있습니다. 이곳을 지나서 해무(海霧)에 둘러싸인 그림산을 향해서 산행을 시작합니다.

[ 상암 저수지 ]
[ 고인돌을 닮은 바위 ]
[ 두건 쓴 달마대사를 닮은 바위 ]
[ 지도바위 ]
[ 해무에 싸인 그림산 정상 ]
[ 그림산 정상으로 통하는 해산굴 ]
[ 그림산 정상석 ]

지도바위를 지나서 조금 더가니 해무가 자욱한 벼랑에 노란 나리꽃이 피어 있는데 강인함과 고혹적인 이미지로 다가옵니다.

이윽고 그림산 정상에 다다릅니다. 처음에는 해산굴을 통해서 정상으로 가기 위해서 밧줄을 잡고 바위를 올라갔는데 저처럼 바디라인이 "D라인"인 사람은 통과할 수가 없어서 다시 내려와서 옆길로 정상으로 올라갑니다.

[ 그림산 정상 ]

투구봉에 도착합니다. 이곳에 이르는 동안에도 계속 밀려오는 해무가 산봉우리를 신비하게 감싸는데 투구봉의 목교를 지날 때에는 신선이 날아다니는 무협지 속의 어디쯤엔가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말 하늘을 나는 느낌입니다. 이곳을 지나는 것만으로도 오늘 여행의 보상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투구봉, 그림산, 선왕봉 ]

'판타스틱'한 투구봉을 갔다가 되돌아와서 이정표 근처에서 안개가 엷어지는 틈을 기다려 여러번 동영상을 촬영했는데 그만 방향을 착각하여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주변경관을 360도 돌면서 촬영을 반복하다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참 가는데 조금전 보았던 탁자같이 생긴 바위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사방이 안개에 싸여 있어서 빨리 알아채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하필 산행지를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미산대장님께 전화를 합니다. 미산대장님은 그림산 반대방향의 능선으로 계속 오라고 안내해주십니다. 조금은 조급한 마음이 듭니다. 부지런히 산행을 진행하여 선왕산을 향해 갑니다.

[ 신우대 터널 ]

죽치정자에 이르는 길에 신우대가 터널을 이룬 곳을 통과하게 되는데 아마도 "죽치"는 곧 "竹峙"일 것입니다. 고개를 표현하는 한자 중에 "峙 - 재 치 -"는 절과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죽치'는 '절로 가는 대나무가 많은 고개'라고 해석되는데 아마도 고려시대 때 창건된 "서산사(西山寺)"의 본래 위치가 현재의 '내월리'여서 이곳으로 가기 위해서 넘어갔던 고개가 이름으로 정착된 것일 것이라 짐작됩니다.

[ 그림산 전경 ]
[ 죽치정자 ]

죽치우실을 거쳐서 선왕산 정상에 이르게 되는데 내월리 죽치마을에서 덕산리 한산으로 넘어가는 죽치재에는 마치 마을의 돌담처럼 쌓아 놓은 돌담이 있는데 이를 '죽치우실'이라 합니다. 우실의 어원은 "울실"로 '마을의 울타리'라는 뜻입니다. 우실은 바다바람으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해주고 풍수적으로 마을의 약한 부분을 보호해주며 마을의 안과 밖의 경계를 지어주는 구실을 하도록 돌로 쌓은 울타리입니다.

선왕봉 직전에 있는 봉우리를 넘어가는데 산우님께서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대답을 하고 부지런히 봉우리를 넘어가니 선왕산 정상에 산우님 한분과 미산대장님이 저를 기다리면서 저가 있는 쪽을 바라다보고 계시는 모습이 보입니다.

[ 선왕봉 정상에서 저를 기다려 주시는 산우님(左)과 미산대장님(右) ]
[ 선왕산(仙旺山) 정상석 ]

선왕산 정상에 이르러 정상석을 촬영합니다. 미산대장님과 산우님이 저의 인증사진 촬영을 해주십니다.

 

정상에서 조금 머물렀다가 느긋한 기분으로 미산대장님과 함께 내월우실 방향으로 하산합니다.

 

일제 때 만들어진 군사시설인 포대로 쓰였던 돌담도 봅니다.

산에서 내려다보는 파도가 밀려오는 해수욕장과 주변 산들의 경관이 참 아름답습니다.

 

산행날머리에 도착합니다.

 

간단한 요기를 하고 미리 대기해 있던 버스를 타고 하트 모양해변인 "하누넘" 해수욕장의 하트해안선을 보러 갑니다.

'하누넘'은 이곳 북서쪽에서 하늬바람(西風)이 넘어오는 곳이라는 뜻이라 합니다. 해변에서 내촌돌담마을로 넘어가는 고개의 전망대에서 해안선을 바라보면 하트처럼 보입니다.

[ 하트모양의 하누넘 해변, 멀리 보이는 산줄기와 잇닿은 섬이 여성이 누워 있는 것처럼 보임 ]

이곳 관광을 마치고 곧바로 도초도(都草島)로 향합니다. 가는 도중에 조금전 산행을 했던 그림산과 선왕산의 연봉에 있는 암봉들의 모양과 관련하여 버스기사님의 재미있는 해설이 계속됩니다.

암릉이 연속되는 그림산 쪽은 새의 머리모양이고 낮은 연봉으로 이어지는 선왕산 쪽은 새의 몸통부분이고 능선에 잇닿아 있는 좌우측의 산줄기는 새의 날개형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섬의 모양도 비상하는 새모양인데 산세도 새모양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신기하기만 합니다.

 

서남문대교를 건너서 수국의 섬 도초도에 도착합니다. '서남문대교'는 도초도와 비금도를 연결하는 연도교로서 연장은 937m, 1996년 8월 29일 준공했다 합니다. 서남문대교 명칭은 우리나라의 서남단쪽(흑산도, 홍도쪽)에서 들어오는 첫 관문의 교량이라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합니다.

도초도는 신라시대에 당나라와의 무역기지로서 당나라 사람들이 자신들의 도읍과 닮았고, 초목이 무성하여 ‘도초(都草)’라고 명명했다 합니다.

[ 수국공원, 귀로(歸路), 새천년대교 주행영상 ]

"환상꽃길"을 지납니다. 버스 진행방향의 좌측에 정말 환상적인 꽃이 피어 있는데 난생 처음 보는 꽃입니다. 꽃이름을 알려주었는데 생각이 나질 않습니다.

 

"수국공원"에 도착합니다. 입구에서부터 활짝핀 수국이 보기 참 좋습니다. 곧바로 공원을 둘러봅니다. 몇일 전에 수국화분을 하나 샀느데 이곳에 와서 수국의 모든 것을 보고 알고 가는 것 같습니다.

도초도 지남리 수국공원은 2005년 폐교된 한 초등학교에서 시작되었는데 버려진 학교 땅에 신안군과 주민들이 힘을 모아 수국을 심고 부지를 조성한 지 6년 만인 지난 2019년 처음으로 열린 수국축제가 외지인들에게 입소문이 나면서 한 해 2만 여명의  관광객들이 다녀가는 이벤트로 자리잡았다고 합니다. 

 

수국의 이름은 여러 개입니다.

자양화(紫陽花)란 이름은 당나라 시인인 백거이 선생이 붙인 이름으로 백거이 선생이 항주자사(杭州刺史)로 있을 때 어느날 바람을 쏘이려고 소현사(招賢寺)라는 절에 갔는데 스님이 반가이 맞으면서 아름다운 꽃이 피었는데 아무도 그 꽃의 이름을 모르니 좀 가르쳐 달라 하여 따라 가 보니 그도 처음 보는 꽃이었다고 합니다. 이에 선생은 작은 보라빛 꽃이 모여 큰 송이를 이룬 이 꽃을 한참 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다가 짤막한 시 한 수를 지어 스님에게 주면서 수국(水菊)을 이 세상의 꽃이 아니라 신선(神仙)들이 사는 선단(仙壇)의 꽃이라고 격찬하고 자양화(紫陽花)라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합니다. "자줏빛 태양 같은 꽃"이란 뜻으로 해석됩니다.

 

백거이 선생의 시를 소개합니다.

 

자양화(紫陽花)

         - 백거이(白居易) -

 

何年植向仙壇上 어느 땐가 신선 거처에 심었던 것을

早晩移裁到梵家 아침저녁 이 절로 옮겨 심은 모양이다만

雖在人間人不識 인간세계에 있어도 사람들이 몰라보니

與君名作紫陽花 너에게 자양화라 이름 지어주노라

 

중국에서는 또한 수구화(繡毬花)라고 하는데 이는 '비단으로 수놓은 공"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색이 변한다 하여 팔선화(팔선화), 칠변화(七變花)라는 이름도 있습니다. 수국(水菊)의 '수'는 '물'입니다. 학명은 '하이드랜지어(hydrangea)'입니다. 라틴어로 '물을 담는 그릇'이라는 뜻입니다. 아마도 수국이 피는 계절에 장마가 시작되어서 '물의 꽃'으로 명명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수국은 일반적으로 노란색이 도는 흰색으로 피기 시작해 점차 청색이 되고 여기에 붉은 색을 더해 보라색으로 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토양의 성분 때문입니다. 중성토양에서는 하얀 색이, 산성이 강한 흙에서는 파란 색이, 알칼리성에서 빨간 색의 꽃이 피어납니다. 한마디로 수국은 자연의 리트머스종이입니다. 파란 수국에 계란껍질을 곱게 갈아서 화분에 뿌리면 수국꽃이 붉은 꽃으로 변해가고, 수국 주위에 백반을 묻으면 흰색 꽃이 푸르게 변합니다. 이는 수국에 있는 안토시아닌 성분과 토양 속의 알루미늄 이온이 조화를 부린 것으로 알루미늄 이온이 산성과 알칼리성 흙에서 녹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밭에서도 수국마다 색이 다양하게 피고, 한 그루에서도 뿌리의 길이나 수분 흡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색으로 피어납니다.

 

수국공원을 둘러보고 도초도에서 다시 비금도로 갑니다.

 

도초도에서 비금도로 돌아오는 길에 서남문대교를 건널 때 버스기사님이 상품이 걸린 문제라고 하면서 질문을 합니다.

 

" 이 다리 이름이 무엇이라고 했는지 기억하시는 분... "

 

질문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선수학습으로 잘 준비해가신 미산대장님의 힘찬 대답이 있습니다.

 

" 서남문대교, 다리길이 937 미터 ! "

 

그러자 버스기사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 상품은 드릴 수 없습니다. 이유는 다리길이는 묻지않았는데 대답을 했기 때문입니다. "

 

모두들 한바탕 큰소리로 웃었습니다.

오늘 즐거운 산행에 일조해주신 비금도 버스기사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아침에 왔던 비금도 가산항으로 가서 간단한 요기를 하고 기다리다가 암태 남강항으로 가는 배를 타고 귀경길에 오릅니다.

 

장거리 안전운행에 수고해주신 버스기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산행을 풍성하게 리더해주시고 여러모로 챙겨주신 미산대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감사를 드려야 할 분이 계십니다. 선왕산에서 저를 기다려주시고 인증사진 촬영을 해주신 산우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함께했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비금도 산행은 한편의 소설 같은 산행이었습니다.

 

끝으로 이해인 수녀님의 시 "수국을 보며"를 옮겨봅니다.

 

수국을 보며

   - 이해인 -

 

기도가 잘 안되는

여름 오후

수국이 가득한 꽃밭에서

더위를 식히네

 

꽃잎마다

하늘이 보이고

구름이 흐르고

잎새마다

물 흐르는 소리

 

각박한 세상에도

서로 가까이 손 내밀며

원을 이루어 하나되는 꽃

혼자서 여름을 앓던

내 안에도 오늘

푸르디 푸른

한 다발의 희망이 피네

 

수국처럼 둥근 웃음

내 이웃들의 웃음이

꽃무더기로 쏟아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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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미 산 | 작성시간 21.06.07 ♬~♪
    바닷가 모래위에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당신을 그립니다
    코와 입 그리고 눈과 귀
    턱밑에 점 하나
    입가의 미소까지 그렸지마는 아~ 마지막 한 가지 못 그린 것은 지금도 알 수 없는 당신의 마음~♩♬♪♭..

    바닷가 모래위에 그림을 그린 분은
    위트 넘치는 투어버스 기사님이고
    그림산 들머리 분홍 꽃은
    '꽃달맞이꽃'입니다
    비금도에서 만난 야생화 이름은 제 사진에 다 올려놓았습니다

    박학다식한 보나파르트 님의
    산행기로 비금도를 다시 상기시켜 봅니다
    늘 해박한 지식으로 성심껏 올려주시는 산행기 감사합니다

    연이은 무박 일정을 무탈히 마무리하고
    이제 일상으로 돌아와 차분한 평일 월요일 아침입니다

    6월 여름 맞이
    잘 하시고
    또 반갑게 뵙겠습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보나파르트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1.06.07 미산대장님, 안녕하십니까.
    답글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제 우연하게 '다산' 산행일정을 보다가 미산대장님이 비금도 무박일정 후에 곧바로 지리산 무박일정이 예정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제가 비금도 산행에서 반대방향으로 가는 실수를 하여 되돌아가면서 서둘다가 쇠파이프 난간에 머리를 약간 부딪혔는데 순간 별이 보이고 오늘도 만져보니 약간 아픈데 미산대장님 일정을 뒤늦게 알고 꼭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저도 주말에 계속 쉬려다가 미산대장님께 자극을 받아서 자리를 떨치고 일어나서 생산적인 일에 매진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산행기는 미산대장님이 알려주신 내용으로 고쳐 적도록하겠습니다. 저의 졸필을 칭찬해주시니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 뿐입니다.
    '푹' 쉬셔서 피로가 회복될 수 있도록 신경을 쓰시기 바랍니다.
    그럼 다음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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