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시작: 04시 10분
산행종료: 17시 10분
산행거리: 16 km
산행시간: 13시간
최고고도: 1692 m
최저고도: 189 m (오색고도: 430 m)
평균속도: 1.3 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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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탐방지원센터에서 산행 시작 (04시 10분) - 정상 전 마지막 쉼터에서 조식으로 40분 소비 - 정상 바로 밑에서 사진 촬영으로 20분 소비 - 정상 (10시 00분) - 정상에서 사진 촬영으로 30분 소비 - 중청대피소 (11시 10분) - 소청 삼거리 (11시 30분) - 희운각 대피소 (12시 40분) - 희운각 대피소에서 중식으로 50분 소비 - 희운각 대피소 출발 (13시 30분) - 천당폭포 (14시 20분) - 양폭 대피소 (14시 25분) - 소공원 화장실에서 정리 - 설악동 주차장에서 산행 종료 (17시 10분)
올겨울 설악산행을 아직 못 했는데, 곧 산방기간에 들어가게 되니 산행에 적당한 날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설악에는 많은 눈이 내려서 설악의 이름에 걸맞은 위엄스러운 모습을 사진에서 많이 보고 있기에 겨울 설악에 대한 갈증은 더욱 심해져 가고..
지난 주에 설악 산행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많은 눈으로 통제되었다가 주말에 개방되었지만, 산행일에 흐린 날씨가 예보되어 곰탕 세상이 예상되기에 포기하고 이번 주를 기다리는데 이번 주초에도 많은 눈이 내려서 다시 설악은 통제 상태에 들어간다. 그래도 산행일에는 개방될 것으로 믿고서 산행을 신청하고 기다리는데, 산행 출발일 오후에서야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설악산 개방 공지 소식을 보게 되고 흥분되는 마음으로 설악산으로 향한다.
버스는 잠깐 돌아서 오색에 새벽 4시에 도착하여 오색탐방센터에서 산행 준비를 마치고 후미에서 진행한다. 예보대로 정상까지는 바람도 없이 겨울이지만 기온도 적당히 추운 정도라서 산행하기는 적당한데 눈이 너무 많이 쌓여 있다. 새로 내려서 깊이 쌓인 눈언덕을 진행하다 보면 모레언덕을 밟듯이 미끄러지니 중심 잡으려 온몸을 쓰게 되니 체력 소모도 더 심해지고, 카메라 장비 무게 때문에 배낭이 무거우니 천천히 무리 되지 않게 올라간다.
중청대피소가 공사중이라서 쉴 곳이 없으니 조식은 정상 전의 마지막 쉼터에서 쌓인 눈을 치우고 선 자세로 간단히 보온병의 물과 간편식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다시 정상을 향하여 올라가는데, 정상 다 올라가다가 뒤를 돌아다 보니 남설악 방향으로 옅은 운해가 깔려서 신비로운 풍광을 드러낸다. 반가운 마음으로 사진에 담으면서 올라가다 보니 정상에 도달하게 되는데, 정상 부근에 이르니 바람이 어느 정도 불어와서 추위가 온몸으로 파고드니 든든한 아우터를 끼어 입고서 정상에서의 촬영 준비를 마치고 정상에 올라선다. 이날은 명절 전날이라서 설악산을 찾은 산객이 적은데다가 늦게 정상에 도착하니 산객이 몇 명 되지 않아서 호젓하게 정상 인증샷을 담고서 정상 주변에서 돌아가며 주변의 설악 풍광을 담는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그야말로 쾌청한 파란 하늘이고 그 아래로 설악의 거친 암릉에는 하얀 눈들이 깊게 덮고 있다. 아름다운 날이다.
정상 부근에서 한참 동안 사진을 담고는 이제 아쉬운 마음으로 중청을 향하여 내려가면서 사진을 담는다. 중청내려가는 대청 능선에는 불어오는 바람에 눈보라가 날린다. 중청 대피소에 도착하니 지금도 공사가 한창이라서 그대로 중청대피소를 지나쳐서 소청을 향하여 하산하게 되는데, 이 부근부터는 적설량이 대단하다. 올겨울에 설악에 쌓인 총 적설량은 1미터가 족히 넘을 듯 하다.
소청 삼거리에 도착하니 삼거리에 박혀 있는 이정표 기둥의 머리 부분만 눈밭 위로 돌출되어 있다. 이제 소청 삼거리에서 희운각까지가 경사가 급하여 눈이 많이 내린 시기에는 내려가기가 아주 곤란한데, 이날도 역시나 많은 적설량에 경사가 급해서 그냥 걸어서 내려가기는 힘들어서 희운각까지 구간의 절반은 궁둥이 썰매에 의존하여 하산길을 이어간다. 소청에서 가파른 길을 궁둥이 썰매로 의존하면서 어렵게 내려가고 있는데, 아까 중청 쪽에서 정상을 바라보니 세 사람의 산객이 내려오던데, 그 산객들이 뒤에 따라 붙어서 내려오는데 뒤에서 오는 사람 중에 아는 산우의 목소리가 들린다. 목소리 비슷한 사람이 있겠지 하고 계속 내려가는데, 결국 그 산객 세 사람이 우리를 지나쳐 가려고 하여 얼굴을 돌려서 쳐다보니 반가운 산우다. 너무도 반가운 마음에 악수를 나누며 사진도 담아본다. 2년 전인가 곡백운 계곡에서도 극적인 만남을 가졌었는데, 여기서 다시 또 극적인 조우를 하게 되다니, 대단한 인연이다. 설악을 사랑하는 산우들은 이렇게 설악에서 자주 만나게 되나 보다. 많은 시간을 들이며 어렵게 썰매를 타면서 내려오다 보니 새로 완공된 희운각 대피소의 지붕이 보인다.
반가운 마음으로 희운각 마당에 들어서니 마당에는 처마 높이까지 쌓인 눈덩이 사이로 사람이 겨울 다닐 수 있는 통로만이 형성되어 있어서 이 통로를 따라서 희운각 대피소에 들어가니 먼저 내려오신 희형이형 팀 세 분이서 중식을 하고 있기에 함께 음식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원래 이 코스로 가게 되면 산행 시간이 많이 여유가 있는데, 이날은 하산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비되고 앞으로 내려갈 길도 어떤 상태인지 모르니 여유를 부릴 수가 없어서 일찍 서둘러서 희운각에서 하산을 시작한다.
희운각에서 계곡까지도 가파른 길이 이어지는데 이곳도 역시 많은 눈이 쌓여서 내려가기가 쉽지 않다. 어렵게 내려가다 보니 계곡이 나타나고 계곡부터는 경사가 완만해지면서 진행이 조금 수월해진다.
상대적으로 편안해진 길을 따라서 가다 보니 양폭 대피소를 지나게 되고 비선대를 거쳐서 소공원에 도착하고 소공원 화장실에서 흠뻑 젖은 상의를 갈아 입고는 배낭을 정리하고는 소공원 매표소를 나서며 올겨울 설악산 심설 산행을 마무리한다.
대청봉에서 점봉산 방향을 바라보며...
산행트랙 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