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리메이크작이 남긴 스크린·OTT 흥행 기록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이하 '오세이사') 한국판이 과거 극장 개봉에 이어 넷플릭스 공개 당시에도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이례적인 흥행 돌풍을 기록한 바 있다.
넷플릭스 투둠(Tudum) 데이터에 따르면 '오세이사'는 공개 직후 집계된 주간 넷플릭스 영화 차트(2월 2일~2월 8일 기준)에서 대한민국 차트 1위를 단숨에 차지했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원작의 본고장인 일본에서도 영화 차트 3위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증명한 작품이다.
전 세계를 울린 메가 히트 원작 소설의 힘
영화 '오세이사'가 양국에서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배경에는 탄탄한 원작의 힘이 자리하고 있었다. 작품은 전 세계 누적 판매량 130만 부 이상을 기록한 이치조 미사키의 2019년작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원작은 제26회 전격소설대상 미디어웍스문고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라이트노벨이다. 국내 출간 당시에도 석 달 만에 10만 부 판매를 돌파했고 2021년 하반기 외국소설 부문 1위에 오르며 거대한 팬덤을 모았었다.
원작의 주요 서사는 밤에 잠들고 나면 하루의 기억을 모두 잃어버리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는 소녀 마오리와 별다른 색깔 없이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소년 토루의 애틋하고도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다뤘다.
이 흡인력 있는 이야기는 지난 2022년 일본에서 먼저 영화로 제작돼 큰 성공을 거뒀다. 미키 타카히로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미치에다 슌스케와 후쿠모토 리코가 주연을 맡았던 일본판 영화는, 한국 개봉 당시 무려 121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장기 흥행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라이징 스타 추영우·신시아의 만남, 극장가와 OTT 동시 석권
일본판의 흥행 바통을 이어받은 한국판 '오세이사'는 충무로가 눈여겨보는 라이징 스타 추영우와 신시아를 타이틀롤로 내세워 새 감성을 전했다. 한국판은 매일 하루의 기억을 잃어버리는 서윤(신시아 분)과, 그런 그의 매일을 따뜻한 기억으로 채워주는 재원(추영우 분)이 서로를 지키고 기억해 나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작품은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이브에 극장 개봉한 이후 빠른 속도로 관객을 모았었다. 개봉 17일 차 만에 누적 관객 수 72만 명을 달성하며 일찌감치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이는 당시 개봉한 한국 영화 중 가장 먼저 손익분기점을 넘긴 기록으로 그해 극장가 첫 히트작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었다.
드라마 '견우와 선녀', '중증외상센터', '옥씨부인전' 등 여러 작품에서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줬던 배우 추영우는 작품을 통해 성공적인 첫 스크린 주연작을 신고했다. 그는 극 중 뚜렷한 목표 없이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아가는 인물인 '김재원' 역을 맡았다. 무료한 일상 속에서 시작된 거짓 고백을 계기로 한서윤과 연애를 시작하게 된 인물로 풋풋하면서도 애틋한 감정선을 섬세하게 표현해 내며 관객들에게 첫사랑의 설렘을 전달했다.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을 통해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배우 신시아 역시 깊이 있는 연기력을 보여줬다. 신시아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으로 매일 아침 기억이 리셋되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재원과 사귀며 사랑의 감정을 배워 나가는 사랑스러운 소녀 '한서윤'을 연기했다. 캐릭터가 지닌 내면의 아픔과 사랑스러운 결을 함께 입체적으로 그려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탄탄한 조연진과 신뢰 높은 연출력의 시너지
주연 배우들의 활약 외에도 작품을 채운 조연들의 앙상블이 돋보였다. 배우 조유정은 서윤의 든든한 절친인 '지민' 역을 맡아 극의 몰입도를 높였으며 진호은은 재원과 서윤이 본격적으로 사귀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 주는 인물인 '태훈' 역을 맡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메가폰을 잡은 김혜영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력도 흥행의 주요 요소였다. 김 감독은 제46회 청룡영화상에서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로 신인감독상을 수상하고 한국 독립영화 흥행 2위를 기록하며 충무로의 신뢰를 받는 연출가로 자리매김했었다. 해당 작품에서도 섬세한 연출력을 발휘했다.
개봉 및 넷플릭스 공개 당시 평단과 관객들 사이에서는 두 주연 배우의 완벽한 연기 케미는 물론, 원작의 감성을 고스란히 살린 깊고 은은한 영상미와 분위기가 뛰어나다는 찬사가 나왔었다. 극장가 흥행에 이어 글로벌 OTT 차트까지 석권하며 신드롬을 남긴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현재도 넷플릭스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