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서북해안의 협재 부근과 동북해안의 세화 부근에는 내륙으로 향하여 모래층이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한림읍 협재 부근에서는 협재해수욕장으로부터 내륙으로 향하여 금릉리를 지나 정월오름 동쪽에 이르기까지 약 4km 정도 좁고 길게 분포하고 있으며, 구좌읍 세화 부근에서는 세화해수욕장에서 서북방향으로 한동리를 지나 월정리에 이르기까지 길게 분포하고 있습니다. 월정리 한모살에서는 해안으로부터 약 4.5km 정도 떨어진 내륙까지 분포합니다.
이 모래층을 제주도의 지질을 처음 보고한 일본인 지질학자 原口九萬(1930)은 패사층(貝砂層)이라고 하였는데, 그 후 농업진흥공사의 1:100:000 축척 제주도 지질도(1971)를 비롯하여, 1:50,000 축척의 성산지질도(원종관 외, 1993)와 모슬포-한림지질도(박기화 외, 2000)에서는 사구층(砂丘層)이라고 보고하였습니다.
사구(砂丘 dune)는 바람에 불려온 모래가 쌓여 이루어진 언덕이라고 정의되어 있으며, 사막이나 해안에서 형성됩니다. 해안의 돌출부에는 파랑의 에너지가 높아서 침식이 일어나 해식애(海蝕崖)가 발달하고, 만(灣)에서는 파랑의 에너지가 낮아서 퇴적이 일어나 해빈(海濱 beach)이 형성됩니다. 해빈에는 모래로 이루어진 사빈(砂濱 sand beach)과 역들로 이루어진 역빈(礫濱 gravel beach)이 있습니다. 사빈의 배후에는 사빈으로부터 바람에 불려온 모래가 쌓여 사구가 형성되는데, 이를 해안사구(海岸砂丘 coastal dune)라고 합니다.
협재 부근과 세화 부근의 모래층이 사구라면 해안사구에 해당하는데, 해안사구인가 아닌가는 모래층의 (1) 분포양상과 (2) 그 구성물질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1) 이들 두개 모래층의 분포양상은 해안사구의 분포양상과는 다릅니다. 해안사구는 해빈의 배후를 둘러싸며 해안에 평행하게 발달합니다마는 이들 두개의 모래층은 내륙으로 뻗어 들어가는 분포양상을 보여줍니다. 협재 부근의 모래층은 협재해수욕장으로부터 금릉리를 지나 정월오름에 이르기까지 좁고 길게 분포하는데 이러한 분포는 해안사구의 분포양상이 아닙니다. 세화 부근의 모래층도 해빈의 배후를 둘러싸는 분포양상이 아니고 내륙으로 들어가는 분포양상을 보여줍니다.
(2) 협재 부근의 모래층에는 바람에 날려 왔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패각층이 협재되어 있는 데(사진 1), 이 패각층은 바람에 날려 온 것이 아니고 해저에서 퇴적된 것입니다.
(3) 세화 부근의 모래층인 월정리 한모살의 모래층에는 사진 2와 같이 현무암의 역들이 곳곳에 산재하여 있습니다. 한모살은 해안으로부터 약 4.5km 떨어진 곳입니다. 현무암 역들은 중력~대력들인데 바람에 날려 세화 부근에 온 것이라고는 할 수 없으며 이 역들 또한 해저에서 퇴적된 것입니다.
도면 1. 고해빈~내만사층 노두사진 위치도.
사진 1. 협재고해빈~내만사층의 패각층, 협재해수욕장. (윤선, 2004. 11. 17. 촬영.)
사진 2. 세화고해빈~내만사층의 현무암 역들, 구좌읍 월정리 한모살. (윤선, 2004. 11.16. 촬영.)
그러므로 협재 부근과 세화 부근의 모래층은 사구층이 아니고 해빈~내만의 퇴적층이며 그 배후 즉 내륙에 접한 연변부에는 사구의 요소를 가진 부분들이 있습니다. 협재 부근의 모래층을 협재고해빈~내만사층, 세화 부근의 모래층을 세화고해빈~내만사층이라고 명명하였습니다(윤선 외, 2006).
우경식, 김진경(2005)에 의하면, 협재고해빈~내만사층은 중립질 모래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래의 구성성분은 약 80% 이상이 연체동물과 홍조류의 파편이며 저서성 유공충, 성게류와 태선동물의 파편과 화산암편을 소량 포함하고 있습니다. 본 층의 탄산염퇴적물의 탄소 방사성 동위원소의 연령은 약 3500~3890년 전입니다.
이연규(2005)에 의하면, 남해해역의 최종빙기 이후 해수면의 변동은 (1) 약 15,000년 전 최종빙기에는 현재 해수면보다 약
-150~-160m, (2) 약 9,000년 전에는 -60m, (3) 약 5,000~4,000년 전에는 -60~-50m, (4) 4,000~3,000년 전에는 -10~-20m였습니다. 이와 같은 남해해역의 해수면을 기준으로 하면, 고해빈~내만사층은 현재의 해발고도에 도달하기 위하여서는 약 15m 융기하였다고 해석됩니다. 그러므로 제주도에는 3500년 전부터 현재에 이르는 기간 중에 융기운동이 있었습니다.
참고문헌:
농업진흥공사, 1971. 제주도 지하수보고서, 1~381, 1 지질도(1:100,000 축척), 4 도면.
박기화, 조등룡, 김정찬, 2000. 모슬포-한림도폭지질보고서, 한국자원연구소, 1~56±1~18(영문), 1 지질도(1:50,000 축척).
우경식, 김진겅, 2005. 제주도 협재지역에 분포하는 해안사구의 구성성분과 형성시기: 홀로세 후기의 해수면 변화에 관한 고찰. 지
질학회지, 41권 4호, 499~510.
원종관, 이문원, 이동영, 송영관, 1993. 제주도 수자원종합개발계획수립 성산도폭지질도 설명서, 건설부, 제주도, 한국수자원공사,
1~104, 1 지질도(1:50,000 축척).
윤선, 정차연, 송시태, 현원학, 2006. 제주도의 지질, 한국농촌공사 제주도본부, 1~73, 1 지질도(1:150,000 축척).
이연규, 2005. 한국 남해해역 패류군집에서 나타나는 시간평균화 현상과 최종빙기 이후 해수면 변동. 한국지구과학회지, 26권 6
호, 541~550.
原口九萬, 1930. 濟州火山島. 小川敎授還曆記念論文集, 595~649, 1 地質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