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쓰잘데기 없이 비문학만 읽다가 간만에 문학을 도전했는데 난이도 조절을 실패했나 봅니다. ㅠ
다음에는 조금 더 읽기 쉬운 책을 도전해야겠어요. 물론 이 책이 막 어렵고 그런 책은 아닌데.
도끼 형님 책은 항상 도전하고 실패하고를 반복하네요.
책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부의 골방 속에 틀어박힌 지하 사람의 인간에 대한 조롱과 개똥철학은 그럭저럭 참아줄수 있었지만.
2부의 지하 사람이 진짜 지상에서의 살 때의 이야기를 읽고 있자면 부끄러움은 왜 내 몫일까요.
소시민의 중에서도 지나치게 망상이 가득한 소심한 소시민의 전형인데. 취하는 행동들 하나 하나가
1부에서 자신의 이상이라며 떠들던 그 인간은 어디가고, 비겁하기 짝이 없고 망상 속에서 빠져 지내다가,
아냐. 이건 아니야. 하며 비관으로 흐르다가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 정신승리로 이어지지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선택한다는건 아무것도 변화되지 않는 나 자신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것인데.
이 행동을 반복하고 또 반복하는 주인공. 주인공의 우스꽝스러움에 손발이 오그라들고 막 힘들고 그러네요.
그래도 꾸역꾸역 어서 읽어야지여 이제 한 30쪽 남았나.
뭐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주인공이 처하는 상황들을 조금 더 과장시켜서 살을 붙여보자면,
자신이 그렇게 생각해왔고 그것이 전부 맞다고 여기던 이상적인 사고관을 당장 눈앞에서 내 이상을 구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 행동을 하게 된다면 내게 다가올 현실, 혹은 변화에 대한 생각이 충돌할 때,
만약 저도 그런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주인공처럼 아무것도 안하는 것을 선택할까요.
정말 내가 그간 생각해왔던 이상을 구현할까요.
만약 그 상황이 놓이게 되었을 때, 내가 지금 부끄러워하던 주인공과 똑같은 포지션을 취할까 ? 라는 생각을 문득 하니,
한편으로는 소름이 쫙 끼치네요.
도끼 형님의 문장은 마치 늪 같아요. 질척거리고 음습하지만, 장황하기 그지없는 문장들을 계속해서 읽다보면
깊이 빠져들면서 결론적으로는 으흠 그렇군 하면서 끄덕끄덕 하게 되지요.
한국에 태어나서 약장수 해도 도끼 형님은 장사 잘했을꺼에요.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