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삼재에서 2.7km 거리 노고단 대피소까지는 산길이라기 보다는 느슨한 오르막으로 비포장 도로에 가깝다. 앞서 출발한 M을 뒤쫓아 나머지 일행 셋은 해드랜턴에 의지해서 발길을 재촉했다. 짊어진 배낭의 무게에 익숙해지지 않은 어깨는 힘겨워 하지만, 노고단에서의 일출을 보리라 계획했던 터라 일출 시각까지는 여유가 있어 걸음은 느긋하다. 밤새 소나기가 내렸는지 등로 곳곳에 만들어진 물웅덩이를 피하며 무넹기를 지나고 나무계단길, 자연석을 깐 너덜길 등을 거쳐 다섯 시에 못미쳐 노고단 고개에 도착했다.
고개 한편에 배낭을 내려 두고 노고단으로 향했다. M이 미리 노고단 출입신청을 해둔 터라 인원 확인 후 입구로 들어설 수 있었다. 노고단을 오른쪽으로 휘돌아 오르는 나무 데크 길 주변은 키 작은 관목과 초목만 무성하여 시원스레 전망이 트였다. 고개를 젖히니 능선에 걸려 있는 오리온 자리와 그 위쪽의 카시오페아 등 익숙한 별자리들이 선명히 눈에 들어온다. 시간이 흐를수록 별들은 여명에게 자리를 내어 주고 검푸른 하늘 속으로 하나 둘 모습을 감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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