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오피스 뒤집은 '평점 9점'…'트라이앵글'의 유쾌한 역주행 서막
개봉 하루 만에 관객들의 뜨거운 입소문을 타며 극장가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영화가 있다. 왕년의 스타들이 펼치는 무모하고도 눈물겨운 도전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 '와일드씽'이 그 주인공이다.
개봉 하루 만에 '평점 9점'…낮은 박스오피스 순위 뒤집은 입소문
지난 3일 베일을 벗은 영화 '와일드씽'은 개봉 이튿날인 4일 오전 8시 기준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박스오피스 10위를 기록했다. 개봉 전 쏟아졌던 대중의 큰 관심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출발선이자 낮은 순위지만 스크린 수의 열세 속에서도 관객들의 반응만큼은 그 어느 대작보다 뜨겁다.
현재 포털사이트 네이버 기준 실관람객 평점 9점을 기록하며, 먼저 극장을 찾은 관객들의 폭발적인 호평과 추천 후기가 잇따르고 있다. 박스오피스 순위와 상반되는 높은 평점은 향후 극장가에서 펼쳐질 본격적인 흥행 역주행의 계기가 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전쟁 터져도 무대로"…왕년의 스타 '트라이앵글'의 눈물겨운 재기전
영화 '와일드씽'은 한때 대한민국 가요계를 뒤흔들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지만 예기치 못한 대형 사건에 휘말리며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후 무려 2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어느 날, 리더 현우에게 재기의 계기가 될 마지막 '트라이앵글' 공연 제안이 들어온다.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 찾아온 마지막 기회를 잡기 위해 현우는 뿔뿔이 흩어졌던 옛 멤버들을 찾아 나서고 이들은 다시 한번 무대 위에 서기 위한 무모한 여정을 시작한다.
작품은 개성 넘치는 연기파 배우들의 캐릭터 소화와 앙상블로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먼저 배우 강동원은 '트라이앵글'의 리더이자 과거 가요계를 호령했던 '댄싱머신' 황현우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잡는다. 한때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나 현재는 생계를 위해 방송국 주변을 맴돌며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생계형 방송인의 모습을 능청스럽고도 애절하게 그려내며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여기에 선 굵은 인상을 자랑하는 배우 엄태구가 '구상구' 역으로 분해 과감한 연기 변신을 보여준다. 구상구는 형편없는 랩 실력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무대 욕심만큼은 '만수르'급인 트라이앵글의 폭풍 래퍼다. 엄태구는 자신만의 개성 있는 연기 톤으로 진지함과 코믹함을 넘나들며 극에 활력과 웃음을 불어넣는다.
'트라이앵글'의 남성 멤버들 사이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는 천상 보컬이자 센터 '변도미' 역은 배우 박지현이 맡았다. 그룹 은퇴 후 재벌가 며느리가 돼 과거의 본색을 철저히 감춘 채 살아가고 있지만 가슴속 깊이 내재된 걸크러시 본성을 주체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박지현은 우아함과 강한 에너지를 오가는 반전 연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처럼 저마다의 사정으로 삶의 무게를 버텨내던 생계형 방송인 현우, 재벌가 며느리 도미, 솔로 앨범을 내다 빚더미에 앉은 상구까지 세 사람은 마침내 다시 뭉쳐 꿈에 그리던 공연장으로 향한다. 하지만 이들의 재기 길은 결코 순탄치 않다. 과거 '트라이앵글'에 밀려 만년 2위에 머물러야 했던 비운의 발라드 왕자 '최성곤'(오정세 분)이 등장하고, 과거의 악연으로 얽히고설킨 전 소속사 박 대표까지 이들의 앞길을 가로막는다. 설상가상으로 상황은 점점 걷잡을 수 없이 꼬여만 가며 예측 불허의 소동극이 펼쳐진다.
"전쟁이 터져도, 오늘 우리는 무대에 서는 거야!"라는 극 중 대사처럼, 영화는 사면초가의 위기 속에서도 무대를 향해 직진하는 인물들의 무모한 도전을 통해 웃음과 묵직한 감동을 동시에 전한다.
작품을 감상한 관람객들은 "찐 킹받음ㅋㅋㅋ 오정세ㅋㅋ 현웃 계속 터지는데 그와중에 노래가 전부 엄청 좋음 여름 느낌", "노래가 좋아서 봤는데 오정세한테 빠지다 못해 휘감기고 나옴. 진심으로 도른자임", "오랜만에 눈물 나게 웃었다 무해하고 센스 있고 미친 영화 이런 영화가 천만 가야 한국 영화계가 힘을 얻는다 잘 만들었다 정말", "유료 시사회로 봤는데 별생각 없이 뻔한 코미디겠지 했는데 웃다가 숨 넘어갈 뻔함. 극장 사람들하고 같이 웃은 것도 정말 오랜만인 듯. 오정세 하드캐리. 금영 코러스 노래방 감성에 배우들의 과몰입 진지함에 날로 먹은 듯한 노래 가사들까지 완벽했음", "감히 '극한직업'에 견줄 만하다. 오정세가 제대로다. 보면 안다", "올해 본 영화 중에 제일 재밌었다. 웃어 하면 네. 하고 다 터짐… 아 나 이 영화 좋아하네.. 꼭 보세요 꼭" 등과 같은 후기를 남겼다.
비록 흥행의 바로미터라 불리는 박스오피스 초기 성적은 10위로 다소 아쉬운 출발을 보였으나 관람객들의 자발적인 입소문과 '평점 9점'이라는 높은 객관적 수치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이 만들어낸 시너지가 극장가를 찾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만큼 영화 '와일드씽'이 초반 열세를 극복하고 장기 흥행 레이스를 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