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종 - 고영민

작성자조영행|작성시간26.06.10|조회수15 목록 댓글 0

망종 - 고영민

 

당신을 땅에 묻고 와 내리 사흘 밤낮을 잤네

일어나 반나절을 울고

다시 또 사흘 밤낮을 잤네

하릴없이 마당을 쓸고

더덕밭을 매고

뒷목을 긁고

흙 묻은 손바닥을 일없이 들여다보다

또 손톱 하나를 뽑고

당신을 생각하는 이 계절은 붉거나 노랗거나

혹은 그 가운쯤의

빛깔

업듯 새끼 사슴을 안고

꽃나무를 나서는 향기처럼 신발을 끌며

마을 입구까지 길게 걸어갔다 왔네

인중이 긴 하늘

선반엔 들기름 한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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