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별 / 서정임
겨울 지나 찾아 간 밭 냉이꽃이 지천이다
밤하늘을 흐르는 은하수가 어느 우주선을 타고 와
이 지구 한쪽 외진 곳에 뿌리내린 걸까
몇억 광년 떨어진 거리에서도 뚜렷이 불리는
목성이나 금성이나 토성이나 북두칠성 같은 이름 하나 얻지 못한
이곳에 불시착한 이름 없는 소행성들,
뚜렷이 명명되는 이름 하나 갖는 일이란
저들이 떨어져 나온
별과 별 사이의 거리만큼이나 멀고 먼 일이다
저들의 이름을 불러본다
이름조차 나지막이 발음되는 냉이별들
그저 엎드린
나지막한 키로
한 우주 속을 은은히 흐르고 흐르다 소멸하여도 좋으리
손에 뽑힌 저들의 직심이 제법 굵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저만치 냉이별들이 무리지어 흐르고 있다
오일장 선 시장통에서 소박한 웃음을 환하게 짓고 있는
서정임/
2006년 [문학 선] 등단
창작기금 수혜
시집 [도너츠가 구워지는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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