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의 눈물 / 김남권

작성자조영행|작성시간26.06.22|조회수7 목록 댓글 0

낙타의 눈물 / 김남권

 

 

바람이 얼어 있다

서해에서 시작된 바람이 선자령 정상에서

주문진 포구를 바라보며 직립해 있다

58 년 동안 고비사막을 걸어오느라

등이 사라진 낙타가

흰 수염을 휘날리며 정지해 있다

 

이미 늙어버린 바람의 허리가

페이지가 없는 책장을 넘기다

물안개 속으로 묻히고 말았다

 

천 길 어둠이 하얗게 밀려왔다

점봉산을 걸어 내려 온 새벽이

자작나무의 옷을 벗기는 아침 ,

하늘도 뜨거운 옷을 벗었다

 

바다가 바람의 입술을 마시며

젖빛으로 누워 있다

바람이 녹고 있다

 

자작나무의 심장 속으로 들어가

뜨거운 숨결이 된 ,

등이 사라진 낙타가

속눈썹으로 눈물을 자르며

내게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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