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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초보용 악기로 트럼펫을 배우기 시작하다 최근에 트럼펫을 새로 사려고 했습니다. 처음엔 선생님이 추천해 준 100만원 정도의 Bach TR300을 신제품으로 사려고 했으나 중고로 더 좋은 게 없나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중고 트럼펫을 알아보면서 돌이킬 수 없는 걸음을 내디뎠고 결국 몇 주 동안 수 십 시간을 들여 수없이 많은 사이트와 포럼을 뒤져가며 방대한 양의 자료를 찾았습니다. 이 모든 자료가 원래는 영어였기 때문에 혹시 필요하신 분이 있을 수도 있으니 조금 정리를 해보렵니다. 트럼펫에 대해 조사하며 발견한 재미있는 점은 트럼펫은(혹은 대부분의 관악기가) 차와 같아서 사는 순간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고, 세월의 흔적이 쌓이면서 가격이 점점 떨어지다가 어느 순간부터 빈티지나 클래식으로 분류되면 값이 다시 올라가기 시작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수요와 공급의 원리와 악기의 상태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아주 좋은 프로용 악기도 좋은 초급이나 중급용 악기에 구할 수 있다는게 매력이더군요. 그리고 아무리 좋은 트럼펫일지라도 개인한테 안 맞을 수 있으니 직접 연주해 보고 사라고 하네요. 물론 겉멋만 잔뜩 든 저 같은 초보 수준의 연주자에겐 잘 지켜지지 못하는 권고사항이지만…... .............................................................................................. 트럼펫만큼 취미로 적합한 악기가 또 어디있을까? 어디서든 소음기로 연습할수 있으며 하루에 20분만 연습해도 충분하다. 가격도 싸고 휴대하기도 편해 어디서든 연주가능한 악기 승리의 나팔 Trumpet! 1. 트럼펫 고르는 법 많이 알아볼 필요가 없다. 필자는 400만원 정도의 스톰비 트럼펫을 보유하고 있다. 웅장하고 깊이있는 소리를 내지만 연주 난이도는 저가 바하가 더 잘나온다. 하지만 간혹 10만원대에 거래되는 중고 트럼펫 같은건 거르자 (케바케지만 어처피 모를꺼다.) 바하, 야마하 같은 유명 브랜드가 제일 무난하다. 2. 마우스피스 고르는 법 별거 없어보이지만 생각보다 중요하다. 트럼펫과 달리 피스는 개개인마다 달라 추천하기 어렵다. 피스의 사이즈는 주로 1C - 7C 사이에 형성되고 숫자가 1에 가까울수록 크고 7에 가까울수록 작다. 피스가 커지면 커질수록 웅장하지만 불기가 어려워진다. 필자는 1C부터 3C까지의 차이는 느껴지지만 5C와 7C는 별 차이를 못느끼겠다. 개인적으로 가장 무난하다 생각되는 사이즈는 3C다. 피스 한번 바꾼다고 안나오던 고음이 뚤리거나 하진 않는다. 또 입이 지친다는것은 역설적으로 주력이 향상된다고 볼 수 있다. 추가로 여기서의 알파벳 C는 컵의 약자가 아니다. 3C가 무난하지만 3A도 있고 3D도 있다. 굳이 신경쓸 필요는 없음 3. 뮤트(소음기) 고르기 다들 알겠지만 트럼펫은 소리가 크다. 전공생들이야 연습실 구하겠지만 취미로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소리때문에 트럼펫을 관두거나 입문을 꺼리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편인데 사실 트럼펫에는 "뮤트" 라는 아이템이 있어 언제 어디서든 연습이 가능하다. 가격대는 대게 3만원부터 20만원까지 다양한데 큰 차이는 없다. 뮤트도 종류가 많은데 완전히 차단해주는건 "웜업 뮤트" 라고 치면 찾을수 있다. 4. 기타 부품들 고르기 필수 (없으면 안됨) 1. 페스트 오일 : 벨브에 기름치는거다. 이거 없으면 손 안돌아간다. 1번과 3번 벨브 위치의 관에도 치는데 낮은 (레),(도#)은 음정이 조금 높아서 맞추려고 조금씩 뺀다. 2. 딸기쨈 : 원래 이름은 구리스라는데 난 이거 구리스라고 부르는 사람 본적이 그닥 없다. 죄다 딸기쨈이라 부름 페스트 오일을 안쓰는 관들의 연결부분에 싹다 칠하면 된다. 이거 안바르면 안빠진다. 침빼는 슬라이드쪽에 잘 발라두자 그 외 1. 청소도구 : 청소하는거 달라고 하면 기다란 솔 줄꺼다. 악기를 대강 분해하고 물과 함께 쓱싹쓱싹 청소한 뒤 수건으로 잘 닦아서 말린 뒤 페스트 오일과 딸기쨈을 바르면서 조립하면 된다. 트럼펫만큼 심플하게 생긴 악기도 많이 없어서 전혀 어려울게 없다. 2. 폴리쉬 : 악기가 오래되면 광이 사라지곤 하는데 이거면 광이 돌아온다. 악기가 뿌얘지고 지저분해질때 쓰는건데 사실 원리가 미세하게 악기를 갉아내는 건데 3달에 한번정도 사용한다고 문제될거 없다. 다른사람 앞에서 연주하기 전에 사용하자 생각보다 많은사람들이 모르는 부품인데 하나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상관없음 3. 융 : 닦는 수건이다. 없어도 큰 문젠 없는데 얼마 하는것도 아니고 가지고 있으면 좋은 그런 수건 그 외 다른것들은 기호에 맞게 알아서 찾아 쓰면 됨 난 저 위의것 말곤 안써서 저것만 적었다.
아시는 분도 많겠지만 오래된 트럼펫의 경우 브랜드와 종류가 엄청 많은 반면 요즘 새로 나오는 트럼펫은 되게 단순합니다. 그렇게 된 배경이 피아노로 유명한 Steinway 회사가 C. G. Conn이랑 Selmer를 합병해서 Conn-Selmer를 만들고 그 밑으로 King, LeBlanc, Bach, Benge 등을 인수했습니다. 그리고 브랜드 별로 특화를 해서 Conn은 프렌치 호른, Selmer는 목관, King은 트럼본, LeBlanc는 클라리넷을 주로 만들고 Benge는 아예 없애버렸습니다. 그래서 Conn-Selmer 자회사 중에선 Bach만 제대로 된 트럼펫을 만들고 다른 곳은 Bach 제품과 경쟁이 되지 않게 중급자용 악기만 만들거나 아예 생산을 중단해 버렸다고 합니다. 그래서 Conn-Selmer에 적대적인 사람도 조금 있더군요. Conn CONNstellation이나 King Silver Flair 같은 경우도 물론 여전히 충분히 좋은 악기라지만 과거의 명성은 뒤로한 채 이름만 남은 중급자용 악기로 전락하였다고 합니다. 오직 Conn의 Vintage One 시리즈만이 Bach수준으로 생산되는 악기래요. 그리고 Recording이란 전설적인 트럼펫을 만든 F. E. Olds는 79년에 망했고 요즘 나오는 건 전혀 다른 회사가 브랜드만 사서 이름만 Olds라는 평이 대부분이더군요. 일본 대기업 Yamaha와 Schilke, Kanstul, Getzen 정도만Conn-Selmer로부터 독립적으로 높은 퀄리티의 트럼펫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대표적인 브랜드와 프로용 제품을 간단히 요약해 보겠습니다. 신제품이 모델명이 바뀐 경우는 반영이 안되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앞자리 수는 같고 뒷번호만 조금씩 올라가니 어느 정도 이해 바랍니다. (자료는 대부분 2000년대 후반부터 최근)
Bach는 미국에서도 오케스트라 트럼펫을 거의 독점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제가 레슨 받는 분을 포함해 전공하는 분은 다 이걸 쓰더군요. 유명한 180-37시리즈를 포함해 아주 다양한 옵션의 트럼펫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Bach가 70~90년대까지 매년 2만대 이상을 생산하면서 품질 관리에 실패해 같은 제품이라도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합니다. 그래서 Bach를 살 땐 온라인으로 주문하지 말고 항상 연주해 보고 사라고 하네요. 그러다가 2006년 파업 이후 2008년에 노조 없이 공장을 새로 정리하고 품질관리는 조금 더 좋아졌다고는 하나 가격이 Strad의 경우 오히려 수제작인 Schilke나 Kanstul보다 높은 $2000 이상으로 뛰었다고 합니다. Yamaha는 당시 대부분 일본 회사나 최근의 한국이나 요즘 중국처럼 처음에 다른 회사들의 디자인을 베끼다가 개선을 해서 오늘까지 왔답니다. (82년 Schilke가 죽을 때 까지 Yamaha의 컨설턴트로 일해서 초기 Yamaha 프로 모델은 Schilke clone으로 불리더군요) 몇몇 사람들은 Yamaha가 베낀 모델이 오리지널보다 개성이 죽었다고 하지만 품질 관리 면에선 1위 수준으로 되게 안정된 품질의 악기를 만든다고 합니다. (즉 온라인 주문해도 큰 문제가 없고 초보자용 악기를 고를 때 딱인 브랜드) Bach 180-37 클론은 중량형(heavyweight)의 ML 보어(bore)인 Xeno YTR-8335S가 있고 Schilke B6, B7 와 비슷한 모델은 YTR-8310Z로 재즈 연주자인 Bobby Shew의 도움으로 디자인 했다네요. (Bobby Shew 자신은 실버모델은 아예 생산을 중단하고 오히려 가격은 더 저렴한 락커 버젼만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한답니다.) Schilke는 잘 아시다 시피 경량형(lightweight)모델인 B 시리즈로 유명하고 가격대비 성능은 여기서 최고라고 합니다. 하지만 무거운 모델은 비교적 별로 라네요. Kanstul은 Olds와 Benge에서 일하다가 세운 회사로 990이 Connstellation 38B와 비슷한 모델이고 Chicago CHI 1000은 Benge와 비슷한 모델이랍니다. ZKT 1503이 Bach같은 가장 무난한 모델이고요. 최근에 X Model 트럼펫이 되게 평가가 좋던데 출시가 한정되어서 미국에서도 잘 못 찾는다네요. Getzen은 Eterna 900이 유명하고 Bach 180-37나 Yamaha Xeno와 비슷한 Custom 3050과 Mike Vax의 도움으로 만든 재즈용 Artist 3001MX가 있습니다.
여기까진 현재 생산되는 프로용 트럼펫이였고 현재는 생산이 중단된 중고 악기 추천은 다음과 같습니다.
중급용 트럼펫은 대부분 초급용과 연주 면에선 크게 차이가 안 나고 단지 조금 더 좋은 포장을 한 것뿐이라는 말도 있고 한국에선 잘 구할 수도 없지만 확실히 프로용보단 싸기 때문에 간단히 몇 개 추천 드립니다.
양만 길고 어설프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조금이나마 구입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출처는 포럼 같은 데서 주워 들은 건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최대한 통일되는 의견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외에는 주로 The Schilke Loyalist의 저자인 Jim Donaldson의 글을 번역 및 편집하였습니다. http://www.dallasmusic.org/gearhead/New%20trumpet%20Guide.ht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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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나열해 주신 악기들은 대부분 재즈의 본 고장인 미국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Bobby Shew가 참여한 야마하의 악기도 재즈 아티스트 용이고, 쉴케 역시 위에 번역 해 주신대로
재즈 아티스트 Arturo Sandoval이 즐겨 사용하는 B 시리즈 모델과 Jon Faddis 모델이 유명합니다.
미국 외 악기에 대해서 조금 첨언 드리자면,
클래식의 본 고장인 유럽에서는 위에 써 주셨다시피 대중적인 Bach를 비롯해,
독일의 Thein(타인), Galrileo(갈릴레오), Lechner(레흐너),
오스트리아의 Shagerl(샤갈), Schertzer, 스페인의 Stomvi(스톰비) 등의 핸드메이드 공정 악기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정식 수입 절차가 까다롭다보니, 우리 나라에선 쉽게 보기 힘든 악기들이기도 합니다.
세계 최고라고 불리는
German Brass는 Thein 트럼펫을 사용하고(리더인 Matthias Hofs는 Thein 전속 Artist),
1996년 Ville de Narbonne에서 개최된 제 6회 국제 Brass Quintet competition에서 우승한
Luur-Metalls(Spanish Brass)은 멤버 전체가 Stomvi를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악기를 구입하실 때는 자신이 지향하는 음악 스타일과 환경 그리고 연주 스타일
(큰 Bore 혹은 Bell을 선호 한다던지 실버보다 래커를 선호한다던지 등) 등을 고려해서 구매하시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